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만기자 |
2015.01.26 08:46:01
지금 전남개발공사는 방만한 경영으로 인한 2000억원에 이르는 부채, 사장의 돌연사퇴로 인한 조직 내부 혼란 및 업무 공백, 오룡지구사업 검찰 수사 등 아포리아에 빠져 있다.
기원전 480년 인구 30만 정도인 그리스에 500만명의(가족,노예 포함) 군사를 이끌고 페르시아 제국이 침략해오자 그리스는 아포리아 상태에 빠져버렸다.
당시 그리스는 육군이 주력이었다. 그러나 2차 페르시아 전쟁 후 다시 페르시아가 침략할 것을 내다본 테미스토클레스는 주위의 반대를 설득해 해군력을 증강하는 방안으로 군항을 건설하고 이단 노의 함선을 삼단 노를 사용하는 함선으로 획기적으로 교체하여 전쟁을 대비했다.
3차 페르시아 전쟁에서 테미스토클레스는 육군이 테르모필레 전투에서 패배하자 거짓정보를 흘려 페르시아 함대를 살라미스 해안으로 유인해, 기동성과 충격력을 앞세운 그리스 함대는 세계 4대 해전중 하나인 살라미스 해전에서 대승을 거두고 아포리아에 빠진 그리스를 구했다.
살라미스 해전 후 그리스는 두 번 다시 페르시아의 침공을 받지 않았으며, 이로써 막강한 해군력을 가진 그리스는 오랫동안 지중해의 강자로 군림할 수 있었다.
지난해 전남개발공사 노동조합도 공사가 처한 현재 상황은 근본적으로 전남도의 정책 사업을 수행하면서 자율적인 의사결정권 없이 수동적으로 지시와 결정에 따른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책임이라며 신임 사장은 도민을 위한 공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훼손된 경영 책임성과 자율성을 정상화할 수 있는 소신과 청렴, 조직을 잘 이끌 수 있는 역량 있는 사장을 원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 15일 전남개발공사는 리더쉽과 경영혁신을 높이 평가해 관료 출신이 아닌 정치인 출신의 양지문씨를 사장 후보 1순위로 추천했고 23일 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리스의 최성기를 이끌었던 페리클레스는 지도자의 자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무엇이 필요한지를 아는 식견(판단력), 본 것을 설명할 수 있는 능력(소통), 조국을 사랑하고 재물에 초연한 사람(애국심, 청렴).
어느 기업구조조정 전문가는 구조조정을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단순하게 의사가 암 환자의 암 부위를 칼로 도려내어 더 이상 전이되지 않도록 수술하듯이 기업도 내부의 환부를 신속히 제거하여 살려내는 것이다고 말했다.
양지문 사장은 앞으로 많은 난제로 인해 가는 길이 험난할 수 있다. 그러나 외압을 이겨내고 전남개발공사의 환부를 신속하게 수술하여 도려내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고, 책임 경영과 자율성을 확보해 조직의 혼란과 공백을 추슬러 신뢰 받는 공사로, 청렴한 공사로 환골탈태 시키며 갈수록 악화되는 국내와 세계 경제위기에 대비해 비수익성 사업 퇴출과 보유자산 매각 등 재정건전성 강화를 위한 대책마련과 함께 미래의 비젼을 제시하는 리더로서 탁월함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테미스토클레스가 아포리아에 빠진 그리스를 구해냈듯이 리더쉽과 경영혁신을 내세운 양지문 사장이 전남개발공사를 구해내 세간이 바라보는 측근 인사라는 꼬리표를 떼어내는,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이 결코 헛되지 않고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