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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사면 더 행복해질까…부산대 최열 교수팀, 주택 소유 효과 실증 분석

‘내 집 마련’ 소득·생애주기 따라 만족도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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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혜영기자 |  2026.01.07 12:00:56

(왼쪽부터)최열 교수, 손희주 박사.(사진=부산대 제공)

“집을 사면 더 행복해질까?” 부산대학교 도시공학과 최열 교수 연구팀의 분석 결과, 주택 소유가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은 보편적이지 않으며 소득 수준과 생애주기에 따라 상이한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소득 가구의 경우 장기적인 자가 거주는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반면, 임차에서 자가로 전환되는 단기 시점에서는 재정 부담과 스트레스로 오히려 만족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고, 중·고소득 가구에서는 장기 자가 거주가 삶의 만족도와 부정적인 관계를 보였다.

부산대는 도시공학과 최열 명예교수 연구팀이 2008년부터 2023년까지 16년에 걸친 한국복지패널(KOWEPS) 장기 추적자료를 활용해 주택 소유의 단기 효과와 장기 효과를 구분해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고 7일 밝혔다.

주택은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개인의 안정성, 자산 형성, 삶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인식돼 왔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는 ‘내 집 마련’이 삶의 만족과 직결되는 것으로 여겨지며, 주거정책 역시 자가 보유 확대를 주요 목표로 설정해 왔다. 그러나 주택 소유가 실제로 모든 계층과 생애주기에서 동일한 삶의 만족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해서는 장기적·실증적 검토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기존 연구들은 주택 소유 여부와 삶의 만족도의 관계를 단면자료에 기반해 분석하거나, 자가와 임차를 단순 비교하는 데 그쳐 주택 소유의 시간적 효과와 집단 간 이질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 주택 구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재정적 부담과 스트레스가 단기적으로 삶의 만족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장기적인 주거 안정이 실제로 누구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는지에 대한 실증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동일 개인을 장기간 추적할 수 있는 패널자료의 강점을 활용해, 주택 소유의 ‘단기 전환 효과’와 ‘장기 지속 효과’를 명확히 구분하는 분석틀을 적용했다. 연구팀은 최소 10년 이상 조사에 참여한 2860명의 개인을 대상으로, 순서형 패널 로짓 모형과 Mundlak 보정을 활용해 개인 내 변화와 개인 간 구조적 차이를 동시에 고려하는 분석을 수행했다.

연구 결과, 전체 표본에서는 주택 소유 여부 자체가 삶의 만족도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련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소득 수준별 분석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저소득 가구의 경우, 장기간 자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반면, 자가로 전환되는 단기 시점에서는 만족도가 유의하게 낮아졌다. 이는 주택 구입 과정에서 수반되는 대출 부담과 재정적 압박이 단기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반면 중·고소득 가구에서는 장기적인 자가 거주 상태 자체가 삶의 만족도와 오히려 부정적인 관계를 보이며, 주택 소유가 반드시 주관적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는 양상이 확인됐다. 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주거 수준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는 현상과 관련된 결과로 해석된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 가장 일관되게 강한 영향을 미친 요인은 주택 소유 여부가 아니라 근린 만족도였다. 거주 지역의 환경과 생활 여건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수록 삶의 만족도 역시 크게 높아졌으며, 이러한 효과는 소득 수준과 생애주기에 관계없이 전 집단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됐다. 이는 주거정책이 소유 중심 접근을 넘어, 지역 환경과 생활 여건의 질을 함께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

이에 대해 부산대 최열(교신저자) 교수와 손희주(제1저자) 박사는 “이번 연구는 주택 소유의 효과가 획일적이지 않다는 점을 장기간 실증자료를 통해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주거정책은 단순히 자가 보유를 장려하는 방향이 아니라, 소득 수준과 생애주기에 따라 주거 안정이 실제 삶의 만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조건을 정교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분석 방법과 결과는 주택 소유의 사회적 효과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실증적 근거를 제공하며, 향후 주거복지 정책과 주택 공급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 중요한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도시·주거 분야의 대표적인 국제 SSCI 학술지인 '도시과학국제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Urban Sciences)' 2026년 6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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