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만공사(BPA)가 인공지능(AI)을 항만 운영 전반에 접목하는 대전환에 나선다. BPA는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AI 3대 강국 도약’을 뒷받침하고 급변하는 글로벌 항만·물류 환경을 선도하기 위해 ‘부산항 AX(AI 대전환)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본격적인 실행에 착수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계획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추진된 조직·전략 개편의 연장선에 있다. BPA는 지난해 7월 조직개편을 통해 AI 전담 조직인 디지털AI부를 신설하고, 경영부사장을 단장으로 하는 AI 실무추진단을 구성해 전사적 역량을 결집해왔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네이버클라우드, 현대자동차 등 국내 AI 선도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피지컬 AI의 부산항 적용 방향을 구체화하는 등 항만 AI 전환을 위한 준비도 병행해왔다.
‘부산항 AX 추진계획’은 정부부처 및 해양수산부 공공기관 업무보고에 반영된 정책 방향과 항만·물류 관계자, 연구기관의 의견을 종합한 것으로, 국내 항만 분야 최초의 AI 대전환 로드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단순한 디지털화를 넘어 항만 운영 전반에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미래형 초연결 인공지능 항만’ 구현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BPA는 이를 통해 2030년까지 부산항 컨테이너 터미널 생산성 30% 향상, 항만 내 인명사고 제로화를 달성하고, 검증된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국형 자동화 터미널을 완성해 해외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핵심 전략은 네 가지다. 우선 항만 인프라와 시스템을 국산 기술로 구축하고 AI를 접목한 ‘한국형 자동화 터미널’을 완성한다. 서컨테이너부두 2-6단계 운영을 위해 국산 컨테이너 크레인과 트랜스퍼 크레인을 직접 제작·설치하고, 장비를 통합 제어하는 시스템(ECS)을 구축해 기술 자립도를 높인다. 인공지능이 컨테이너 적치 위치를 스스로 판단하고, 디지털 트윈 환경에서 운영 시나리오를 사전 검증하는 기술을 통해 터미널 운영 효율도 극대화한다. 자율주행 야드트럭과 궤도 기반 자동운송시스템 도입으로 항만 내 컨테이너 이동의 무인화·고속화도 추진한다.
두 번째는 부산항 물류통합플랫폼의 AX다. 육상·해상·항만을 하나의 데이터 생태계로 연결해 물류 흐름 전반을 최적화한다는 구상이다. 트럭 기사 전용 플랫폼 ‘올컨e’에는 음성 대화형 AI를 도입해 민원 대응을 자동화하고, 항만 혼잡 상황을 반영한 AI 예약·방문 시간 추천 기능을 적용한다. 해상 물류 모니터링 시스템 ‘Port-i’에는 AI 분석을 통해 선박 도착 시간 예측 정확도를 높이고, 물류 연결 이상 발생 시 대체 선박을 자동 추천하는 기능을 강화한다. 아울러 글로벌 항만과 데이터를 연계한 한국형 선박 기항 최적화(K-PCO)를 추진해 부산항이 국제 물류 표준을 선도하는 기반을 마련한다.
세 번째 전략은 안전사고 예방과 무인화 대응을 위한 피지컬 AI 도입이다. AI가 24시간 현장 영상을 분석해 위험 상황을 감지하고, 장비·차량·작업자 간 충돌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해 경고를 제공한다. 추락 위험이 큰 컨테이너 라싱 작업이나 냉동 컨테이너 관리 업무에는 로봇을 투입해 근로자를 위험 환경에서 분리한다. 크레인 와이어로프 결함 분석, 강풍 시 컨테이너 전도 가능성 예측 등 지능형 장비 진단 기술도 함께 구축한다.
마지막으로 부산항 전용 공공 AI 인프라를 확보하고 협업 체계를 강화한다. 항만 물류 관계자들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고성능 GPU 서버와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중소 물류기업도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내부 행정에는 항만 건설·안전 데이터에 특화된 AI 챗봇과 개인 비서형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업무 효율을 높인다. 전사 차원의 ‘BPA AI 추진단’을 중심으로 민간 기업과 연구기관과의 협업도 확대한다.
BPA는 2030년까지 38개 세부 실행과제를 추진하고, 총사업비 8921억원 가운데 약 4351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부산항 전용 AI 인프라 구축 등 공공성이 강한 사업은 정부 및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송상근 BPA 사장은 “이번 AX 추진계획을 통해 부산항은 대한민국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있어 항만·물류 분야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며 “부산항의 축적된 운영 경험과 AI 기술을 결합해 글로벌 항만 시장의 퍼스트 무버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