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가 광탄면 용미리 임천조씨 묘역에 위치한 조선시대 신도비 2기를 향토유산으로 지정 예고했다. 시는 지정 예고 기간을 거쳐 오는 2026년 1월 최종 향토유산으로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지정이 예고된 신도비는 조희일(1577~1638)과 그의 아들 조석형(1598~1656)의 비로, 묘역 입구에 망자의 생애를 기록한 비석이다. 두 기 모두 조선 후기 학계와 관료 사회에서 활동한 인물의 일대기를 전하고 있다.
조희일은 지난 1601년 진사시 장원으로 급제한 뒤 예조·형조·승문원 등 중앙 관직을 지냈으며, 경상감사를 역임했다. 정묘호란 때는 인조를 강화로 호종한 기록이 전한다. 아들 조석형은 1624년 장원급제 후 세자익위사 세마, 시직 등을 맡았으나 이후 관직을 사직하고 고향에서 학문에 전념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신도비는 각각 지난 1700년과 1737년에 건립됐다. 조희일 신도비는 송시열이 비문을 짓고 김수증이 글씨를 썼고, 조석형 신도비는 이의현이 비문을 짓고 민진원이 글씨를 남겼다. 파주시는 당시 저명한 문장가와 서예가가 참여한 점에서 역사·서예사 자료로서 의미가 있다고 봤다.
특히, 조희일 신도비 측면에는 비석 건립을 감독한 인물, 부석 관원, 석장(석공), 각수(각자 장인) 등의 이름이 기록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 문화유산위원회는 이 같은 기록이 조선시대 신도비 조성과정과 인력 구조를 파악하는 데 참고 자료가 된다고 보고 학술적 가치를 인정했다.
파주시는 향토유산 지정 예고 기간 동안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한 뒤, 관련 규정에 따라, 향토유산으로 최종 지정할 예정이다. 지정 이후에는 기초 조사와 보존 관리 방안을 마련해 묘역과 비석의 훼손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향토유산 지정과 관련한 세부 내용과 문의는 파주시 문화예술과를 통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