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호기자 |
2026.03.30 11:29:26
상가 임차인이 임대인과 계약 갱신 여부를 두고 다투는 과정에서 권리금 회수를 위한 신규 임차인 주선 시기를 놓쳐 재산적 손실을 입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엄정숙 변호사는 지난 28일, 갱신요구권과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는 별개의 권리인 만큼, 갱신 분쟁에만 매달릴 경우 권리금 회수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짚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은 임대인이 임대차 기간 종료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임차인이 해당 기간 안에 신규 임차인을 주선하면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임대차 계약 체결을 거절할 수 없고, 이를 어기면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쟁점은 계약 만료를 앞두고 갱신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커진다.
임차인이 갱신요구권을 행사했지만 임대인이 이를 거절한 경우, 또는 전체 임대차 기간이 10년을 넘어 갱신요구권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과정에서 임차인이 갱신 가능성만 붙들고 권리금 회수를 위한 신규 임차인 물색과 주선을 병행하지 못한 채 계약 종료일을 넘기는 일이 실무에서 적지 않다는 것이다.
엄 변호사는 권리금 보호 규정의 핵심을 법정 기간 안에 이뤄지는 신규 임차인 주선 행위 자체로 봤다. 임차인이 실제로 신규 임차인을 찾아 임대인에게 주선했다는 점이 남아 있어야 이후 임대인의 방해 책임을 묻기 쉬워진다는 취지다. 반대로 이런 주선 행위가 없으면 손해배상 청구의 출발점 자체가 약해질 수 있다고 봤다.
대법원도 갱신요구권과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를 별개로 판단한 바 있다.
대법원은 지난 2019년 5월 16일 선고한 2017다225312 판결에서 전체 임대차 기간이 5년을 넘어 당시 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에도 임대인은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했다. 현행법상 갱신요구권 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났더라도, 갱신권 행사 가능 여부와 권리금 보호 의무를 일치시켜 볼 수 없다는 점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실무 대응은 병행이 핵심으로 제시됐다.
갱신 여부를 다투더라도 임차인은 임대차 종료 6개월 전부터 신규 임차인을 적극적으로 물색하고, 주선 사실을 내용증명 등으로 임대인에게 통보해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설명이다. 신규 임차인의 자력과 영업 능력 관련 정보도 서면으로 제공해야 이후 분쟁에서 입증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임대인이 확정적으로 거절 의사를 밝힌 경우에는 실제 주선이 끝까지 진행되지 않았더라도 방해 행위가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엄 변호사는 이 역시 거절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서면 자료가 전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차인이 갱신을 주장하는 동안에도 권리금 주선을 병행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손해배상 청구의 시효 관리도 주요 변수로 제시됐다.
엄 변호사는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 방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권은 임대차가 종료한 날부터 3년 안에 행사해야 하는 만큼, 계약 종료 전후 시기 관리까지 함께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