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12.25 12:27:34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과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탄핵심판 인용, 한국사회 적폐 청산을 촉구하는 9차 주말 촛불집회가 24일 추운 날씨에 성탄 전야라는 썩 좋지 않은 조건이 겹쳤음에도 불구하고 주최 측 추산 연인원(누적인원) 70만여명, 경찰 추산 일시점 최다인원 5만3천명이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 광장으로 몰려나와 마치 축제와 같은 분위기로 집회에 동참했다.(사진=연합뉴스)
반면 탄핵에 반대하는 보수단체들도 적지 않은 인원을 끌어 모아 서울 청계광장과 덕수궁 대한문 앞 등 촛불집회 장소 남쪽에 모인 탄핵 반대집회 참가자들은 언론과 종북세력이 이번 사태를 촉발했다고 주장하는 등 맞불집회를 이어갔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가수 마야, 이한철, 에브리싱글데이가 출연한 사전행사 ‘퇴진콘서트 물러나쇼’에 이어 현 시국을 영상화한 윤종신의 뮤직비디오 ‘그래도 크리스마스’가 본 행사의 문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노동계 등 각계 인사와 시민들의 시국발언도 이어지는 등 ‘끝까지 간다! 9차 범국민행동-박근혜 정권 즉각 퇴진·조기 탄핵·적폐 청산 행동의 날’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이와 관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이재화 변호사는 헌재를 향해 “탄핵심판이 오래 걸릴 이유가 없고, 재판 지연은 또 다른 부역”이라며 “촛불이 사그라지면 헌재는 언제든 엉뚱한 판결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도 법원의 결정으로 신교동교차로, 우리은행 삼청동 영업점, 팔판동 126맨션, 삼청로 세움아트스페이스 앞, 안국역 ‘룩센트 인코포레이티드’ 앞 등 청와대·국무총리공관·헌재 인근에서 오후 10시30분까지 행진이 허용돼 본 행사 후 오후 6시30분께부터 5개 경로로 행진이 시작됐다.
헌재 쪽으로 행진한 참가자들은 ‘뿅망치’를 두드리며 신속한 탄핵심판 인용을, 총리공관 쪽 대오는 ‘레드카드’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퇴진을 각각 촉구한 뒤 오후 8시께 행진을 평화롭게 마무리하고 광화문 광장으로 돌아와 ‘하야 크리스마스’라는 제목으로 2부 행사를 이어갔다.
▲크리스마스 이브이자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9차 촛불집회가 열린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청년산타들이 대통령 퇴진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연인과 함께 촛불집회에 참가하는 것으로 성탄 전야를 보내려는 젊은이들도 광화문 곳곳에서 일찍부터 눈에 띄었으며, 이들은 2부 행사로 열린 ‘하야 크리스마스’ 행사에는 서울재즈빅밴드, 연영석, 루이스초이 등이 출연하는 캐럴을 선사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은 ‘징글벨’을 “촛불 이겨서 하야한다면 흥겨워서 소리 높여 노래부를래” 등으로 바꾸는 등 다양한 개사곡들이 등장하는 등 기존 캐럴 노랫말을 현 시국에 맞게 바꿔 부르는 시간도 마련하기도 했으며, 본 행사 중 오후 6시 참가자들이 일제히 소등한 후에는 정부서울청사 벽면에 ‘박근혜 구속 조기탄핵’이라는 문구를 빔으로 쏘는 퍼포먼스도 있었다.
▲24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9차 주말 촛불대회를 찾은 인파가 함성을 외치고 있다. 주최 측은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1만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광주=연합뉴스)
경남 창원시청 앞 창원광장에서 열린 9차 경남 시국대회에서도 많은 시민이 산타클로스 모자를 쓰고 빨간색 외투를 입거나 사슴뿔 장식이 있는 머리핀을 달고 참가해 박 대통령 퇴진과 구속 수사, 탄핵심판 조기 인용을 촉구했다.
그리고 제주에서도 ‘박근혜 정권 퇴진 제주행동’ 주최로 제주시청 민원실 앞 도로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우병우 전 민정수석 구속, 황교안 권한대행 사퇴를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리는 등 주최 측은 서울 외 지역 10만2천명이 모였다고 발표했다.
▲24일 서울광장 인근에서 박사모 등 보수단체의 탄핵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에 탄기국 대변인인 정광용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장은 “집회에 단가 150원 하는 태극기 10만장을 배포했다”며 “이렇게 많이 오실 줄은 저도 몰랐다. 다음 주 토요일인 31일 오후 4시에도 이 자리에 한번 더 모여 달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이날 집회에 참석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촛불보다 더 거대한 태극기 물결 때문에 탄핵이 반드시 기각될 것”이라며 “무슨 말만 하면 ‘비선실세 국정농단’이라 하는데 역대 정권에서 비선실세가 없었던 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최 측은 청계광장에 10만명이, 대한문 앞에는 160만명이 모였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일시점 최다 인원을 1만5천명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