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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외교 역사 산증인’ 김영남 사망→대북 조문단 파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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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심원섭기자 |  2025.11.05 10:44:38

박지원 “제가 조문 사절로 가겠다” 자청…조문외교 가능성

사망한 北 김영남, 3대 걸쳐 활동한 북한 외교역사 산증인

2018년 평창올림픽 당시 北대표 단장으로 방한한 적 있어

 

지난 2018년 9월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한 박지원 의원(오른쪽)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평양 중구역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면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영남 전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사망을 계기로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대북 조문단 파견 필요성이 공개적으로 거론돼 향후 정부 차원의 논의가 주목되고 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4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김 전 위원장의 사망에 조의를 표한 뒤 “여건이 허락한다면 제가 조문 사절로 평양을 방문하겠다”고 대북 특사를 자청하면서 “오늘 국회에서 만난 정동영 통일장관께도 말씀드렸고, 국가정보원 국정감사에서 국정원장께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박 의원은 김 전 위원장에 대해 “훤칠한 키에 미남, 조용한 외교관 출신으로 저와는 10여 차례 만났고 김정일·김정은 두 위원장께서도 김 (전) 상임위원장을 깍듯이 모시던 기억이 새롭다”고 떠올렸다.

그리고 박 의원은 “과거 김대중 대통령(DJ) 서거 때 북한에서 김기남 비서 등 조문 사절단이 오셨고, 김정일 위원장 때도 조문 사절로 고 이희호 여사께서 다녀오셨다”면서 “북한도 (특사를) 받아들이고, 우리 정부도 저를 특사로 보내시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낼 당시인 지난 2000년 김 전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북측과 접촉해 6·15 남북정상회담 성사 과정에 막후에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 의원은 지난 2014년 DJ 서거 5주기 때 북한이 화환을 보내겠다고 밝히자 이를 받기 위해 방북한 바 있으며 이에 대한 답례 차원에서 같은 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3주기 때 방북해 이희호 여사 명의의 조화를 북측에 전달한 바도 있다.

이에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같은 당 윤건영 의원도 이날 자신의 SNS에 “사람 관계에서 경조사는 관계의 미래 방향을 바꾸는 분기점이 되곤 한다. 남과 북도 마찬가지”라며 “아무리 서운하고 소원해도 조사를 챙기는 건 우리 민족의 오랜 전통”이라고 적었다.

그리고 윤 의원은 “비록 지금 남북이 마주 앉아 대화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지만, 김 전 상임위원장 부고 소식에 제대로 된 조의를 표할 때이며, 한반도 평화라는 희망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서라도 조문단 파견을 검토했으면 한다”면서 “정부가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민간 차원의 조문단 구성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적극 검토했으면 한다”고 거들멌다.

앞서 정부는 김 전 상임위원장의 사망에 정동영 통일부 장관 명의의 조의문을 통해 “김영남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부고를 접하고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 장관은 “김 전 상임위원장은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북측 대표단을 이끌고 방남하여 남북대화의 물꼬를 트는 데 기여한 바 있다”면서 “또한 2005년 6월과 2018년 9월 두 차례에 걸쳐 평양에서 김 전 위원장을 만나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었던 기억이 난다”고 회고하면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북측 관계자 여러분께도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대통령의 통일정책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 이해찬 수석부의장도 이날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조의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 수석부의장은 “국무총리 시절이던 지난 2005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반둥회의 50주년 기념회의’에서 김 전 위원장과 만나 남북관계에 물꼬를 트는 대화를 나눴고, 일본이 보관 중인 우리 문화재를 되찾는 데도 협력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그리고 이 수석부의장은 “노무현재단 이사장 시절 평양을 방문할 때마다 그를 만났고 평화통일에 대한 진솔한 의견을 주고받기도 했다”고 소개하면서 “먼 길을 떠나셨지만, 머지않아 남북이 대화 테이블 앞에 마주 앉아 평화통일을 이야기하는 날이 오리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2018년 2월 11일 서울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가운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공연 관람을 마치고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4일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에 걸쳐 북한 외교에서 중책을 맡았던 김 전 상임위원장이 3일 사망했다”면서 “사인은 암성중독에 의한 다장기부전으로 우리 당과 국가의 강화발전사에 특출한 공적을 남긴 노세대 혁명가인 김영남 동지가 97살을 일기로 고귀한 생을 마쳤다”고 부고를 전했다.

김 전 위원장은 20대 때부터 노동당 국제부와 외무성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잔뼈가 굵은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권력 체제의 변화 속에서도 고위 간부라면 누구라도 한 번쯤은 경험한 바 있는 좌천과 ‘혁명화’를 한 번도 거치지 않은 인물로 꼽힌다.

특히 지난 1983년부터 정무원 부총리 겸 외교부장(현 외무상)을 맡았고, 1998년 김정일 정권 공식 출범 이후 21년간 대외적으로 국가수반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지키면서 대외활동을 기피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대신해 사실상 정상외교를 도맡으면서 북한의 대표로 국제사회에 얼굴을 알렸다.

김정은 정권 들어서도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고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부부장과 함께 방남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면담하기도 했으며, 특히 방북한 정상급 인사를 영접하는 등 정상외교의 한 축으로 활약하다가 지난 2019년 91세를 끝으로 60년 넘게 이어온 공직 생활을 마감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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