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12.25 14:48:04
▲박근혜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 등 비위 의혹과 최순실(60·구속기소)씨 국정 농단 의혹 전반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크리스마스가 포함된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핵심 참고인들을 줄소환 하며 강행군을 이어가 관심을 끌었다.(사진=연합뉴스)
특검은 24일 ‘비선 실세’ 최순실씨를 비롯한 ‘체육계 대통령’으로 불리운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데 이어 25일 에도 김 전 차관을 재소환 한 데 이어 박근혜 대통령을 가장 오랜 기간 가까이서 보좌한 정호성(47)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소환해 그의 ‘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검팀이 이처럼 강행군을 하는 이유는 30일의 추가 수사 기간이 보장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 70일간의 기본 조사 기간에 핵심 의혹 규명을 모두 마친다는 목표 아래 수사 초반부터 전력 스퍼트를 하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비선실세로 '국정농단'을 한 혐의로 구속된 최순실씨가 24일 오후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 국정농단 사건 수사 특별검사팀' 서울 대치동 사무실에 첫 공개 소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검팀은 박영수 특검 아래 △수사1팀(박충근 특검보·신자용 부장검사)은 기존 검찰수사를 △수사2팀(이용복·양석조 부장검사)은 문화체육관광부 수사를 △수사3팀(양재식·김창진 부부장검사)은 세월호 7시간 의혹을 △수사3팀(윤석열 검사·한동훈 부장검사)은 대통령 제3자뇌물수수 등을 각각 맡고 있는 총 4개의 수사팀을 두고 있는데 최씨는 이들 4개팀 모두 조사는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기자브리핑을 통해 “기존 공소사실 이외에 확인할 부분이 있다”며 “뇌물죄도 포함된다”고 말해 최씨가 뇌물수수 피의자로 입건됐음을 시사해 특검이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를 정조준 한다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24일 오전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 국정농단 사건 수사 특별검사팀' 서울 대치동 사무실에 첫 공개소환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또한 청와대 근무 간호장교이던 조여옥 대위도 이날 비공개 소환돼 다음날 새벽 3시까지 고강도 조사를 받은 사실도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앞서 조 대위는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박 대통령의 미용 목적 시술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일부 진술을 번복하거나 앞뒤가 맞지 않는 해명을 하는 등 여전히 ‘세월호 7시간’ 의혹을 풀 핵심 참고인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특검팀은 청와대 압수수색을 염두에 두고 조 대위를 상대로 청와대 관저 의무동(대통령 전담)과 의무실(직원 담당) 구조 등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대대적 진입보다는 마찰·갈등이 적은 특정 구역 위주의 ‘외과수술식’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청와대 외부에서 압수수색영장에 제시된 자료를 받는 방식이 아니라 직접 들어가 통상의 압수수색을 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장시간에 걸친 조 대위 조사는 특검 수사의 하이라이트가 될 청와대 압수수색이 임박한 것으로도 받아들여진다.
▲25일 특검은 김종 전 문체부차관을 재소환 한 데 이어 박근혜 대통령을 가장 오랜 기간 가까이서 보좌한 정호성(47)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소환해 그의 ‘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자료사진=연합뉴스)
정 전 비서관은 박 대통령 취임 전후로 박 대통령은 물론 최씨와도 수시로 연락하며 두 사람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했으며, 특히 검찰 수사에서 그가 최씨에게 넘긴 것으로 드러난 외교·안보 등 대외비 문건만 47건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정 전 비서관은 박 대통령, 최씨와의 통화내용을 수시로 녹음해 그 파일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면서 ‘국정농단’의 물증으로 주목받았으며, 특히 파일 중에는 그가 최씨와 박 대통령의 취임사를 논의하거나, 최씨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깍듯하게 대한 정황도 담겨 있다.
따라서 박 대통령과 최씨 사이에 오간 대화 내용을 가장 잘 아는 측근인 정 전 비서관을 상대로 박 특검팀은 기존 검찰이 기소한 혐의 외에 나머지 의혹도 강도 높은 추궁을 할 전망이며, 특히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이나 ‘비선 진료’ 의혹,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비위 의혹 등도 조사 내용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 전 비서관은 박 대통령을 세월호 참사 당일 ‘비선 진료’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는 최씨의 단골 병원 원장 김영재씨의 부인인 박채윤씨와 통화한 정황이 드러난 바 있어 ‘세월호 7시간’과 김씨 ‘특혜 의혹’ 등에 대한 진술이 주목된다.
특검팀은 이날 정 전 비서관을 소환해 혐의에 대한 기존 진술을 확인하는 것에 더해 일부 새롭게 조사할 부분도 있다고 설명해 그가 적극적으로 진술할 경우 기존 검찰 수사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뇌물죄 입증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가 20년 가까이 박 대통령 곁을 지키며 ‘충성’한 인물인 만큼 대통령에게 불리할 진술을 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