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12.19 13:55:39
▲이명박 전 대통령이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생일 기념 만찬에 입장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강남구 한 음식점에서 옛 친이계 전·현직 의원들과 만찬 회동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이 탄핵 사유를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하면서 새누리당의 진로에 대해서도 “국민이 원하는 대로 해야 할 것 같다”고 답변했다.
이날 만찬에는 새누리당 현역 의원으로는 정병국·나경원·이군현·주호영·권성동·김영우·박순자·홍문표·장제원·정양석·윤한홍·이만희·장석춘·정운천·최교일 의원 등 15명이 참석했으며, 이재오 전 특임장관, 임태희·정정길 전 대통령 실장, 이동관 김두우 전 홍보수석, 김효재 전 정무수석 등 전 청와대 참모진까지 합치면 33명이 이날 회동에 함께하는 등 옛 친이계 인사뿐만 아니라 2007년 이명박 캠프 시절을 함께한 사람들이 참석대상이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건배사를 겸한 인사말에서 “먹구름을 걷어내는 새 시대를 열어갔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이 다시 태어나서 발전하는 기회를 얻기를 소망한다”고 밝혔으며, 이어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제2회 화덕경제포럼 기조연설 내용을 소개하며 “국내 이야기는 일절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날 만찬에 참석한 한 인사는 “이날 한 현역의원은 ‘보수라고 얼굴을 들고 다니기 민망할 정도인 시대가 돼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며 “그 의원은 ‘그래도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다시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다른 의원은 “보수가 나아갈 길이 잘 안 보인다”며 “오늘 이 모임이 이런 고민을 함께하고 새누리당이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함께 생각하고, 어떻게 보수를 살리고 한국을 살리는지 함께 걱정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고 한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우 의원은 만찬 전 취재진과 만나 “지금 새누리당이 국민과는 너무나 괴리가 돼 있고 보수의 가치를 실현하는 정당이 아니라 도로 친박당이 되는 격”이라며 “오늘 모임에서 이 문제를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인사들은 이 전 대통령의 제17대 대통령선거 승리 일이자 생일, 결혼기념일이기도 한 12월 19일을 ‘트리플 크라운 데이’라고 부르며 4년 연속 모임을 해왔으며 박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로 이날 모임 자체를 갖지 말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차분한 분위기 속에 식사하기로 하고 회비도 각자 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