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심원섭기자 |
2016.01.31 14:51:17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윤상원 열사의 묘를 무릎 꿇고 참배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박영선 의원 등 비대위원들과 선대위원들, 이종걸 원내대표와 함께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낳은 상징적 배경인 윤상원, 박기순 열사 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참배한 뒤 “사유야 어떻든 간에 그와 같이 정권을 쟁취한 그런 데 참여를 했던데 대해 광주의 상황을 와서 보니 어느 정도 제가 사죄의 말을 드려야 되겠다는 마음”이라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광주에서 일어난 민주화 정신이 우리나라 국민의 역동성이라 생각하고 이게 기초돼서 6.10항쟁으로 이어졌고 한국의 정치 민주화가 이뤄졌다”며 “우리나라 정치 민주화가 현 수준에서 만족하느냐, 저는 절대 안 그렇다고 생각한다. 거룩한 이분들의 뜻을 받들어서 보다 많은 민주주의가 이 나라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더민주와 함께 최선을 다할 각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민주묘지 방명록에 “5.18 영령들의 정신을 받들어 더 많은 민주화를 이루겠다”고 썼으나 김 위원장의 국보위 참여 이력에 반발한 시민들과 관련단체 수십 명이 “광주학살의 주범 전두환·노태우 정권에 참여했던 게 후회 없을 만큼 자랑스러운가”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김 위원장의 참배에 항의해 참배 예정시간이 지연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앞두고 5·18 정신실천연합 회원들로부터 과거 국보위 전력을 비난받고 있다..(광주=연합뉴스)
그리고 비대위·선대위 합동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야권 분열이 빚어진데 사과하면서 광주의 민심을 되돌리는데 총력전을 기울였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국립묘지를 참배하며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송구스런 맘 뿐이었다"고 말했으며, 박영선 비대위원은 "광주시민들이 요즘 더민주에 차가운 매를 주시고 있다"며 "5·18 묘역에서 김 위원장이 무릎꿇고 사죄했다. 그 장면을 지켜보면서 진심을 느낄 수 있다"고 광주시민의 지지를 호소했다.
또한 우윤근 비대위원은 "호남 사람,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무릅꿇고 사죄하는 마음으로 모두 일어서겠다"고 말했고, 이용섭 비대위원은 "더민주가 야권의 맏형으로서 분열을 막지못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당 홍보위원장인 손혜원 선대위원은 "묘역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들으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며 자신이 설 연휴 때 광주를 위한 슬로건을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오후 김해 봉하마을로 이동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예정이며, 이틀전 김 위원장은 지난 29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을 방문해 입원 치료 중인 이희호 여사를 병문안했다.
이에 김성수 대변인은 "절대 안정을 취하라는 의사 권유로 이 여사와 대화를 나누지 못했고, 병실을 지키고 있던 김홍걸 교수와 30분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