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진흥공사가 LG CNS와 함께 해운‧항만‧물류산업 인공지능 전환(AI Transformation, AX) 가속화를 위해 전개한 실증사업 사례를 공개하고, 본격적인 산업 현장 AI 전환 지원에 나섰다.
이번 실증사업에는 에이치엠엠, 팬오션, 남성해운, 현대엘엔지해운, 한진 부산컨테이너터미널 등 기업이 참여해 지난 10월에 착수, 기업 현장에 AI를 적용, 업무 효율성 개선과 비용 절감 효과를 직접 확인했다.
해상운송에 있어 안전은 가장 중요한 요소다. 선박에 적재하는 화물 중 위험물을 선적하려면 복잡한 규정과 제한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문제는 이 과정이 대부분 수작업이어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데다, 국제 해상위험물 규칙인 IMDG 코드 분류, 선박별 허용 위험물 적재 정보 등 고려해야 할 고객이 해상운송 경험이 없으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실무자 업무 부하를 경감하고 고객 편의를 제공하고자 챗봇을 활용한 생성형 AI 기반 위험물 예약 자동화 서비스를 도입했다. 고객이 챗봇에 출발지, 도착지, 화물 정보 등을 입력하면 AI가 선적 가능 여부를 판단해 적절한 항로와 일정을 안내해 준다. 단순 문의를 포함 24시간 즉각 대응을 제공해 예약 전환율을 높이면서 영업 기회 손실을 최소화했다.
터미널 운영을 주관하는 부서는 일일, 주간, 월간 단위로 물동량, 항차, 노선별 하역량 등 통계 데이터를 분석해 생산성과 영업 상황을 모니터링한다. 물동량 증가에 따라 해당 업무 시간이 늘어나고, 분석 정확도에 편차가 커지는 문제가 대두됐는데, 이 문제에는 자연어 기반 AI 기술을 도입해 다양한 원시데이터 또는 파일에 기록된 자연어를 인식하고 해석하도록 했다. 자연어로 필요한 질문을 입력하면 AI가 관련 데이터 탐색 후 변수와 로직을 적용해 분석한 후, 그 결과를 시각화된 정보로 제공한다. 여기에 담당자가 작성해야 할 보고서를 자동 생성해 주어 데이터 분석 속도 및 후속 절차를 개선한 백오피스 혁신 사례로 평가될 만하다.
해상운송 화물 단위 표준화의 상징인 컨테이너는 다양한 선박과 항만을 옮겨 다니면서 손상을 입게 된다. 손상된 컨테이너는 수리를 거쳐 다시 현장에 투입되는데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손상의 정도는 컨테이너를 촬영한 사진으로 담당자가 판단하는데, 이 과정에서 중복 또는 과다 비용 청구 등 인적 오류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전 AI 기술을 적용했다. 컨테이너 사진을 분석해 손상 유형을 자동으로 분류, 담당자가 수리를 위해 제시한 견적서 내용과 비교해 그 타당성을 판단하는 과정을 AI가 대신한다. 해당 비전 AI 기술 적용 후 실무자의 검토 시간과 노력을 획기적으로 줄인 것은 물론, 비용 절감 효과를 확인했다.
선박의 해상 운항에 안전과 보안은 핵심 요소로, IMO를 비롯한 국제기구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이 중 사이버 보안 지침은 수시로 개정돼 선사들이 이를 사내 문서에 반영하려면 매번 수십 개의 문서를 검토하는 부담이 따랐다. 특히, 상당한 시간을 소비하는 수작업 과정에 누락 또는 오류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생성형 AI를 적용해 개정된 지침과 기존 문서를 비교, 스스로 업데이트하도록 했다. 최신 보안 가이드라인과 사내 보안 문서를 자동으로 비교해 미반영 항목이나 개정이 필요한 부분을 AI가 제안하니 개정 지침 반영 정확성을 높이고 규제 대응 능력을 유연하게 강화할 수 있었다.
이들 현장 실무에 AI를 도입한 4가지 실증사례 수행 결과로 예상되는 정량적 기대효과는 아래와 같이 추산된다. 해진공은 향후 실증사례의 대상과 범위를 확대해 지속 시행할 계획으로, 그 결과를 업계에 공유해 AI 전환 확산을 주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안병길 사장은 “올해 초 해양DX전략실을 설치해 해운·항만·물류산업 현장의 AI 전환을 주도한다는 계획을 본격화한 이번 실증사업이 첫 결실을 거둔 셈”이라며 “본 사례 중 우선순위를 가려 AI 서비스 플랫폼 구현을 추진하는 동시에 컨테이너선사에서 벌커선사로 대상을 확장해 실증사업을 포함한 AI 전환 지원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