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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예기] “바닷길로 전력 공급”…LS전선,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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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민영기자 |  2025.06.23 15:19:50

‘탄소중립의 핵심’ HVDC 케이블 상용화 성공
새 정부 에너지 공급정책과 맞물려 수혜 예상
해저케이블로 ‘서해→수도권’ 대규모 전력공급
LS전선·LS마린솔루션, 11조원 사업 참여 기대

 

LS전선이 미국 해상풍력단지에서 해저케이블을 시공하고 있다. (사진=LS전선)

[내예기]는 ‘내일을 예비하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시계제로에 놓인 경제상황에서 차근히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을 다룹니다. 그 진행 과정을 만나보시죠. 이번에는 초고압직류(HVDC) 해저케이블 양산을 통해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 사업에 뛰어든 LS전선 이야기입니다. <편집자주>




LS전선이 세계 최대 송전 용량의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 상용화에 성공, 이 케이블을 국내 최대 HVDC 사업인 한국전력의 ‘동해안-수도권’ 송전망 1단계에 단독 공급한다고 지난 9일 선언했다.

이 제품은 525kV급 고온형 HVDC 케이블로, 도체의 허용 온도를 기존 70℃에서 90℃로 높여 송전 용량을 최대 50%까지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오는 9월 ‘동해안-수도권’ HVDC 1단계 지중 구간에 투입될 예정이다.

LS전선 측은 해외에서 기술을 개발한 사례는 있었지만, 양산 제품이 실제 송전망에 적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동해안-수도권’ 송전망 프로젝트는 동해권 발전 전력을 수도권으로 효율적으로 이송하기 위한 국가 핵심 전력망 사업이다. 1단계는 동해안-신가평 변환소 구간이며, 2단계는 수도권까지 연결된다.

HVDC는 기존 교류(HVAC)보다 송전 손실이 적고, 최대 3배 많은 전력을 장거리로 전달할 수 있어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18년 1조 8000억원에서 2030년 41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LS전선 직원이 경상북도 구미 공장에서 초고압 직류(HVDC) 케이블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LS전선)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오는 2036년까지 완료될 예정인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을 2030년까지 완공하겠다고 공약했다. 수도권에 집중된 전력 수요와 지방의 재생에너지 과잉 문제 등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고 이를 통해 소멸 위기의 지방을 살리겠다는 것이다.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는 서해·호남 지역에서 남는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한 해저케이블용 HVDC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전남 해안에서 충남 태안, 서인천을 잇는 430km와 전북 새만금에서 충남 태안·인천 영흥에 이르는 190km 구간 등 2개 노선을 약 11조원을 들여 구축하는 대형 사업이다.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가 주목받는 이유는 해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전선업계에 따르면, 해상에 전력망을 설치하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는 육상 설치와 비교할 때 공사 구간(케이블 길이 기준)을 36% 줄일 수 있다. 공사 기간도 12년에서 7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 전선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국가가 관리하는 해상·해저를 통해 전력을 공급하게 되면 해당 지역주민의 민원 및 지역 간 갈등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바다 밑을 가로지르는 장거리·대용량 송전을 위해서는 HVDC 기술이 필수다. HVDC 케이블을 바다에 매설하기 위해서는 전용 포설선이 필요하다. HVDC에 쓰이는 해저케이블의 중량이 수천톤(t)에 달하기 때문이다.


포설선은 척당 4000억원에 이르는 고가로 국내에서는 LS전선의 자회사인 LS마린솔루션이 케이블 전용 포설선을 보유하고 있다. LS마린솔루션은 최근 적재 용량 1만 3000톤급 대형 포설선 건조를 위해 3458억원 투자를 결정했으며, 오는 2028년부터 운항한다. 신규 선박은 HVDC 해저케이블과 광케이블을 동시에 포설할 수 있는 최첨단 설비로, 현재 전 세계에서 단 3척만 운항 중인 고사양 선박이다.

 

LS마린솔루션의 적재 용량 1만 3000톤급 신규 포설선 조감도. (사진=LS마린솔루션)

LS마린솔루션은 LS전선과 함께 국내에서 유일하게 장거리 HVDC 상용화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장거리 해저 HVDC 케이블을 상용화한 기업은 LS전선을 포함해 단 6곳에 불과하며, 양사는 제조부터 시공까지 턴키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턴키 솔루션은 열쇠만 돌리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제공되는 완성형 서비스를 뜻한다.

경쟁사인 대한전선 또한 케이블 제조부터 시공·유지·보수를 한꺼번에 하는 턴키 방식이 가능한 기업이다.

하지만 정부 사업을 맡기 위해서는 포설선을 보유해야 하고, 또 포설 경험(트렉레코드)을 갖춰야 한다. 두 요건을 모두 갖춘 사업자는 국내에서 LS그룹(LS마린솔루션·LS전선)이 유일하다는 평이다. LS전선 관계자는 CNB뉴스에 “대한전선은 해저케이블을 주로 만들고 있어, 실질적으로 LS전선이 유력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처럼 바다 밑 고속도로로 불리는 HVDC 전력망은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 국가 전력망 고도화 전략의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LS전선과 케이블 전용 포설선을 보유한 LS마린솔루션이 수혜주로 등극할지 주목된다.

하지만 정부가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믹스’ 전략에 속도를 내면서 산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구상은 해저케이블·전선 업계에 호재로 떠올랐지만,

반면 원자력업계에서는 에너지 정책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규 대형 원전 2기 건설이 포함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확정됐지만, 이 대통령이 대선 TV토론에서 “원전은 위험하고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고 언급하는 등 ‘감(減)원전’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CNB뉴스=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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