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이 산문집 ‘지금이 쌓여서 피어나는 인생’을 발표했다.
30일 문학계에 의하면 박용만 전 두산그룹,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새로운 산문집 ‘지금이 쌓여서 피어나는 인생’을 마음산책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지금이 쌓여서 피어나는 인생’ 표지에는 사진 작가로도 활동하는 박 전 회장이 사진기를 들고 있는 사진이 프린트되어 있다. ‘과거는 돌아가 바꿀 수 없고 미래는 미리 가볼 수 없다’는 문장이 적혀 있다. 책장을 넘기면 에필로그로 ‘상처보다 치유를 생각하며 웃고 지나갈 수 있는 이유는 사랑이 바탕에 있기 때문일 거라 믿는다’는 문장이 눈길을 끈다.
‘지금이 쌓여서 피어나는 인생’은 박 전 회장이 아내, 가족, 친구, 추기경, 청년, 뉴욕 경영인 후배, 회사 실장 등을 만나면서 느낀 마음을 담담하게 적고 있다. 두산그룹,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경영 현장이나 철학보다는 개인적인 소회를 풀어내어 따뜻하게 느껴진다.
박 전 회장은 최근 서울 서촌에 있는 북카페에서 ‘지금이 쌓여서 피어나는 인생’ 출간을 기념하는 북콘서트를 열었다. 현재 그는 재단법인 같이걷는길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강북 일대의 독거노인 반찬 배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날 그는 자신을 주방장이라고 소개하며 “예전에는 비서에게 후원금을 입금하라고 하고 만족했는데 어느 순간 이런 식의 후원이 담장 너머로 먹을 것을 던지는 행위에 불과하다고 느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이사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할 당시에 핀테크 스타트업 규제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던 일화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국회의원회관을 7㎞ 넘게 다니며 땀을 흘렸지만 여야의 무관심 속에서 법 개정안이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적이 많다”며 “법 시행령을 만드는 공무원은 스타트업이 규제 하나 때문에 피가 마른다는 것을 꼭 알아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 이사장이 산문집을 출판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2021년에 마음산책에서 첫 산문집 ‘그늘까지도 인생이니까 - 기업인 박용만의 뼈와 살이 된 이야기들’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산문집에서도 박 이사장은 사진기를 들고 있는 자신을 담은 표지 사진으로 사진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박 이사장은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의 아들로,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 보스턴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두산중공업 회장으로 경영 현장에서 헌신했다. 예체능 분야에서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 이사, 정동극장 이사장, 국립오페라단 후원회 회장 등으로 활동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실바노라는 세례명을 가진 가톨릭 신자로 국제 구호 봉사단체인 몰타기사단 한국 지부를 세우고 소외된 이웃들을 돌보는 일에도 열성적으로 활동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직접 알현하고, 마리아수녀회 후원회 회장으로도 나섰다.
사진에 관심도 많다. 박 이사장은 어렸을 때 사진기자의 꿈을 꿨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사진 작업에 관심을 놓지 않고 ‘오! 라이카(O! Leica) 2022’에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배우 류준열, 포토 저널리스트 신웅재, 초현실주의 사진가 랄프 깁슨, 앰부쉬 패션 디자이너 윤 안 등이 전시에 함께 했다. 배우 황신혜, 송혜교 등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NB뉴스=손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