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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프로젝트(6)] 오리온·농심·CU…남측 식·음료, 휴전선 넘는다

‘장밋빛’ 북한 시장…설레는 유통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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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18.06.01 11:54:44

▲강화도 접경지역에서 망원경으로 바라본 북한 마을 모습. (사진=CNB포토뱅크)

오는 12일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우리 기업들의 마음이 설레고 있다. 비핵화가 실현되고 대북제재가 해제돼 북한경제가 개방의 길로 들어설 경우, 한반도 경제지도가 새로 그려질 전망이다. 이에 CNB는 남북경협의 수혜주로 부상한 기업들을 기획연재하고 있다. 이번에는 식품·유통 분야다. (CNB=도기천 기자) 

남북철로 타고 ‘유라시아’ 공략
무한한 시장잠재력 기대 ‘만발’
화폐가치·소비력 면밀히 따져야

“고양이 뿔 빼고 다 있다.”

최근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 전역에 서울광장보다 큰 장마당이 400개가 넘게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는 온갖 전자제품들과 휴대폰, 화장품, 옷가지, 식·음료 등 수천가지의 생활용품이 거래되고 있다. 북한의 퍼스트레이디인 리설주 스타일의 옷, 가방, 신발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으며, 남쪽 제품들도 인기가 높다고 전해진다. 

이런 변화는 국내 식품·유통기업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북한이 개방될 경우, 식품업체 중에서는 오리온이 가장 활발한 교류를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과거 개성공단에서 북측 노동자들이 간식이나 보너스로 받는 물품으로 유명했다. 오리온 측에 따르면, 개성공단에 공급되는 초코파이(롯데제과 초코파이 포함) 규모가 한 달에 3억원어치 정도 됐다고 한다. 30개짜리 한 상자가 쇼핑몰에서 7000원선에 거래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한달에 약128만개가 소비된 있는 셈이다.

작년 12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넘다가 온 몸에 총상을 입어 구사일생한 귀순 병사 오청성(25)씨가 의료진에게 부탁한 말도 “초코파이를 먹고 싶다”였다. 오리온은 오씨에게 평생무료시식권을 선물해 화제를 모았다.

개성공단이 한창 가동되고 있던 2014년 CNN은 북한 노동자들이 초코파이를 먹다 맛에 놀라는 장면을 ‘황홀경(엑스타시)’이란 단어로 요약하기도 했다. 

초코파이는 현재 북한 장마당에서 개당 10달러 안팎에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노동자의 한 달 월급이 100∼200달러 선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고급음식인 셈이다. 

과거에는 주로 개성공단을 통해 반입됐지만 공단이 폐쇄된 2016년 2월 이후에는 중국을 통해 반입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현지 공장에서 초코파이가 생산되고 있는 만큼 이 물량의 일부가 장마당에 흘러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북한 ‘노동신문’과 ‘초코파이’를 소재로 만든 뉴욕 한인화가 채진주씨의 미술작품. (사진=연합뉴스)


휴전선 녹이는 초코파이 ‘황홀경’

초코파이는 북한 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2010년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러시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이를 취재하기 위해 청와대를 찾은 러시아 기자들이 테이블에 놓인 초코파이를 앞다투어 먹은 일화는 유명하다. 이날 청와대 측은 추가로 초코파이 내놨으나 이마저도 몇 분 만에 동이 났다,

이럼 점에서 ‘유라시아 철도 프로젝트’가 실현될 경우 북한·중국·러시아로의 보급이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남북정상은 지난 4월 판문점 선언을 통해 동해선(강릉·고성·제진·금강산) 및 경의선(서울~신의주), 경원선(서울~원산) 철도를 연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들을 추진키로 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통해 북한 내 철로를 유라시아까지 이을 계획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CNB에 “지금 단계에서 말하기는 이르지만, 남북철로가 연결될 경우 유라시아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남북 해빙 무드를 타고 유통기업들의 북한진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이 1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군사분계선을 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 중국식 시장경제?

농심도 북한시장이 열릴 경우 ‘백산수’의 물류비 절감효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은 2012년 12월부터 백두산 북쪽 기슭 안투현의 물로 ‘백두산 백산수’를 생산하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는 ‘백산성수(白山聖水)’로 불린다. 백산수는 탄생한지 1년 만에 국내시장 점유율 3%를 넘겼으며 이후 꾸준히 성장해 현재 점유율 8~9%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경색된 후 연변에서 육로를 통해 중국 다롄항을 거쳐 국내로 들여오고 있어 현재 물류비 부담이 큰 상황이다. 

과거 물류비를 줄이기 위해 북한 나진항을 통해 백산수 170여톤을 국내로 시범운송 한 적이 있다. 향후 나진항을 거쳐 백산수를 운송하게 되면 이동거리가 약 800km 줄어 물류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편의점 기업 중에서는 BGF리테일의 CU가 북한 진출 가능성 ‘0순위’로 꼽힌다. 

BGF리테일은 개성공단이 문을 닫기 전인 2016년 2월 전까지 개성공단 내에서 CJ 점포 3곳을 운영했었다. 당시 인기 품목은 코카콜라, 초코파이, 신라면, 삼다수 등이었다. 

대북제재가 해제돼 공단이 재가동 하게 되면 CU도 다시 문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 상황에 따라 평양 등 주요도시로 진출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담배유통 1위기업인 KT&G(케이티앤지)는 과거 남북한 최초의 공동상표로 합작해 생산한 ‘한마음’ 담배를 판매한 적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한마음 담배는 남북경협 초기인 2000년 4월 북한 용성담배공장에서 생산해 약 2년간 남북에 동시 판매된 적이 있다. 

▲개성공단 폐쇄 전인 2016년 2월까지 운영된 CU 개성공단점. (사진=BGF리테일)


이밖에 롯데, 신세계, CJ 등 유통대기업들은 기업형슈퍼마켓(SSM)을 앞세워 북에 진출할 의사를 조심스레 내비치고 있다. 당장 수익을 내기보다는 브랜드를 알리는 상징성 차원에서 대북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기업들에 눈이 북에 쏠리는 이유는 시장 잠재력 때문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폐기의 대가로 대북제재 해제와 경제지원을 공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천조원 대 가치로 추정되는 북한의 광물 자원이 미국 등의 도움으로 본격 개발된다면 시장경제 또한 크게 활성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남북경협포럼 이승재 사무처장은 CNB에 “지난 10년간 북한과의 교류가 사실상 단절되면서 우리기업들이 북의 변화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장마당에서 남쪽 제품들이 인기리에 팔리고 있는 점을 볼 때 시장 개방은 시간문제 아니겠냐”고 말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CNB에 “북한 시장의 잠재력을 볼 때 기대감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북한 화폐의 환율 가치, 소비 여력 등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 만큼 충분한 시간을 갖고 수익성을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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