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영기자 |
2025.09.15 17:46:14
국립김해박물관은 세계유산 가야 고분군 2주년을 맞이해 오는 23일부터 내년 2월 22일까지 특별전 '시간의 공존: 김해 대성동 고분군(金海 大成洞 古墳群)'을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가야의 시작인 김해 대성동 고분군이 가지는 중요성을 찾기 위해 지난 35년 동안 대성동 고분군에서 발굴된 고고 자료를 한 자리에 모은 대규모 기획전시로, 개막 행사는 오는 22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되며 개막식은 오후 3시에 시작된다.
특별전에는 토기, 철기, 대외교역 물품, 원통모양 청동기, 동·식물, 유기물, 인골 등 당시 가야를 대표하는 고고자료 1000여 점이 총망라된다. 대성동 고분군의 가야 왕은 한반도 서남해를 무대로 ‘철’을 매개로 동아시아 교역의 주도적인 역할을 해 중국·일본 등 각지에서 바닷길을 통해 많은 위세품을 받아들였다. 특히 대성동 11호분에서 4매 이상의 가죽 방패와 14호분에서 화살통이 출토됐다. 김해박물관에서 국내에서 최초로 전문 연구자와 함께 가죽 방패와 화살통을 원형대로 복원해 소개한다. 또한 당시 말 탄 전사가 착장한 대성동 8호분 출토 비늘갑옷도 완벽하게 복원해 관람객의 이해를 돕고자 했다.
가야 권력자의 상징물로 여겨진 원통 모양 청동기 70여 점도 한자리에 모았다. 기존에 일본 출토품보다 훨씬 많은 양이 한반도에서 출토돼 대성동 고분군 집단이 제작 원류가 될 가능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중 연구자들에게만 알려졌던 리움(Leeum) 소장 원통모양 청동기가 처음으로 전시된다. 그 중 한 점에는 붉은 칠이 남아있어 앞으로의 연구에도 많은 화두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소개되지 못한 가야의 순장 인골이 전시되며, 제의에 바쳐진 제물 내부에 있던 다양한 유기물을 전문 연구자와 함께 처음으로 분석해 당시 복숭아·참외·기장·다양한 동물·어류 등 가야인이 살았던 자연환경을 복원한 코너를 마련했다.
이와 함께 ‘철의 왕국 가야’라는 말에 부합하는 철기의 소재이며 화폐 역할을 했던 덩이쇠를 집대성하고, 지배자들의 위계를 나타내는 장신구도 다수 소개했다. 가야의 가장 빠른 시기 29호분 금동관, 크리스탈(水晶)과 다양한 유리로 엮은 보물로 지정된 목걸이, 고대 동아시아 권위자들만 착장한 금동대금구가 포함된다. 그 외 대성동 고분군 지배자의 대외교역품으로 잘 알려진 청동 솥, 청동 바리, 바람개비 모양 청동기도 선보인다.
마지막으로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주인공인 ‘미라’가 사용하는 무기인 곡도(굽은 칼 曲刀)는 대성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박물관에서 화제의 곡도를 전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특별전은 '세계유산 가야-김해 대성동 고분군'이라는 공간을 ‘권력의 상징, 애구지 언덕에 드러나다’(1부)에서 시작해 그 내부에서 발견된 부장품으로 본 ‘권력자의 힘, 남겨진 부장품으로 말하다’(2부)와 ‘가락국, 동아시아 교역 중개자로 성장하다’(3부)의 이야기를 차례로 펼쳐나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덤 부장에 이어지는 ‘죽은 사람 곁의 제물, 그 속에 가야인의 삶을 들여다보다’(4부)를 마지막으로 과거의 가야 지배자 무덤이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공감의 메시지로 마무리한다.
프롤로그 ‘죽은 사람의 영원한 쉼, 살아있는 사람의 신성한 공간’에서는 가야 최초 왕 무덤인 29호분을 그대로 재현해 가야 기원 구지봉과 가야 왕성 봉황대 구릉을 중심으로 성장해 애구지 언덕에 묻힌 가락국 왕 수로의 가야 건국과 가야인들의 열망을 살펴본다. 폭 18m 대형 스크린과 함께 어우러져 가야 왕의 모습을 실감 영상을 통해 대중들에게 몰입감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연출했다.
에필로그 ‘과거는 어떻게 미래가 되는가?’에서는 지난 35년간의 대성동 고분 발굴현황을 소개하며 전시를 마무리한다. '세계유산 가야'로 등재된 7곳 고분군에서 가야의 시작을 알리는 ‘김해 대성동 고분군’은 문화유산의 발견으로 인해 과거의 가야가 오늘날을 사는 우리에게로 다시 연결되는 대표적 자산임을 일깨워 준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 누구나 즐기고 전시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여러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전시품을 활용한 활동지와 가야의 자연을 복원해 아이템을 찾는 활동도 전시실에서 즐길 수 있다. 영상으로 전시품을 실제로 만지는 것과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전시 기간 내 깊이를 더해줄 학술 행사도 마련돼 있다. 오는 24일에는 전시를 기획한 학예연구사가 들려주는 '특별전의 기획과 구성' 강연이 개최될 예정이다. 내달에는 전시를 준비하며 새롭게 확인하게 된 대성동 고분군의 자료를 소개하는 학술대회 '시간의 공존, 김해 대성동 고분군-新자료 연구성과'(10.24.)가 김해박물관, 대성동고분박물관, 인제대 가야문화연구소, 영남고고학회, 가야사학회 5개 기관과 공동으로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