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곤기자 |
2025.11.09 16:12:44
평균나이 61.5세 '동네오빠들 작은음악회'
지난해 11월, 평균나이가 61.5세인 한 가정의 가장이면서 세월의 고난과 역경을 모두 이겨내 온 우리들의 아빠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단지, 음악이 좋아 그저 취미생활로 모인 친구들 모임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일생을 함께 동행한 가족들과 우리들의 소중한 추억을 함께 만들어보자는 한 맴버의 제안에 "창피하게 뭐 그러느냐, 우리들만의 취미생활로 만족하자"는 등 반대의견도 있었지만 어느덧 '동네아빠들'이라는 모임명을 지은 뒤 맹연습에 돌입했다.
가족들과 험난한 세상을 이겨내 온 나 자신에 대한 추억의 메모장을 남기고 픈 절실함이 함께 담겨 있었다.
그리고 지난 8일 오후, 우리네 아빠들은 용기내어 작지만 소중한 추억의 책갈피를 가족들에게 감사함과 미안함을 담아 조금씩 펼쳤다. 무대는 가득메운 관객들은 숨을 죽이며 우리 아빠들을 응원했다.
드디어, 세월의 흘러감을 아쉬워하듯 잔잔하면서도 강렬한 음악소리에 관객들은 환호하기 시작했다.
보컬의 노래소리에 맞춰 아빠들의 현란한 연주가 아마추어라고 하기에는 놀라울 정도의 화합을 이루며 관객들을 흥분시켰다. 마치, 유명보컬의 콘서트를 마주하는듯한 강렬함이 뿜어져 나왔다. 관객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채 음악속으로 빠져들었다.
'Blues for Elise', 전 세계적으로 600만 이상의 앨범이 판매된 여성가수 보니 타일러의 'lt's a heartache'를 남성의 음으로 김원기 보컬이 맛깔나게 뽑아내며 감탄을 자아냈다.
또한, '해야', 드럼 남도희의 단독연주 'hotel california', '짧은만남 긴 이별', '풍선', 'come back' 등
우리네 아빠들이 학창시절 즐겨부르던, 그때의 추억의 음악을 가족들에게 아낌없이 선사했다.
2시간 가까운 연주가 끝난 뒤 보컬의 끝맺음을 알리는 멘트에 관중들은 이 추억의 시간을 더욱 간직하고픈 마음에 기립박수와 함께 앵콜을 외쳤고 이에 응답해 2곡의 앵콜송을 관중들, 가족들과 함께 노래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연주가 끝난 뒤 멤버들의 각자의 소감을 전하는 자리에서는 "여보, 그동안 힘들었지, 고맙고 너무 미안해, 사랑해"라며 진심을 전했고 이네 아내는 조용한 눈물을 보이며 지난날들을 회상하는 듯 화답했다.
자녀들도 "우리 아빠가 이렇게 멋진줄 몰랐다. 우리 아빠 화이팅"이라는 자녀들의 진심어린 목소리가 조그마한 소극장에 울려 퍼졌고 아쉬움을 뒤로한 채 다음을 기약하며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