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오후 4시 30분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제18회 오너스컵(G3)이 펼쳐져 한국 경마 시리즈의 최종장이라 불리는 코리아 프리미어 시리즈가 화려한 막을 올린다.
오너스컵 경주는 국제경마연맹에서 주관하는 블루북에 등재된 국내 10개 대상경주 중 하나로, 블루북은 전 세계에서 시행되고 있는 경마 경주의 등급을 매긴 책자로 경마계에서 상당한 공신력을 가지고 있다. 역대 우승마로는 '트리플나인', '파워블레이드', '블루치퍼', '라온더파이터' 등 경마사에 길이 남을 명마들이 오너스컵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경주명 오너스컵의 오너는(Owner)는 경주마의 주인인 마주를 의미한다. 경주명은 서울과 제주에서 열리는 마주협회장배에서 착안해 붙여졌는데, 단순한 경주명의 이상의 의미를 넘어 말(馬)을 아끼고 사랑하며 응원하는 마주들의 꿈이 달리는 무대 그 자체를 의미한다.
또한 오너스컵의 1600m라는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은 경주거리는 스피드와 지구력, 순발력과 결승 직전의 근성까지 모든 것이 요구된다. 오너스컵은 마일(mile) 거리로 열리는 대상경주 중 유일하게 연령과 성별, 산지 구분이 없다. 오직 실력만이 승부를 가르는 실력자들의 무대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출전할 수 있는 경주가 제한된 외산마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기도 한다.
작년과 달리 올해 오너스컵은 한층 젊어진 모양새다. 글로벌히트가 출전 등록을 하지 않은 가운데, 빈자리를 차지할 주인공이 되기 위해 3∼5세의 경주마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첫 부산 원정에 나서는 3세 원평스톰, 파이널케이와 4세 석세스백파, 한강클래스, 5세 대표주자 스피드영, 블랙맘바 등 출전마 중 16두 중 10두가 젊은 말들의 도전으로 채워졌다.
◇[부] 스피드영(23전 6/5/6, 레이팅114, 한국, 수, 5세, 갈색, 부마: 메니피, 모마: 태피스트리, 마주:(주)디알엠씨티, 조교사: 방동석)
디펜딩챔피언 스피드영이 오너스컵 2승을 노린다. 직전 경주였던 5월 말 부산광역시장배는 출발이 매끄럽지 못했으나 경주 종반 압도적인 주폭을 보이며 목차로 2위를 차지해 글로벌히트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데뷔 초반에는 빠르게 선두권을 차지하고 달렸으나, 최근 경주를 보면 차분하게 따라가는 전개를 펼치다가 막판에 추입으로 좋은 한 걸음을 내는 플레이를 펼친다. 4세인 작년까지는 아쉬움을 남기는 경주도 많았지만 5세인 올해는 한층 완성된 모습을 보인다. 최근 3개 경주 연속 준우승에 그친 비운의 주인공 스피드영은 다시 한번 주연으로 설 무대를 기다리고 있다. 석세스백파와 맞대결에서 성적은 5전 2승을 기록하고 있다.
◇[부] 석세스백파(15전 6/1/4, 레이팅108, 한국, 수, 4세, 회색, 부마: 퍼지, 모마: 백파, 마주: 이종훈, 조교사: 민장기)
석세스백파는 2000년대 코리안오크스 등 대상경주를 3회나 우승한 암말 중장거리 강자 ‘백파’의 자마로 잘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거구의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와 넓은 주폭이 우수한 말로 평가받고 있다. 데뷔 초는 성적이 저조했으나 실전을 거듭하며 순발력과 근성을 갖춰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3세 시절인 작년 트리플 크라운 시리즈에서 KRA컵 마일과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에서 우승하며, 국산 3세 최우수마로 선발돼 1억 원의 인센티브를 챙겼다. 직전 경주인 부산광역시장배는 출발과 동시에 빠르게 선두권에 합류하며 순조롭게 경주를 전개했으나, 경주 내내 이어진 선두권 자리싸움으로 체력을 소진해 아쉽게 3위에 그쳤다. 출전마 중 유일하게 우승후보 스피드영을 꺾고 우승한 경험이 있다는 점이 최대의 강점이다. 강력한 초반 스피드를 고려한다면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다.
◇[서] 원평스톰(7전 6/0/0, 레이팅92, 미국, 수, 3세, 갈색, 부마: TALE OF VERVE 모마: READY FOR CHIANTI 마주: 김용재, 조교사: 정호익)
올해 3세의 신예 원평스톰은 지난해 9월 데뷔전부터 남다른 기량을 보이며 여유 있게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11월 과천시장배 대상경주에서 경주 종반까지 후미에 머물렀으나 직선주로에서 압도적인 주폭과 탄력으로 우승을 차지해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았다. 올해부터는 2000m 장거리 레이스로 활동 범위를 넓히며 실력을 쌓고 있다. 3월 출전한 헤럴드경제배 대상경주에서는 빠른 페이스의 경주에도 중위권에 자리 잡아 적극적으로 전개했으나, 경주 종반 걸음이 무뎌지며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이를 계기로 한층 성장한 원평스톰은 5월 출전한 스포츠경향배에서는 다시 우승을 차지하며 향후 경주력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부산 원정 경주가 처음인 원평스톰은 달라진 환경에 적응력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나, 직선 구간이 긴 부산 경주로와 3세라는 부담중량이 원평스톰에게 이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피드영과 석세스백파의 양강 구도를 깰 것으로 평가받으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