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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연구팀 “산모 환경호르몬 노출이 자손 후각 발달에 악영향”

분자생물학과 정의만 교수팀 연구, ‘저널 오브 해저더스 머티리얼즈’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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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혜영기자 |  2025.09.03 14:15:47

(왼쪽부터)정의만 교수, 이동훈 석사과정생.(사진=부산대 제공)

부산대학교 연구진이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진 내분비계 교란물질에 산모가 임신기 및 수유기에 노출되면 자손의 정상적인 후각 신경 발달을 방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환경 영향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부산대는 분자생물학과 정의만 교수 연구팀이 임신 중, 초기 신경 발달 시기의 내분비계 교란물질(Endocrine disrupting chemicals, EDCs) 노출이 후각 신경 및 후각 신경의 기원인 뇌실하 영역(subventricular zone)에서 세포사멸을 일으키는 것을 발견하고, 그로 인해 냄새 탐지 능력이 감소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내분비계 교란물질’은 체내 호르몬의 정상 기능을 교란시킬 수 있는 화학물질이다. 이 물질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화장품, 캔, 플라스틱, 페인트, 의약품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데, 인간에게 무분별하게 노출되면서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돼 왔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내분비계 교란물질의 독성과 위해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부산대 정의만 교수팀은 알킬페놀 계열의 내분비계 교란물질인 옥틸페놀(4-tert-octylphenol)이 마우스의 후각 신경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 내분비계 교란물질이 후각 신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신경발달 시기 옥틸페놀 노출이 후각구의 사구체 층에서 후각 신호 처리와 관련된 도파민성 및 칼레티닌성 세포를 감소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 성체기 행동 실험을 통해 후각 능력을 평가한 결과 후각 능력이 실제로 감소됐음을 알 수 있었다.

출생 1일 차인 마우스의 뇌실하 영역에 AAV1-CAG-GFP(형광 발현 재조합 아데노 바이러스)를 주입해 뇌세포에 감염시킨 후 출생 후 5일 차 및 성체기 후각구에서 세포의 형태를 살폈다. 그 결과, 옥틸페놀에 노출된 자손 마우스에서 수상돌기의 길이 감소가 관찰됐다. 이러한 결과는 후각 능력의 감소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등쪽 뇌실하 영역(dorsal subventricular zone)에서 세포 증식 마커인 BrdU(Bromodeoxyuridine), Ki-67, Phospho-Histone H3를 통해 신경 세포의 수가 감소했음을 확인했으며, 세포사멸 마커인 cleaved caspase-3와 Tunel assay 방법을 통해 옥틸페놀에 노출된 자손 마우스의 해당 영역에서 세포사멸이 발생함을 확인했다.

후각구에서도 세포 증식 마커가 감소됨을 발견하고, 이 결과를 통해 뇌실하 영역에서의 신경세포 감소가 후각구 (olfactory bulb) 신경 발달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러한 내분비계 교란물질이 후각 신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새롭게 밝혀진 발견이다.

연구팀은 뇌 발달이 활발히 진행되는 임신기부터 수유기까지 어미 마우스에 옥틸페놀을 투여해 자손 마우스가 옥틸페놀에 노출되도록 했으며, 이를 성체가 될 때까지 사육하며 영향을 분석했다.

또한 마이크로어레이 분석(Microarray)을 통해 옥틸페놀 노출에 의한 자손 마우스 뇌의 유전자 발현 변화 양상을 확인했다. 그 결과, 옥틸페놀 노출군에서 대조군에 비해 후각 수용체, 페로몬 수용체 관련 유전자들의 발현량이 감소했다. 이는 옥틸페놀 노출이 후각구의 유전자 수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하며, 옥틸페놀의 모계 노출이 성체가 된 후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는 내분비계 교란물질이 후각 기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새로운 발견으로, 향후 내분비계 교란물질에 대한 연구에 신선한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책임을 맡은 정의만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내분비계 교란물질이 뇌 발달 과정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했다”며 “앞으로의 연구에서도 다양한 환경적 요인이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해 그러한 요인들의 위험성을 제고하고, 관련 정책 및 규제 수립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해저더스 머티리얼즈(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10월 5일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G-LAMP 사업단(중점 테마 연구소: 미래지구 환경 연구소) 및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부산대 분자생물학과 이동훈 석사과정생이 제1저자, 연구책임자 정의만 교수가 교신저자로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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