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공원 한쪽이 서늘한 이유
경동나비엔이 기술로 온도 낮춰
정원박람회에 시원한 공간 마련
‘워터월’ 등 쾌적한 요소 즐비해
할 거 많고 볼 거 많은 바쁜 시대. CNB뉴스가 시간을 아껴드립니다. 먼저 가서 눈과 귀에 담은 모든 것을 전합니다. 이번에는 경동나비엔이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 조성한 ‘정원의온도’에 다녀왔습니다. <편집자주>
스마트폰의 날씨 애플리케이션에 섭씨 32도가 뜬 지난달 25일 오후. 비가 오락가락하던 통에 더욱 푹푹 찌던 이날 서울 보라매공원 한쪽은 서늘했다. 비밀의 숲에 다가가는 것처럼 가까워질수록 살갗에 닿는 공기가 달라졌다.
산뜻하리만치 선선한 기운이 감도는 이곳은 경동나비엔이 742.6 제곱미터(약 225평) 규모로 조성한 ‘정원의 온도’. 보일러, 숙면 매트 등을 만들 때의 이 회사 기술이 정원으로 구현되며 온도를 낮췄다. 비밀이 아닌 비결은 기술에 있는 것이다.
경동나비엔이 오는 10월 20일까지 보라매공원에서 진행되는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이하 ‘박람회’)’에 참가해 만든 ‘정원의 온도’는 초자연적 현상을 의심케한다. 에어컨 없는 야외에서 냉랭한 공기를 촉발하기 때문이다.
날씨에 따른 보정 효과도 있을 것이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이 약간의 냉기마저 보다 더욱 서늘하게 만들어주니까. 이날 공원에서 맞닥뜨린 시원함은 높은 온도와 습도 속에서 더욱 극적으로 다가왔다.
여름엔 시원하게 가을엔 따스하게
야외니만큼 방어가 급선무. 들어오는 공격 대상은 그악스런 햇볕이다. 정원에 있는 캐노피(차양)가 내리쬐는 햇빛을 막아줬고, 따라서 그 아래에 길게 늘어선 벤치에는 더위가 엄습하지 못했다.
불볕더위를 차단했으면 물이 나타날 차례. 뒤에는 폭포인 ‘워터월(Water Wall)’이 자리 잡고 있어 보는 눈과 더불어 듣는 귀도 시원하게 만든다. 폭포는 일종의 장치이기도 하다. 벤치 아래는 폭포에서 떨어진 물이 흐르며 냉기가 순환된다.
이날 캐노피 아래에서 단잠을 청하던 정 씨는 “집에서 나와 정원을 걸으며 운동하고 여기서 쉬는 게 일상”이라며 “뒤에 물 흐르는 소리도 나고, 시원하니 자주 온다”고 전했다.
벤치 앞쪽으로는 연못과 정원이 어우러졌다. 정원엔 까마귀밥여름나무, 미스김라일락, 낙상홍 등 다양한 식물이 식재돼 푸른 녹음이 진 ‘여름 뷰(view)’를 선사했다. 바닥은 경동나비엔의 시그니처 로고로 기하학적 패턴을 적용해 여타 정원과 구분했다.
이곳만큼은 열대야 없는 불야성이다. 저녁이 되면 또 다른 매력이 펼쳐진다. 경동나비엔 로고에 이용된 오렌지색 조명의 ‘라이트월(Light Wall)’이 매력 발산지다. 정원 곳곳에 설치된 조명이 어둠의 정취와 만나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여름 밤의 꿈은 아니다. 이 정원은 박람회가 끝난 후에도 계속 유지될 예정이다. 경동나비엔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이어진다. 가을이 되고, 기온이 내려가면 온수가 내부를 순환하는 석재 온열 벤치가 된다. 시원함보다 따뜻함이 갈급해지면 그에 맞게 옷을 갈아입을 것이다.
(CNB뉴스=홍지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