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성기자 |
2025.12.11 19:12:56
행정통합·신공항 지연엔 “특별법·경기침체가 발목…돌파구 찾겠다”
(CNB뉴스=신규성 기자)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3선 도전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이 지사는 11일 경북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국비확보 성과 브리핑에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한몸을 바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며 재도전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이 지사는 통상 정치인이 숨기기 마련인 건강 문제도 직접 공개하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경주 APEC 개최를 앞두고 항암치료가 몸을 처지게 할까 우려돼 치료를 미뤘다”며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지난달 5일 PET-CT 촬영 결과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지금은 면역강화치료만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6개월 만에 암세포가 사라진 건 의사들도 기적이라고 한다”며 “이런 상태에서 산에 가서 쉴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건강상태를 둘러싼 소문에 대해 “내가 곧 죽는다는 얘기가 퍼져서인지 나를 빼놓고 도지사 여론조사를 하더라”며 “정치인은 관 속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활동하는 것”이라고 농담을 섞어 말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3선 도전 의지를 차단 없이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민선 9기 핵심 목표에 대해 그는 “도민들을 잘 살게 하는 것”이라며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이 지사는 봉화·문경 등에서 추진한 ‘농업대전환’ 사업의 성과를 강조하며 “농가소득이 2~3배 증가하니 사람이 돌아오고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며 “이 성공모델을 경북 전역으로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APEC 이후의 지역 발전 전략과 관련해 “낙동강을 비롯한 강 개발과 호텔·리조트·골프장 같은 위락시설 확충을 통해 외국 관광객을 대거 유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선 8기 핵심 과제였던 대구경북행정통합이 지연된 것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이 지사는 “특별법 제정에 최소 6개월이 필요한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시간상 어렵다”며 “일반법으로 추진해야 하지만 주민 동의가 필수라 난항이 불가피해졌다”고 했다.
또 “초기에는 반대하던 대구시장이 갑자기 추진 의사를 내세우며 ‘대구 위주 추진’이라는 오해를 샀고, 안동 등 북부권 지역이 강하게 반대해 추진 동력이 약해졌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신공항건설 예산이 ‘제로(0)’라는 지적에 대해 그는 “부지 현물만 12조 원 규모로 확보돼 있어 예산이 전혀 없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며 “기부대양여 방식인데 경기침체로 민간 사업자가 붙지 않아 사업이 지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LH가 사업 주체가 되고 공적자금 3조 원(대구·경북·정부 각 1조)을 투입하면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이 지사는 “지금 할 일은 도정에 집중하는 것”이라면서도 “출마 여부는 묻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사실상 3선 도전 의지를 확정했다. 언론인들 사이에서도 이날 발언을 기점으로 이 지사가 3선 레이스에 공식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