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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예기] 건설사가 수산업을? 건설업계 ‘새 먹거리 찾기’ 열풍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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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민영기자 |  2025.06.20 09:33:52

건설·부동산 불황에 사업 분야 다원화
속속 신사업 진출…산업 간 경계 붕괴
양식업·로봇배송·AI…“돈 되면 뭐든지”

 

GS건설이 연어를 육상에서 양식하기 위해 만든 ‘부산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사진=GS건설)

[내예기]는 ‘내일을 예비하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시계제로에 놓인 경제상황에서 차근히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을 다룹니다. 그 진행 과정을 만나보시죠. 이번에는 본연의 ‘집 짓는 일’을 벗어나 새 먹거리 찾기에 나선 건설업계 이야기입니다. <편집자주>




건설·부동산업 경기가 수년째 얼어붙자 기업들이 새 먹거리 찾기에 발 벗고 나섰다. 주택 의존도를 탈피하기 위해 신사업 발굴에 공들이고 공격적인 투자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 대형 건설사들은 주택사업을 벗어나 새로운 분야에서 수익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DL이앤씨는 2022년 8월 탈탄소 전문 자회사인 카본코를 설립해 신기술을 꾸준히 개발 중이다. 지난 4월 에너지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인 이산화탄소 흡수제(이산화탄소 포집 물질) 개발에 성공했으며, 지난달 국내 실증 테스트를 마쳤다. 이 흡수제는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화석연료 연소 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포집에 사용되는 핵심 물질이다. 예를 들어 화력발전소처럼 이산화탄소가 다량 발생하는 곳에 적용할 경우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다.

카본코의 흡수제는 이산화탄소 포집 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가 적다. 그만큼 포집 비용을 줄일 수 있다. 1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때 소모되는 에너지가 2.15GJ(기가줄)에 불과하다. DL이앤씨에 따르면, 상용 흡수제인 모노에탄올아민(MEA)보다 46% 이상 에너지 소비를 줄였다. 현재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바스프(BASF)나 셸(Shell), 미쓰비시중공업의 흡수제와 비슷하다.

 

공장 굴뚝으로 배출되는 배기가스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4∼25%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액상 형태의 흡수제는 배기가스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선택적으로 뽑아낸 뒤 이를 분리한다. 이때 드는 에너지가 적을수록 우수한 기술로 인정받는다. 공정 구축에 필요한 배관과 열교환기 등의 크기를 줄여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DL이앤씨의 카본코 기술연구소에서 연구원이 이산화탄소 흡수제 성능 실험을 하고 있다. (사진=DL이앤씨)

특히, 카본코는 보통 10년이 걸리는 흡수제 개발기간을 3년으로 단축했다. 관련 전문가를 적극 영입하고 캐나다에서 성능 검증을 거치는 등 적극 투자한 덕분이다.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도 긍정 요소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 중에도 이산화탄소 포집 세액공제 금액을 톤당 20달러에서 50달러로 늘렸다.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은 수소, 원자력, 바이오연료 등과 함께 미국 정부의 예산 삭감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항목으로 분류된다.

삼성물산은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수소 발전 및 관련 부대사업’과 ‘통신판매중개업’을 목적사업으로 추가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CNB뉴스에 “수소 사업은 기존에 해오던 사업이었는데, 향후 수소에 대한 역량 확보 및 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통신판매중개업 추가는 2023년 8월 출시한 홈플랫폼 ‘홈닉’, 빌딩플랫폼 ‘바인드’를 본격적으로 보급하기 위해서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아파트나 건물의 입주자 간 소통, 커뮤니티 시설 예약, 가구·사무실 내 기기 조작, 편의시설 운용까지 가능케 한다는 구상이다.

홈닉의 경우,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 등 자사 브랜드 단지는 물론 타사 단지에도 적용해 최근 도입 대상이 5만 가구를 넘어섰다.

 

현대건설은 올해 초부터 엘리베이터 무인 승하차 기능이 탑재된 자율주행 로봇(D2D)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은 자율주행 로봇 배송 서비스를 지난 1월 상용화했다. 로봇 배송 서비스는 국내 건설사 중 최초다. 무선통신 및 관제시스템과 연동해 도로~지하주차장~공동출입문~엘리베이터~세대 현관까지 전 구간의 이동이 가능하며, 심지어 엘리베이터 승하차까지 로봇 스스로 수행한다고 한다.

 

GS건설은 완전히 새로운 사업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자회사 에코아쿠아팜을 통해 연어를 육상에서 양식하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 대규모 육상 스마트 연어양식장인 ‘부산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준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연어 육상 양식에 나섰다.

이는 연간 최대 500톤 규모의 연어 생산이 가능한 스마트 양식시설로 부산 기장군 부경대학교 수산과학연구소 내에 위치해 있다. 현재 지난해 7월과 11월 두 차례에 나눠 입식한 대서양 연어 발안란 생육이 진행 중이다. 약 2년여간의 양식기간을 거쳐 2026년 4분기부터 연어를 본격적으로 출하할 계획이다.

 

‘부산 스마트양식 클러스터’의 가장 큰 특징은 국내 최초 대규모로 폐쇄식 순환 여과방식(RAS)의 친환경 설비를 이용한 수처리 방식으로, 해상이 아닌 육상에서 대서양 연어를 양식한다는 점이다.

폐쇄식 순환 여과방식(RAS)은 육상에 양식시설을 만들어 놓고 지하수 또는 해수를 끌어와 고도의 수처리 기술을 통해 오염물질을 정화해 연어를 키우고, 배출되는 양식수도 재처리해 깨끗하게 바다로 내보내는 방식이다. 사용되는 수량의 최대 99%까지 재사용하는 친환경 설비다.

이 외에도 GS건설은 자사 브랜드인 ‘자이’로고가 들어간 수건, 도마, 생활용품 등을 제작해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일부 대형건설사들은 신사업 발굴을 위해 스타트업 및 다른 기업과 협업하거나 투자도 마다하지 않는다.

 

롯데건설이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서울경제진흥원(서울창업허브 창동)과 함께 진행하는 오픈이노베이션 포스터. (사진=롯데건설)

롯데건설은 지난달 2일까지 AI, 로봇 등 신기술·사업 분야 스타트업을 찾는 ‘2025 1st S.Stage’ 참여자 모집을 진행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오픈이노베이션 2.0 사업의 일환으로, 스타트업의 기술력과 대기업의 시장 경쟁력을 연결해 실질적인 사업화와 투자까지 연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는 롯데건설뿐 아니라 KB국민카드, SK에코플랜트, 현대면세점이 함께 참여했다. 각 사의 핵심 수요 분야에 적합한 기술과 솔루션을 가진 스타트업 발굴이 진행됐다.

현대건설은 최근 3년간 공모전을 통해 선발된 35개 스타트업 중 30개 스타트업과 사업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CNB뉴스에 “건설·부동산업은 경기를 많이 타는 특성이 있어 굴곡이 크다. 따라서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든든한 신사업군 한두 개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요즘 같은 불경기엔 수익구조가 다양한 기업과 아닌 회사의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고 전했다.

(CNB뉴스=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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