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와 (사)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가 오는 27일부터 11월 2일까지 37일간 다대포 일대에서 '2025 바다미술제'를 개최한다. 1987년 처음 시작된 바다미술제는 바다라는 열린 공간을 전시장으로 삼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축제로, 올해는 《언더커런츠(Undercurrents): 물 위를 걷는 물결들》을 주제로 펼쳐진다.
이번 주제는 보이지 않거나 소외된 존재들과의 관계, 수면 아래의 흐름과 생태적 리듬을 탐구하며 공존과 생존의 의미를 되새기는 데 초점을 맞췄다.
6년 만에 다대포로 돌아온 이번 미술제는 다대포해수욕장, 고우니 생태길, 몰운대 해안산책로뿐 아니라 (구)다대소각장과 (구)몰운커피숍 등 그동안 비어 있던 장소들을 전시장으로 재탄생시켰다. 다대포해수욕장은 강과 바다가 만나는 경계의 유동적 풍경을 다층적 언어로 풀어내고, 고우니 생태길은 자연과의 관계를 성찰하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몰운대 해안산책로는 전통 노동요 ‘후리소리’와 수중 사운드를 활용해 인간과 자연의 경계를 성찰하도록 한다.
특히 (구)다대소각장은 기후 위기와 공동 연대라는 메시지를 담아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공간으로, (구)몰운커피숍은 추억의 장소를 재해석해 시민 교류형 공간으로 활용한다.
전시는 김금화·베르나 피나(Bernard Vienat) 감독이 공동 기획했으며, 17개국 23팀 38명의 작가가 참여해 46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국내에서는 김상돈, 이진, 조형섭, 오미자(팀), 지븨 리 & 필립 씨. 라이너(한국·독일) 등이 참여하고, 신진 작가 아트쇼 수상자인 ‘프로젝트 유영’의 최원교 작가도 합류했다. 해외에서는 플라스티크 판타스티크(Plastique Fantastique), 라울 발히(Raul Walch), 세바 칼푸케오(Seba Calfuqueo), 비론 에롤 베르트(Viron Erol Vert) 등이 함께한다.
연계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어린이 워크숍, 작품 연계 토론과 대화, 퍼포먼스는 물론 ‘스노클링, 카펫만들기, 페인팅, 씨앗굴리기 대회’ 같은 시민 참여형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부산 지역 60세 이상 여성들과 함께하는 ‘실버 붐’ 퍼포먼스와 세계 석학들의 인류세 강연도 열린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일부 체험형 프로그램은 사전 신청이 필요하다.
박형준 시장은 “이번 바다미술제를 통해 다대포의 매력과 부산의 국제적 문화도시 위상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며 “부산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전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