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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호남행, 역풍? 아니면 반전?…야 선거막판 변수 부상

김종인 “너그럽게 받아들일 것”…安 “광주시민들이 판단하고 결정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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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광주=심원섭기자 |  2016.04.09 11:29:32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9일 오전 광주시 동구 문빈정사 인근에서 열린 '광주시민들께 듣습니다'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광주=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이 이번 호남방문에서 감성과 논리를 섞어가며 호소하기도 하고 설득하기도 하면서 광주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정계은퇴라는 배수진까지 치면서 온힘을 쏟은 것과 관련해 야권은 9일 현재 4일 남은 4·13 총선 판도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문 전 대표의 이번 정면돌파 시도가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를 비롯한 호남 민심에 역풍이 되느냐 아니면 반전의 모멘텀이 되느냐에 따라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호남은 물론 수도권 선거의 판을 흔들 막판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 전 대표가 당초 반문(반문재인) 정서의 확산을 우려해 자신의 광주행을 반대한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반대를 무릎쓰고 반문 정서의 진앙지로 꼽히는 광주를 직접 찾아가 용서를 구하는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특히 문 전 대표는 광주 선거 전패 우려감마저 감도는 상황에서 호남의 주도권을 다시 쥘 극적인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총선 패배는 물론이고 대선주자로서 자신의 지위까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절박감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반영하듯 문 전 대표는 호남이 지지를 거둔다면 대선불출마는 물론 정계은퇴까지 감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호남의 선택에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겠다는 극약처방을 내리면서 전날 오후 광주의 심장부인 충장로에서 광주시민들께 드리는 글을 통해 감성과 논리를 섞어가며 호소하기도 하고 설득하기도 하면서 광주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온힘을 쏟았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는 자신을 겨냥한 '호남 홀대론'에 대해서는 자신의 삶 궤적을 털어놓으면서 강한 어조로 반박해 주변에서는 광주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고해성사'를 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8일 오후 광주시 광산구 월곡시장의 한 식당에서 열린 '광주 4050과의 만남' 간담회에서 참석자에게 막걸리를 따르고 있다.(광주=연합뉴스)

앞서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과 함께 약 1시간가량 국립 5·18 민주묘지에 도착해 이례적으로 묘비가 아닌 분향대 앞에서 무릎을 꿇고서 민주화 열사를 위한 묵념을 한 뒤 구묘역까지 순례하는 것으로 첫 일정을 소화했다.

 

1시간에 걸쳐 묘비를 찬찬히 둘러본 문 전 대표는 돌탑에 '광주정신 총선승리'라는 문구를 새겨넣었으며, 방명록에는 "광주정신이 이기는 역사를 만들겠다"고 기록했으며, 오찬도 5·18 당시 시민군에게 주먹밥을 싸주던 식당에서 하는 등 '민주화 운동 성지'를 차례로 찾았다.

 

이어 문 전 대표는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장소인 충장로 우체국 앞에 와서는 광주시민들께 드리는 글이라는 '작심 반성문'을 읽으며 또 한번 허리를 숙였으며, 글을 읽는 동안 감정에 북받친듯 울먹이는 목소리로 "못난 문재인이 왔다. 여러분에게 야단을 맞고, 질타를 듣기 위해 왔다""미운정 고운정 다 든 못난 아들처럼 맞아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낮은자세'를 보이며 곳곳을 누볐으나 '쓴소리'를 듣겠다며 마련한 저녁 간담회에서는 패권주의 비판과 호남홀대론에 대해서는 물러서지 않고 강하게 반박했고, 국민의당과 안철수 대표에 대해서도 비판의 수위를 낮추지 않았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월곡시장에서 40~50대 시민 10여명과 가진 '막걸리 간담회'에서 '친노 패권주의'에 대한 비판에 "친노의 개념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던 사람들의 정치집단이라면, 패권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는 "한명숙 전 대표는 총선만 치르고 물러났고, 이해찬 전 대표는 '친노패권' 비판에 흔들려 대선에서 아무 역할을 못하고 사퇴했다""제가 막강해야 패권이지, 계속 흔들려 인사도 제대로 못했는데 무슨 패권이냐"고 반문한 뒤 '호남홀대론'에 대해서도 "참여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호남을 챙겨준 정부"라고 반박했다.

