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가 지난 16일 오전 11시를 기해 교하동과 운정동 등 전 지역 수돗물 공급을 모두 재개했다. 지난 14일 광역상수도관 누수 사고로 대규모 단수가 발생한 지 약 46시간 만이다.
시는 배수지와 아파트 저수조를 대상으로 수질검사를 진행해 일주일 안에 결과를 안내하고, 사고 통보와 시민 안내 체계를 점검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파주시에 따르면, 이날까지 교하동, 운정동, 야당동, 상지석동, 금촌동, 조리읍을 포함한 전 지역에 대한 수돗물 공급 재개가 완료됐다.
시는 현재 교하배수지와 월롱배수지에서 공급되는 수돗물 수질은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관로 내부 상황과 공동주택 저수조 상태를 추가로 확인하기 위해 지난 16일부터 상수도관 주요 지점과 아파트 저수조 수질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검사는 약 1주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결과는 단계적으로 시민에게 알릴 계획이다.
복구 경위에 대해 시는 광역상수도관 누수 복구 공사가 지난 15일 새벽 1시에 마무리되면서 교하배수지와 월롱배수지에 수돗물 공급이 다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약 3만2800톤 규모의 교하배수지와 약 2만7500톤 규모의 월롱배수지에 충분한 양의 물을 채우는 데 시간이 걸리면서 세대로 공급이 가능한 수위에 도달하는 시점이 늦어졌다는 것이다. 월롱배수지는 지난 15일 오전 6시 30분, 교하배수지는 오전 7시 18분에 세대 공급이 가능한 수준까지 수위가 올라가면서 배수지와 가까운 지역부터 순차적으로 공급이 이뤄졌다.
다만, 공동주택의 경우 단지 내 저수조에 물을 채우는 과정이 추가로 필요해 실제 각 세대로 물이 도달하는 시간은 더 지연됐다. 배수지에서 상대적으로 먼 지역 역시 관로 내 유속과 압력 회복에 시간이 걸리면서 공급 재개 체감 시점이 달랐다고 시는 분석했다.
사고 통보 과정과 관련해서는 구조적 한계도 드러났다.
시에 따르면, 이번 대규모 단수는 지난 14일 오전 6시 30분께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일원에서 한국수자원공사가 시행 중인 한강하류권 4차 급수체계 조정사업 공사 과정에서, 파주시 교하배수지와 월롱배수지로 물을 공급하는 직경 1000밀리미터 송수관에서 누수가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한국수자원공사는 같은 날 오전 7시께 해당 사고를 내부적으로 인지하고, 오전 8시에 고양정수장에서 교하·월롱배수지로 이어지는 상수도관 밸브를 차단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파주시에 별도의 통보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시는 전했다. 파주시는 오전 9시 50분께 한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누수 사고 관련 유선 연락을 받고서야 사고 발생 사실을 처음 파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파주시는 즉시 한국수자원공사에 사고 경위와 밸브 조작 여부를 질의하고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시에 따르면, 수자원공사가 처음 제출한 보고서에는 오전 8시 기준 단순 누수 발생 사실만 기재돼 있었고, 파주시로 가는 공급 밸브를 전면 차단했다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파주시는 환경청 연락 직후 교하배수지와 월롱배수지 수위를 점검한 결과, 각 세대로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하기에는 부족한 수준만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시는 이를 토대로 수자원공사가 사전 협의 없이 파주시 공급 밸브를 차단한 것으로 판단했다.
단수 시점과 관련한 설명도 이어졌다.
시는 시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우선 배수지에 물을 채운 뒤, 이후 다시 공급을 일시 중단하고 복구 공사를 진행해 달라”는 이른바 선 충수 후 복구 방안을 공식 요청했다. 그러나, 이 방안은 실제 조치로 이어지지 않았고, 배수지 수위는 빠른 속도로 하락하면서 단수 가능성이 커졌다.
파주시는 수위와 유량 분석 결과 단수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지난 14일 낮 12시 24분 단수 예고와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했고, 같은 날 오후 1시경부터 실제 단수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 사이에서는 사고 발생 시각과 단수 예고 시각 사이의 시간 차를 두고 안내가 늦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는 사고 통보 지연과 선제적 조치 미이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사고 인지 이후 파주시는 급수차 운영과 생수 공급 등 비상급수 체계를 즉시 가동했다. 상황실을 열고 주요 배수지의 수위와 압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한편, 한국수자원공사와 합동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시는 단수로 인한 불편을 줄이기 위해 학교와 취약계층 시설 등을 중심으로 긴급 급수를 배치하는 등 현장 대응에 집중했다.
현재 파주시 전 지역에는 수돗물 공급이 정상화된 상태다. 다만, 급수 재개 과정에서 관로 내 압력과 유속이 변하면서 일부 구간에서는 일시적인 탁수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시는 주요 관로를 중심으로 긴급 수질검사를 병행하고 있다. 전 지역 공급이 안정된 이후에는 각 아파트 단지 저수조 수질검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단지별로 안내할 계획이다.
박준태 파주시 환경국장은 “이번 사고로 시민들께 큰 불편을 드리고,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다 보니 초기에 실시간으로 복구 상황을 제대로 안내하지 못한 점에 깊이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사고 통보 체계 개선, 밸브 조작 시 지자체 사전 협의 절차 강화, 수질 안전성 확보, 시민 안내 체계 보완 등 모든 행정적·기술적 재발 방지 대책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이번 단수를 계기로 상수도 관로 관리와 유관기관 간 정보 공유 체계를 전반적으로 점검해 유사 사례 재발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단수 복구 진행 상황은 파주시 공식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단수와 관련한 피해보상은 한국수자원공사가 담당한다. 구체적인 보상 절차와 신청 방법은 별도 공지로 안내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