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원하기
  •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 오탈자제보

‘조계순 건축 50년, 삶을 짓다’ 출간...23일 홍익대학교 화광홀에서 출판기념회

전통과 현대를 잇는 한국적 정서의 건축 철학과 초창기 여성 건축가의 깊은 통찰 공개

  •  

cnbnews 김진부기자 |  2025.09.18 16:32:26

‘조계순 건축 50년, 삶을 짓다’(기문당) (사진= 김진부 기자)

초창기 여성 건축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조계순의 50년 건축 여정을 담은 ‘조계순 건축 50년, 삶을 짓다’(기문당)가 9월 10일 출간되었다.

 

오는 9월 23일 조계순 건축가의 모교인 홍익대학교 와우관 화광홀에서 출판기념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조계순 건축가가 직접 참석하여 독자들과 만나며, 50년간의 건축 여정과 한국적 정서를 담은 건축 철학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그가 건축가로서의 꿈을 키웠던 모교에서 열리는 만큼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한국 건축계 중요한 인물

"전통적 정서를 현대적 언어로 풀어내"

 

한국 건축계에서 중요한 인물인 그의 작품은 한국 전통적인 정서를 현대적인 건축 언어로 풀어내는 데 중점을 두었으며, 당시 사회적 환경과 개인적인 고뇌가 어떻게 그의 건축 세계에 녹아들었는지 흥미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조계순은 한국 전통 건축과 서양식 건축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그가 활동한 시기는 한국이 급격히 근대화되고 있었으며, 서양식 건축이 급속히 확산되던 때였다. 당시 한국 사회는 전통적인 가치와 새로운 현대적 가치가 충돌하고 있었고, 이는 건축가로서 그에게도 큰 부담이었을 것이다. 여성 건축가로서 당시 건축계에서의 성별적인 제약과 기대 또한 그의 고뇌의 일부였으며, 남성 중심적인 영역이었던 건축계에서 여성으로서 자신의 자리를 확립하는 것 자체가 도전적인 일이었을 것이다.

 

핵심 철학은 "장소의 감각"과 "자연과 조화"

그의 건축 철학의 핵심은 ‘장소의 감각’과 ‘자연과의 조화’다. 한국 전통 건축이 자연과의 연계를 중시하고 공간 구성에서 자연의 요소를 끌어들이는 것처럼, 조계순 역시 자연과의 관계를 건축의 중요한 요소로 다뤄오며 자연광 활용과 마당을 중심으로 한 공간 배치를 통해 전통 가옥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구현해왔다.

조계순 건축가는 홍익대학교 재학 시절부터 정인국, 엄덕문, 최순우, 김수근 등 한국 현대건축 1세대의 거장들로부터 가르침을 받으며 자신만의 건축 철학을 형성했다. 남성 중심적인 건축계에서 여성으로서 겪은 개인적 경험과 고뇌는 그의 건축 세계를 더욱 깊이 있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

조계순의 주요 작품들은 각각 독특한 방식으로 과거와 현재의 대화를 보여준다. 단연재는 한옥의 처마와 툇마루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으며, 한운재는 풍수지리적 터잡이와 함께 서까래를 연상시키는 지붕 처마를 통해 한국적 정서를 구현했다.

특히 자택인 백운재는 50여 년간 여러 차례의 증개축을 거치며 한국적 개념과 서양식 철골 구조를 결합하는 실험적 공간으로 발전해왔다. 직선적이고 단아한 외관 속에 전통적 공간의 따뜻한 느낌을 담아낸 이 건축물은 전통 한국 가옥의 평면 구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사람들이 소통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개방적인 구조를 선보인다.

조계순의 건축 철학은 개인적 차원을 넘어 사회적 가치 실현으로 확장되었다. 낙후된 지역에 위치한 봉천동 소슬유치원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에서는 아이들의 심리와 행동과학을 참고하여 놀이를 통한 두뇌 발달을 돕는 공간을 디자인했다. 이는 당시 유치원 건축의 선도적 사례로 평가받으며, 건축이 교육과 사회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 영향을 보여주었다. 또한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재택근무를 위한 공간, 인큐베이팅 공간 등 새로운 삶의 형태를 건축에 담아내는 노력을 지속해왔다.

 

이번 출판의 의미는?

이번 도서는 건축이 한 사람의 인생에 어떻게 깊이 스며들고, 그 삶을 통해 문화와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귀한 기록이다. 조계순 건축가는 건축이 단지 공간을 구성하는 일을 넘어서, 사람과 문화, 자연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새로운 의미를 창출할 수 있다는 신념을 평생의 작업을 통해 증명해왔다.

그의 작품들은 단순한 미적 요소를 넘어 한국 사회의 전통적 가치와 현대적 요구 사이에서의 깊은 성찰을 담고 있으며, 이는 끊임없는 고민과 실험의 결과물이다. 이 책은 건축을 꿈꾸는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전통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영감과 통찰을 선사할 것이다.

(CNB뉴스= 김진부 기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