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원하기
  •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 오탈자제보

[기고문]"대포통장, 많이 당황하셨어요?"

허승택 NH농협은행 광주영업본부장

  •  

cnbnews 박창규기자 |  2014.07.02 11:52:06

▲허승택 NH농협은행 광주영업본부장

개그콘서트의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한 ‘황해’라는 코너에서  ‘많이 당황하셨어요?’라는 극중의 말이 차마 웃지 못할 유행어가 된 적이 있다.

개그를 떠나 심심찮게 오르내리는 언론 보도에서도 금융사기범들은 주로 신용불량자·저신용자·노숙자들의 다급한 사정을 악이용하여 저금리대출을 해주겠다는 말로 속이고, 신분증 사본과 통장, 체크카드를 택배로 전달 받아 보이스피싱 등의 방법으로 서민들의 돈을  이체 받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으며, 또한 금융경로의 추적을 피할 요령으로 탈세·금융사기 등의 범죄와 연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우리 사회에는 대포통장, 대포차, 대포폰 등 대포(大砲)라는 어지러운 용어가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으며 그 중에서도 서민들을 경제적 파탄으로 까지 몰고 가는 대포통장은, 제 3자의 명의를 도용하여 통장의 실제 사용자와 명의자가 다른 통장을 말한다.

예금통장이나 현금(직불,체크)카드 등을 타인에게 양도, 대여, 판매하는 행위는 금융실명제법 위반이며 범죄에 이용했을 경우에는 관련법에 의해 형사처벌(3년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은 물론이고 민사상 책임까지 져야 하는 무거운 범죄 행위로써 사기범 뿐만아니라 대포통장 명의인도 공동불법행위자로 동일한 처벌을 받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피싱·대출사기에 이용되고 있는 대포통장이 연간 약 5만개 이상이나 달한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금융기관의 업무 풍속도 점차 달라지고 있는데 입출식예금 개설에 특별한 제약이 없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계좌 개설시 의심되는 거래로 판단되는 고객에 대해서는 추가 증빙자료 요청을 통해 예금 개설 목적 및 신원 확인 절차 등을 거쳐 통장 발급 여부를 판단하고 있고,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대포통장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 계좌 개설을 거절하기도 한다.  

사기피해의 심각성을 감안하여 금융감독원 등 정부당국과 금융기관, 민간 차원에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대포통장 피해사례는 점점 다양화, 복잡화 되고 있는 추세이다. 오히려 금융 사기범들은 통장개설이 한층 강화된 금융기관을 피해 상대적으로 발급이 자유로운 제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의 양상까지도 나타나고 있다.  

2010년 하반기부터 각 은행과 우체국, 농협, 신협, 수협, 새마을금고, 산림조합에서 전 금융권에서 최근 1개월(20 영업일) 내에 1개 이상의 계좌를 개설할 경우, 은행원은 입출금통장 개설하는 사람으로부터 개설목적 확인을 받고 있고 은행원의 주관적인 판단하에 1개월(20 영업일)내에 입출금계좌가 많이 생성될 경우, 계좌개설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두는 등 보안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간혹 금융기관 창구에서는 고객의 항의에 직면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으며 민원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대포통장 관련이기도 하다.

우리가 대포통장을 이용한 금융사기에 더욱 관심을 갖고 철저히 대처를 해야 하는 이유는 첫째, 대다수 피해 당사자인 서민들이 평생 동안 한푼 두푼 모은 재산을 한 순간에 잃어 엄청난 고통을 안겨 주는 금전적 피해와 함께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우울증 등이 늘고 있으며 사회에 대한 불신과 삭막한 개인주의적 풍토를 조장하기 때문이다. 

둘째, 범죄와의 연관성이다. 대포통장은 대포폰과 조합하여 비자금 은익, 인터넷 직거래 사기, 보이스 피싱 등에 널리 악용되며 사회범죄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또한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우려가 아직 남아있는 가운데 전기통신금융사기와 같은 유사범죄를 부추길 수 있는 소지가 있다. 

셋째, 사회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사기 계좌를 이용한 금융사기 피해의 양산이 자칫 우리사회의 건전한 금융질서을 파괴하고 금융기관은 물론 많은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불안 심리를 불러 일으킬 수 있으며 개인정보 등 고객정보에 대한 오·남용의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포통장 근절을 위해서  정부, 금융당국, 금융기관이 힘을 합쳐 예방에 노력하고 있으며, 개인의 경우 개인정보 등의 유출방지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여야 하며 일단 나 스스로 사기수법에 대해서 알고 대처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내 가족의 금융활동이 사기수법들로부터 자유롭고 건전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정보를 공유하고 알려주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결국 대포통장 근절은 금융사기 범죄로부터 나와 가족은 물론 우리사회를 한층 더 밝고 건강하게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 3월부터 ‘대포통장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입출금통장 발급절차 및 대포통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으며 그 결과 지난 3월말 20%대였던 대포통장 비중이 4월말 15.4%, 5월말에는 4.6%로 크게 줄어들었다.

대포통장으로 인해 많이 당황하지 않는 건전한 금융환경을 기대해 본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