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에 尹 계엄 담화 싣고, 李-트럼프 첫통화 삭제
한겨레 등 진보성향 신문 절독, 극우 신문은 구독 늘려
윤석열 캠프 공보특보 출신...편파보도 국민권익위 접수
국방일보를 제작해 장병들에게 배포하고 있는 국방부 산하 국방홍보원의 채일 원장이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통화 기사를 일부 극우세력의 ‘통화 자작극‘이라는 허위 주장을 핑계로 ’지면에서 빼라“고 지시했다는 사실이 22일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된 것으로 알려져 국방부가 진상 파악에 나섰다.
국방일보 내부 관계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국방홍보원 채일 원장은 지난달 9일자 국방일보 1면에 편집됐던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 통화 기사를 신문 발행 직전 빼라고 지시했다”면서 “당시 채 원장은 ‘한국 대통령실만 이 사실을 발표했을 뿐, 미국 쪽 공식 발표가 없다’며 한-미 정상 간 통화 기사를 빼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국방일보 내부에서는 윤석열 정부 당시인 지난 2023년 국방홍보원장에 임명됐던 채 원장의 기사 삭제 지시가 일부 극우 유튜브가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가 ‘자작극’이라고 주장한 것을 근거로 이뤄졌다는 말이 나왔다.
뿐만 아니라, 이 대통령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주요 성과와 의미를 분석하는 외부 필자 기고문을 받아 국방일보에 게재하려고 했으나, 채 원장의 반대로 싣지 못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더구나 국방일보 실무진이 “국방부 기관지인 매체 특성상 그동안 역대 군 통수권자의 주요 외교 행보에 대한 성과와 의미를 담은 기고문 게재는 통상적으로 해왔다”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 때도 같은 기준으로 기고문을 게재했다”고 설명했으나 소용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12·3 비상계엄 당시 국방일보는 채 원장의 특별지시로 ‘군 병력의 국회 투입은 질서 유지를 위한 것’이라는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강조한 윤 전 대통령의 일방적 발언만을 보도하면서 윤 전 대통령의 지난해 12월12일 대국민담화 내용을 다음날인 12월13일자 1면과 2면에 소개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특히 지난 1월 중순께에는 역시 채 원장의 지시로 12·3 내란사태 이후 윤 전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한겨레> <경향신문> 등 진보성향의 신문 구독을 취소하라고 지시했으며, 대신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이 선거연수원에서 중국인 간첩 99명을 체포했다’는 허위 사실을 보도한 극우 보수 성향의 신문인 <스카리 데일리>를 구독하라고 지시해 각 부서에서 추가 구독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국방홍보원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 같은 이 대통령 기사 삭제 의혹에 대해 “국방일보 편집권은 국방홍보원장에게 있지만, 관리‧감독 권한은 대변인한테 있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확인해서 필요하면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면서 <한겨레> 등 구독 중단 주장에 대해서도 “만약에 그게 사실이라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방홍보원은 국방TV와 국방일보, 국방FM, 국방저널, 국방누리 등을 운영하는 국방부 직할 종합미디어 기관으로, KBS 기자 출신인 채 원장은 지난 2022년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공보특보를 지냈고 지난 2023년 5월 3년 임기의 국방홍보원장에 임명됐다.
특히 채 원장은 지난 2011년 KBS 스포츠취재부장 재임 당시 골프용품 업체의 홍보성 기사의 방송 여부를 문의한 후배 기자를 폭행하는 바람에 노조에서 문제를 제기하자 보직에서 물러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