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12·3 불법 계엄 사태를 극복하고 새롭게 출범한 이재명 정부를 두고 한국인들은 ‘이재명 대통령 재임 기간 한일관계가 더욱 발전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인 반면, 일본인들은 오히려 ‘관계가 더 나빠질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등 한국인들과 일본인들의 평가가 정반대로 엇갈렸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한국일보와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실시한 ‘2025 한일 공동 여론조사’에서 한국일보 조사에 의하면 ‘이재명 새 정권에서 한일관계가 지금보다 좋아질 것 같으냐?’는 질문에 한국인의 35.8%는 ‘좋아질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답한 반면, ‘나빠질 것’ 또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답변은 각각 24.1%, 32.6%로 나타났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40대(51.5%), 진보층(56.1%), 이 대통령 지지층(56.4%)에서는 ‘좋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답변이 절반 이상인 반면, 18세 이상~20대는 19.7%로 전 연령층에서 가장 낮았고, 이 대통령 비(非)지지층에서는 불과 5.7%에 그쳤다.
한편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조사한 일본인의 경우는 ‘한일관계가 좋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답변이 불과 6%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해인 지난 2017년 이후 8년 만에 다시 한 자릿수에 머물렀으며, 특히 지난해(17%)보다는 11%p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나빠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답변은 24%로 두 자릿수가 나온 건 2019년 이후 6년 만이며,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은 무려 62%로 양국 관계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은 최근 10년간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한국 대선 전부터 일본 매체들이 이 대통령의 과거 일본에 대한 부정적 발언 등을 집중적으로 보도한 영향으로 풀이되고 있다.
일본인의 경우,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연령별 조사에서 ‘관계가 좋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답변이 두 자릿수로 나온 것이 18~19세에서 유일했으나 이마저도 12%에 그친 반면, ‘나빠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답변도 37%로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았고, 지지 정당별 조사에서 ‘좋아질 것’이라는 답변은 제1야당이자 민주·개혁 진영인 입헌민주당 지지자(15%)에서는 두 자릿수로 나오는 등 대체적으로 연령, 이념 성향과 상관없이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새로 취임한 이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이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 조사에서도 한국인의 64.9%는 ‘기대한다’, ‘기대하지 않는다’는 33%로 답변한 반면, 일본인들은 ‘기대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57%, ‘기대한다’는 답변이 31%로 나타나는 등 한국인과 일본인의 답변이 명확하게 갈렸다.
또한 역사 문제와 양국 관계에 관한 질문은 지난해와 큰 차이를 보였다. 우선 한국인 조사에서 ‘역사 인식 문제로 이견이 있더라도 우호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좋다’고 답변한 한국인은 65.6%로, 지난해(48.6%)보다 17%p 상승했으며, 일본인 조사에서도 지난해(57%)보다 소폭 상승한 61%가 ‘이견이 있어도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좋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한국일보가 일본에서 최대 부수를 발행하는 요미우리 신문과 함께 ‘한일 국민의식 공동 여론조사’를 31년째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일보의 올해 조사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8세 이상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휴대폰 면접조사 방식으로 지난 13, 14일 이틀간 실시해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요미우리 신문은 사내 여론조사부를 통해 지난 13~15일 사흘 동안 18세 이상 일본인 1,014명을 상대로 유무선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한국일보는 소수점 첫째자리까지, 요미우리는 소수점 이하를 반올림해 수치를 표기한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