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영기자 |
2026.01.22 10:45:26
부산대학교는 화공생명공학과 제정호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학교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재활용이 까다로운 열경화성(熱硬化性) 폴리우레탄(PU) 폐플라스틱을 기존 화학 원료 수준으로 완전 분해해 100% 재활용 가능한 순환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폴리우레탄’은 신발·가구·자동차·가전 등 생활 전반에 쿠션·단열재로 쓰이는 대표적인 플라스틱이지만, 열에 굳는 열경화성 특성으로 물리적 재활용이 어렵고 소각 시 유독가스 및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가 뒤따라 ‘처리 난제’로 꼽혀 왔다. 이에 따라 폐폴리우레탄을 다시 원료로 되돌리는 화학적 분해(해중합) 기술 개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존에는 폴리우레탄에 알코올의 일종인 에틸렌글리콜을 넣어 화학적 분해를 시도했다. 이때 반응을 빨리 일으키기 위해 균일계 촉매인 알칼리 수산화물(KOH)을 사용하는데, 촉매가 반응 용액에 녹으면서 함께 섞여 우레탄 결합을 완전히 분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결과, 원래 폴리우레탄을 만들 때 쓰는 두 원료(폴리올, 다이아닐린) 중 폴리올만 회수되고, 회수된 폴리올도 구조와 성질이 달라져 재활용하려면 새 폴리올과 섞어 써야만 하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균일계 촉매 대신 불균일계 고체 촉매인 산화아연(ZnO)을 적용하고, 알코올 구조로 tert-butyl alcohol(TBA, 3차 알코올)을 도입해 폴리우레탄 결합을 완전히 분해하는 새로운 해중합 경로를 구현했다. 그 결과 폴리우레탄을 원래 원료와 동일한 구조의 ‘다이아닐린’과 ‘폴리올’로 완전 전환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또한 촉매 구조 분석과 DFT(밀도범함수이론, Density Functional Theory) 분석을 통해, 이러한 고효율 분해가 ZnO의 양쪽성(산-염기) 특성과 더불어 3차 알코올이 형성하는 탄소 양이온 중간체의 높은 안정성에 기인함을 규명했다. 즉 기존 연구에서 주로 쓰이지 않았던 고체 촉매와 알코올 구조의 조합이 만나 고효율·고선택도의 새로운 분해 경로가 도출된 것이다.
연구팀은 개발 촉매를 단열재·쿠션·패키징 재료 등 다양한 실제 폴리우레탄 폐기물에 적용해 75~90wt%(질량%, 회수율을 질량 기준으로 표시한 것) 수준의 수율로 모노머 회수가 가능함을 확인했다. 아울러 불균일계 촉매 적용을 통해 복잡한 촉매 분리 공정이 불필요하고, 촉매 재활용이 가능해 공정 경제성 측면에서도 강점을 갖는다.
이번 성과는 재활용이 특히 어려운 폴리우레탄을 원료로 되돌리는 ‘클로즈드 루프(Closed-loop)’ 자원순환 시스템 기술 개발에 적용돼, 순환경제 실현과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정호 부산대 교수(교신저자)는 “불균일계 촉매 기반 해중합 기술로 새로운 화학 경로를 창출함으로써 기존 기술에서는 도달할 수 없었던 높은 플라스틱 분해 효율 및 선택도를 달성하는 것이 가능하며, 이러한 연구 노력이 순환경제와 탄소중립 달성을 앞당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 『안게반테 케미 인터내셔널 에디션(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1월호에 게재됐다.
해당 연구는 부산대 제정호(교신저자) 교수와 서울대 한정우 교수 연구팀의 공동연구로, 부산대 Swathi Prasannakumar Nalinakumari(스와티 프라스나쿠마 나리나쿠마리) 박사과정생과 서울대 전혁준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수행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과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COMPA) 지원 동남권 학연협력 플랫폼 구축사업의 지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