 

그리고 문 전 대표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호남에서 지지받는 분과 경쟁하며 얘기를 들었다. 박지원 의원이 당권대권 분리론을 얘기할 때는 정치공학적이라 생각했다""그러나 점점 기정사실이 되고, 제가 주범으로 얘기된다. 반박자료를 내려 한다"고 했다.

 

아울러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에 대해서도 "국민의당은 대안이 안된다. 호남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하냐""(호남 외에서) 안 대표 말고는 당선될 사람이 없다. 말하자면 자신의 당선을 위해 (창당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했다.

 

그러자 한 참석자는 "석고대죄하고 삼보일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다른 참석자는 "광주로 이사를 오라"고 말하면서 "노 전 대통령이 부엉이 바위에 올라간 마음으로 광주와 접촉해야 한다"는 얘기도 하는 등 많은 참석자들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문 전 대표는 이후 광주 유세지원 계획에 대해서는 "양향자 후보의 경우에는 유세차에 타달라고 하지만, 양 후보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8일 오후 광주시 광산구 월곡시장에서 시민들의 환영을 받으며 다음 일정으로 이동하고 있다.(광주=연합뉴스)

그러나 이날 문 전 대표의 광주행을 애초 계획한 대로 '조용한 방문'이 되지않고 지지자 500여명이 몰렸고, 일부 참석자는 '대통령은 우리가 만든다. 문재인 파이팅' 등의 문구가 쓰인 손팻말을 들고 문 전 대표의 이름을 연호해 오히려 문 전 대표 측에서 부담스러워 하며 "지원유세를 온 것이 아니다. 환호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더민주당 김종인 대표는 전날까지만 해도 "총선이 안 되면 그다음 꿈도 꿀 수 없다"며 부정적 입장을 표출했지만, 이날 문 전 대표의 광주 발언이 전해진 후 경기 일산 지원유세에서 기자들과 만나 " "진솔한 자기 신념을 표출했다. 광주시민들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달라진 반응을 나타냈다.

 

또한 이번에 공천배제된 범주류의 강기정 의원도 "12일의 짧은 호소만으로 광주 민심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지만 현재 국민의당을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흐름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지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전남 나주·화순의 신정훈 의원은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호남 민심을 달래려는 노력이 받아들여지면 좋겠고 일정 정도 효과가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호남 내 반문 정서에 기대어 '반문 마케팅'을 벌여온 국민의당 내에서는 이번 광주행을 평가절하하거나 역풍을 주장하면서도 내심 국민의당의 호남내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까 예의주시하는 모습도 감지됐다. 중앙당 차원에서는 신중모드 속에 말을 아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는 경기 광명시 합동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표의 광주 방문에 대해 "광주시민께서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고만 짧게 반응했다.

 

김희경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번 총선은 특정 개인의 문제를 결정하는 선거가 아니고 새로운 변화로 정치를 바꾸고 정권교체의 기반을 마련하는 선거"라고 밝혔으며, 박지원 의원은 트위터에서 "호남 특히 광주에서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지지를 거둔 것은 오래 전 일"이라고 이번 방문의 의미를 축소했다.

 

또한 김한길 의원은 전남 보성 지원유세 도중 "일회성 방문으로 말 몇 마디 한다고 해서 계파 패권주의를 막무가내로 밀어붙인 책임, 야권을 분열시킨 책임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고 쏘아붙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민심의 추가 악화를 막았다는 평가와 함께 판세 자체를 되돌릴만한 변수로 작용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평가가 엇갈렸다.

 

명지대 신율 교수는 "지금 호남은 문 전 대표가 '대선 후보로서도 아니다'라고 생각하며 대안을 찾고 있는데 문 전 대표가 '불출마하겠다'고 해서 겁먹겠느냐""국민의당의 높은 지지에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용화 정치평론가는 "문 전 대표의 사과와 반성 전략이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9일 무등산 문빈정사 앞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경로당을 방문한 후 전북으로 넘어가 정읍과 전주, 김제, 익산을 차례로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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