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주류의 대표 격인 김무성 전 대표가 13일 오전 비주류 주도의 ‘당내당(黨內黨)’ 격 모임인 비상시국회의 회의 직후 의원회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동지들과 같이 할 경우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고, 좀 더 신중하게 상의하고 있다”고 탈당 후 신당 창당 의지를 분명히 했다. 왼쪽은 대뎝인을 맡고 있는 황용철 의원.(사진=연합뉴스)
이어 김 전 대표는 “무책임한 좌파에게 이 나라를 맡길 수 없지만, 친박계들이 장악한 지금 새누리당으로는 어떤 변신을 해도 국민이 진정성을 믿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좌파의 집권을 막을 수 없다”면서 “이제 가짜 보수를 걷어내고 신보수와 중도가 손을 잡고 좌파 집권을 막고 국가 재건에 나서야 한다”고 야당 집권을 ‘좌파 집권’으로 규정하며 신당 창당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전 대표는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대통령이 아니라 헌법적 절차를 지키는 게 보수이고 국민에게 책임을 주는 게 보수라고 생각한다”면서 “정치를 국민이 아니라 봉건시대 주군에 대한 충성 부대로 접근하는 가짜 보수에게 보수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 국민이 믿고 의지할 새 보수정당 탄생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 전 대표는 자신과 유승민 의원을 배신의 정치라고 비판한 친박 지도부에 대해 “현 지도부와 박 대통령이 먼저 국민과 당을 배신하고 지켜야 할 도리를 지키지 않았다”며 “지도부는 대통령의 정치적 파트너가 아니라 정치적인 노예”라고 맹비난했다.
김 전 대표는 “친박 지도부가 이 같은 엄청난 사태에도 불구하고 죄의식 없이 책임조차 지려고 하지 않는데 이 점은 대통령도 마찬가지”라며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을 자신의 사당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박 대통령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러나 김 전 대표는 탈당 및 신당 창당 시점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저희들은 새누리당을 장악하고 있는 가짜 보수를 몰아내고 진정한 건전 보수들이 당을 재건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당장 탈당을 결행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 이유는 비박계의 또 다른 중심축인 유 의원이 즉각 탈당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대다수 비박 의원들도 일단 당내에서 ‘친박 8적’ 제거 노력부터 해야 한다며 즉각 탈당에 부정적 반응을 보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비상시국회의는 공식 출범할 친박계의 ‘혁신과 통합 연합’ 모임과 함께 당권을 위한 힘겨루기를 한다는 시각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우려를 반영해 이날 대표·실무자 연석회의를 통해 해체를 결정하고 또 다른 ‘헤쳐모여’를 곧장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표는 “비상시국회의의 본래 목적은 헌법을 위반한 대통령을 탄핵하고 현 지도부에 책임을 물어 사퇴를 시키기 위한 목적이었다”면서 “그 목적이 달성했다고 생각해서 비상시국위원회를 해체하고 건전한 보수모임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한 발전적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