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병원 융합의학기술원은 지난 4일 병원 R동 13층 강당에서 부산대학교의 국제화 비전 선포식의 일환으로 ‘AI for Health: From Molecules to Public Impact’ 세미나를 열고, 의료와 인공지능(AI)의 만남이 어떻게 실제 의료 현장을 바꾸고 있는지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5일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는 미국 노스이스턴대학교의 Wengong Jin 교수와 Larry Han 교수가 연사로 참여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 개발과 의료 데이터 분석 기술에 대한 최신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먼저 Wengong Jin 교수는 딥러닝을 통해 수십만 개의 화학물질을 분석해 기존 항생제와 다른 구조의 신규 후보물질 ‘Halicin’을 발굴하고, 내성균에도 효과를 입증한 연구를 소개했다.
또한 AI가 항균 구조를 스스로 해석하는 ‘설명 가능한 AI’ 기법과 새로운 분자를 생성하는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신약 설계 초기 단계에서 AI의 사용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어지는 강연에서는 Larry Han 교수가 병원 간 데이터를 직접 공유하지 않고도 AI를 통해 공동 연구가 가능한 ‘연합학습(Federated Learning)’ 기술을 소개했다. 이 방식은 병원별 데이터를 개별적으로 보관하면서도, AI가 자동으로 분석을 조정해 하나의 통합된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Han 교수는 이 기술을 HIV-1(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 예방을 위한 국제 공동 연구에 적용한 사례를 소개하며, 환자 특성이나 병원 환경이 서로 다른 상황에서도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분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 연구에서 문제였던 결과 미확인 사례(중도절단)나 국가별 환경 차이(분포 차이) 등도 AI가 보정할 수 있어, 다기관 연구의 정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정성운 부산대병원장은 “AI는 단순히 진단을 돕는 수준을 넘어, 약을 만들고 임상시험을 설계하며 보건의료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는 도구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데이터 기반의 연구를 통해 더 정확하고 효과적인 의료를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는 부산대가 주최한 ‘국제화 비전 선포식’의 일환으로 열린 글로벌 포럼의 한 세션으로, 하버드대, MIT, Meta, Google 등 세계 유수 대학과 기업 소속 전문가들도 대거 참여해 AI, 정밀의학, 헬스케어 분야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