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의 부인인 박문순 성곡미술관장의 집에서 나온 괴자금 수십원의 출처를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이 12일 김석원 전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있던 중구 저동 쌍용양회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지난 달 성곡미술관 내 김 전 회장의 자택에서 압수한 괴자금 60여억원의 출처파악을 위한 것으로 검찰은 컴퓨터와 상자 2∼3개 분량의 각종 서류를 압수했다.
검찰은 비자금에 포함된 수표의 출처 확인을 위해 수표를 발행한 은행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수표발행 요청자와 관련된 기록을 분석 중이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귀국하는 대로 소환해 괴자금의 소유주 및 성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김 전 회장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해 김 전 회장의 귀국을 종용하고 있다.
검찰은 괴자금을 노태우 전 대통령이 맡긴 비자금 200억원 또는 김 전 회장이 횡령한 공적자금 310억원의 일부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서동민 서부지검 차장검사는 "현재로서는 자금이 노태우 대통령의 비자금이거나 공적자금 횡령액이라고 추단할 정황은 없다"며 "해외에 머물고 있는 김 전 회장에게 자진 귀국해 자금 출처 등에 대한 조사에 응하라고 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괴자금이 김 전 회장이 범죄에 의해 얻은 수익으로 판명될 경우 예금보험공사에 통보해 민사소송이나 검찰의 추징에 의한 방법으로 전액 국고 귀속이 가능할 전망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달 28일 신정아씨와 김 전 회장의 부인인 박문순 성곡미술관장의 업무상 횡령 혐의 수사를 위해 김 전 회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던 중 수표와 현금이 섞인 60여억원을 발견했다.
검찰은 압수물 보존실에 보관중인 이 자금이 신씨와 박 관장의 횡령금과는 무관한 김 전 회장이 은닉한 비자금일 것으로 보고 재압수했다.
검찰은 구속수감된 신씨와 변 전 실장을 소환해 김석원 전 회장의 사면청탁 여부에 대해 조사했다.
한편 법원은 11일 신정아씨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끝에 뇌물수수 혐의 등 10여개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발부, 이날 밤 영등포 교도소의 독방에 각각 수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