1주년 강연회에 300명 참석
정재승 교수 등 연사로 나서
다양한 관점으로 조명한 ‘美’
아름다움에 관한 의견 쏟아져
할 거 많고 볼 거 많은 바쁜 시대. CNB뉴스가 시간을 아껴드립니다. 먼저 가서 눈과 귀에 담은 모든 것을 전합니다. 이번에는 아모레퍼시픽이 서울시 용산구 본사에서 진행한 ‘밋 유어 뷰티’ 1주년 강연회에 다녀왔습니다. <편집자주>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밋 유어 뷰티(Meet Your Beauty)’ 캠페인을 시작했다. 캠페인은 청소년이 획일적인 미의 기준에서 벗어나 고유한 아름다움을 발견하도록 돕는 게 목적이며, 다음세대재단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함께한다.
지난 1년간 청소년 미의식에 대한 연구를 시작으로 강연, 교육 및 워크숍 등이 진행됐다. 지금까지 전국 청소년 800여 명과 일반 시민 470명, 11개 기관이 캠페인에 참여했다.
지난달 23일엔 밋 유어 뷰티 1주년 기념 강연회가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2층 아모레홀에서 열렸다. 강연회엔 부모와 청소년 교육 종사자, 아모레퍼시픽 임직원 등 약 300명이 참석했다. 책 ‘우리, 나이 드는 존재’,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등으로 알려진 김하나 작가와 정재승 카이스트(KAIST) 뇌인지과학과 교수가 연사로 나섰다.
이날 김하나 작가는 ‘나만의 아름다움 찾기? 나다운 삶을 살아오며 경험한 작가의 이야기’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예쁜 딸’의 이미지에서 벗어난 비전형적 외형을 추구했다”며, “타인을 동경하고 모방해 보기도 했지만, 실패를 통해서 점점 나만의 아름다움을 찾아갔다”고 전했다.
또 “한국이 성형 강국이 된 것은 고맥락 문화의 영향 때문”이라고 했다. 다른 사람 눈에 보이는 내 모습에 신경 쓰느라, 외모에 대한 강박이 심해진다는 것이다. 나아가 “케이팝 아티스트가 예쁘고 멋있는 모습으로 미디어에 노출되는 걸 아이들이 그대로 선망한다”고 말했다.
‘뇌는 어떻게 아름다움을 인식하는가? 뇌과학이 말하는 다양성과 포용성의 미학’을 주제로 발표한 정재승 교수도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자기 외모에 관심이 많고, 다른 친구들의 외모를 평가하며, 평가를 바탕으로 태도가 달라진다”며 “정형화된 아름다움을 기준으로 SNS상의 외모 평가가 만연하고, 청소년들은 이를 끊임없이 접한다”고 말했다. 이는 “도파민 과다 분비, 우울감, 자살률 증가”로 이어진다며 청소년기 외모 강박이 뇌와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설명했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된 연구가 이를 증명했다.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소셜컴퓨팅랩은 ‘온라인 빅데이터로 본 10대 청소년 미의식 분포 및 현상’(아모레퍼시픽 밋유어뷰티 홈페이지) 연구를 통해 주 이용층이 10대인 커뮤니티를 분석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청소년이 다이어트 강박 등 외형 콤플렉스가 있고, ▲이로 인해 우울증, 열등감, 자존감 하락 등을 경험한다는 사실, ▲자신의 외모를 연예인과, 타인과 비교하며 사회적 위계를 형성하고, ▲외모를 선망의 대상과 근접하게 바꾸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 문제에 대해 김하나 작가는 “청소년이 자신의 외모에 대해 깊게 사고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어른이 허용적 태도를 갖고 있으면 청소년이 외적인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승 교수는 “외모 평가가 없는 세상 혹은 다양한 기준으로 외모 평가를 하는 세상, 둘 중 무엇을 추구할 것인지 우리 사회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타인의 아름다움 모두 긍정하길”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년간 미의식 개선 교육을 진행했다. 청소년들에게 진정한 아름다움의 의미를 깨우쳐주기 위해서다. 지난해 7월엔 서울과 양양, 속초, 충북 소재 학교와 청소년 교육 기관을 찾아 학생들을 만났다.
‘나다운 아름다움’을 주제로 랩메이킹, 드로잉, 설치 미술, 사진, 영상 등 다양한 창작 활동을 펼쳤다. 참여 학생들은 ‘나다운 아름다움’에 대해 ‘당당함이다, 내가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다, 행복이다’ 등 다양한 생각을 표출했다. 아울러 ‘나다움 차트’를 만들어 10가지 카테고리를 바탕으로 나다움에 대해 구체적으로 떠올리고, 글로 써보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CNB뉴스에 “청소년들이 각자에게 고유한 방식으로 존재하는 아름다움을 찾고, 그 모습 그대로 긍정하게 되기를 바란다”며 “나와 다른 타인의 아름다움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포용성을 갖게 하는 것이 캠페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라고 밝혔다.
올해 아모레퍼시픽은 서울 및 경기 수도권 소재 청소년 약 1000명을 대상으로 미의식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CNB뉴스=홍지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