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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깃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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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편집팀기자 |  2007.06.14 10:12:25

크기가 비슷한 돌멩이를 모으기 위하여
옥이는 오늘도 동생을 업고
이곳저곳을 누벼 다녔습니다.
많은 공깃돌로 공기놀이를 하고 싶었지요.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 건너게 되는 개천가에서도,
굽이굽이 돌아오는 산골짜기에서도,
또 길게 뻗은 밭고랑 사이에서도
손에 쥐기 적당한 돌멩이를 줍느라
몇 날 며칠을 고생하였습니다.

드디어 공깃돌 수가 200개가 넘는 날,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친구들을 불러
재미있게 공기놀이를 하였습니다.
세 알 줍기부터 시작하여 네 알, 다섯 알까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았습니다.

어느덧 해는 저물어 저녁이 되었습니다.
그때서야 옥이는 걱정이 되었습니다.
이 많은 공깃돌을 어디에다 두어야 할지...

지난 번 막내 이모가 사준
귀한 플라스틱 장난감으로
소꿉놀이 하다가 마당 한구석에 감춰두었는데
집 주인에게 발각되어 쓰레기와 함께
모조리 불에 태워진 일이 생각 나
불안해졌기 때문입니다.

옥이는 흙을 턴 공깃돌을 치마폭에 담아
쪽마루 밑 한 구석에다 쏟았습니다.
그리고 종이로 보이지 않게 덮었습니다.
내일은 뒷집에 사는 영숙이와 명자,
현옥이도 같이 놀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어서 빨리 날이 새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다음날 일찍 옥이는 공깃돌이 잘 있는지
궁금하여 눈을 비비며 나왔습니다.
아! 그런데! 여러 날 동안 애써 모은 그 많은
공기알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밥 먹는 것도 잊은 채 엉엉 울었습니다.
워낙 깨끗한 것을 좋아하는 주인아주머니가
새벽에 일어나 집 안을 쓸다가
발견하고 내다버린 거였습니다.
아침부터 왜 우냐며 매를 들고 야단치던 엄마도
나중에는 같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돌멩이가 문제야? 사람 사는 게 중하지.
우리같이 식구도 많고 가난한 사람에게
그나마 누가 방을 싸게 세 주겠니?
그러기에 그걸 왜 집 안으로 가지고 들어왔어?
지난 번 장난감도 그렇게 해서
잃어 버렸으면 조심해야 될 것 아냐?"

매를 든 엄마는 때릴 힘도 없는지
종아리를 내밀라 하고는
계속 큰 소리로 야단만 쳤습니다.
나중에는 옥이보다 더 슬프게,
더 큰 소리로 통곡하였습니다.
옥이는 계속 울 수가 없었습니다.
자기 공깃돌이 없어졌는데 왜 엄마가
더 구슬프게 우는지 통 이해가 안 갔습니다.

얼른 눈물을 씻은 후 엄마를 달랬습니다.
"엄마, 울지 마. 나 괜찮아. 응?"

엄마는 옥이를 품에 꼭 안았습니다.
그리고 요람처럼 흔들어 주었습니다.
옥이는 어느새 잠이 들었습니다.
다시 주운 공깃돌로 친구들과 재미있게
공기놀이 하는 꿈을 꾸며 까르르 웃었습니다.




- 이 계 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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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엔 공깃돌, 딱지, 구슬...
이런 장난감들만 있으면 부자였습니다.
가난해서 서럽고 아팠지만
마음만은 부자였던 시절...
가끔은 그리워집니다.


▲ⓒm-letter











- 마음의 부자가 진정한 부자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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