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노후화와 공실 증가, 소비 환경 변화로 침체를 겪고 있는 전통시장을 지역경제의 새로운 거점 공간으로 되살리기 위해 공공이 주도하는 시장정비에 나선다.
부산시는 전통시장 정비 사업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부산형 공공지원 시장정비 통합기획'을 본격 추진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 통합기획은 사업 초기부터 공공이 기획과 조정의 중심에 서는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전통시장 정비 사업은 민간 주도로 추진되면서 사업성 판단의 어려움, 장기 지연, 이해관계 갈등 등으로 초기 단계에서 동력을 잃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부산에는 전체 189개 전통시장 가운데 107곳이 노후화 등으로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시는 가장 난도가 높은 초기 착수 단계부터 부산시와 구·군이 함께 책임지고 기획·분석·조정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사업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새로운 시장정비 모델을 정착시킨다는 구상이다.
통합기획에는 전문가 컨설팅을 통한 사업성 분석과 기획설계 지원, 사업추진계획 수립 용역 지원, 정비 기간 중 상인 생업 보호를 위한 임시시장 조성, 주민과 상인 참여 확대, 시장정비 사업 운영기준과 표준 가이드라인 마련 등이 포함된다. 특히 시는 사업 장기 지연과 중단을 막기 위해 사업 초기 단계에 ‘전문가 컨설팅’을 새롭게 도입한다. 건축·도시계획·법률·부동산·사업성 분석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해 대상지 여건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사업 가능성과 공공성 확보 방안, 상인 보호 전략, 상가 활성화 방향, 공공시설 연계 가능성 등을 심도 있게 검토한다.
이를 통해 유통 트렌드 변화와 디지털 환경을 반영한 현실적인 사업 구조를 설계하고, 시장과 주거, 공공시설이 어우러지는 기능 복합화 모델과 창의적인 건축 디자인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전문가 컨설팅 결과는 향후 공공이 지원하는 사업추진계획 수립 용역으로 연계돼 본격적인 정비 사업의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시는 오는 2월 컨설팅 대상지를 공모해 수요를 파악한 뒤, 단계적으로 사업비를 확보해 적용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시는 시장정비 사업이 일관되고 체계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기획부터 설계, 인허가, 착공, 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의 운영기준과 표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관련 제도 정비도 병행한다. 단계별 절차와 적용 기준, 공공지원 범위를 명확히 해 사업 추진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반복돼 온 행정 혼선과 불확실성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를 통해 단순한 판매시설 중심의 정비를 넘어 주민 생활과 밀접한 사회기반시설(SOC) 기능을 갖춘 지역 거점 공간으로의 전환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시는 통합기획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이날 16개 구·군, 부산경제진흥원, 상인연합회와 업무협약(MOU)도 체결한다. 협약에 따라 공공은 정책 수립과 제도 개선, 기술·재정 지원을 맡고, 부산경제진흥원은 컨설팅 등 전문 기술지원을, 상인연합회는 상인 의견 수렴과 참여를 담당한다. 협약기관 간 협의체를 구성해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안과 현장 애로사항을 공유하고, 제도 개선 과제도 지속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박형준 시장은 “이번 통합기획은 공공이 먼저 기획의 길을 열고 민간과 상인, 주민이 함께 시장의 미래를 완성해 가는 새로운 시장정비 모델”이라며 “상인에게는 안정적인 삶터를, 시민에게는 더 나은 도시환경을 제공해 전통시장이 다시 지역의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시가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