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12.31 15:36:50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왼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보수와 진보, 함께 개혁을 찾는다'토론회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발언을 듣고 있다.(자료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한 이재명 성남시장,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등 야권 대선주자들이 ‘최순실 게이트’가 강타, 탄핵안 가결로 귀결되며 전국 각 지역으로 흩어져 광장에서 촛불을 드는 것으로 숨 가쁘게 흘러온 한해를 마무리하며 새해에는 적폐청산과 개혁을 화두로 지지층 결집경쟁에 나설 예정이다.
조기대선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온 상황에서 부패한 기득권을 청산하고 불평등을 해소할 적임자라고 강조하며 연초부터 분주한 행보를 이어가는 셈이다.
민주당 문 전 대표는 31일 전주를 방문해 촛불집회에 참석한 뒤 광주로 이동해 1박을 한 뒤 새해 첫날 광주에서 산행하는 등 연초 반풍(반기문 바람) 상륙이 예고된 상황에서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에서 한해를 마감하고 또 한해를 시작하는 상징적 행보를 통해 텃밭에 구애를 보내는 한편으로 대세론 굳히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총선 전 광주를 찾아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정계은퇴를 하겠다”고 약속한 것과 관련해 최근 “여전히 살아있는 약속”이라고 말한 바 있는 문 전 대표는 그동안 ‘국가 대청소’ 의지를 피력해오면서 새해 화두로도 적폐청산, 사회 대개혁, 정권교체를 지속적으로 내세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문 전 대표는 임진왜란 당시 실의에 빠져 있던 서애 유성룡에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지어 보낸 글귀인 ‘재조산하(再造山河)’, 즉 “나라를 다시 만들다”라는 뜻을 신년 사자성어로 정하고 “국민이 바라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준비된 후보’로서의 면모를 보일 것”이라며 “사회대개혁과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 계획들을 적극 발표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문 전 대표측 김경수 의원은 이날 CNB 뉴스와의 통화에서 “문 전 대표는 ‘폐허가 된 나라를 다시 만들지 않으면 죽을 자격도 없다는 생각했던 충신들의 마음으로 지금 우리가 절박한 마음으로 대한민국 대개조에 나서야 한다’ 뜻에서 이 문구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당 안 전 대표는 지난 29일 원내대표 선거에서 자신의 측근인 김성식 의원이 호남 출신 중진인 주승용 의원에 큰 표 차로 패배한 것을 두고 탄핵 정국에서 이재명 시장에게 지지율 면에서 밀리는 상황에서 등 영향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는 또 하나의 내부의 악제를 만난 셈이어서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따라서 존재감 부각에 부심해온 안 전 대표로서는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는 뜻의 ‘마부위침(磨斧爲針)’을 새해의 사자성어로 내놓았을 뿐 단배식과 국립현충원 참배, 이희호 여사 예방 등 당 차원의 새해 첫날 공식 일정 등 기존에 준비 중이던 연말·연시 일정과 신년사를 원점에서 재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최근 결선투표제 드라이브를 걸며 개혁 대 수구 대결 구도를 강조해왔던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원내대표 선거 결과를 본 이후 일정과 메시지를 다시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31일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한 뒤 1일엔 성남에서 시민과 해맞이를 하고 민주당 단배식에도 참석한 예정이며 1월 둘째 주 주말에는 1박2일로 전남 해남을 찾아 강연 등 일정을 소화할 계획도 잡는 등 새해 벽두에도 사회 각 분야 개혁을 국가 과제로 내세울 계획이다.
이 시장은 이날 직접 지은 ‘송년시’에서 “꼭두각시놀음 끝난 자리에 녹슨 문고리 떨어지고 시계는 재깍재깍 혁명을 재촉한다/군림하던 자 한낮의 기억을 잃고 칼춤 추던 자 칼 피해 숨는다…머리칼 쭈뼛 세워 구석구석 혁명의 세포를 깨운다 / 70년 적폐 불살라 내일을 밝힌다”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31일 광화문 촛불집회와 보신각에서 열리는 타종식에 참여한 뒤 1월 1일에는 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민주당 단배식에 참석할 예정이며 연초에는 지역 방문 없이 구청 신년인사회를 소화한다.
박 시장은 신년사에서 “시대교체의 때가 됐다. 보낼 건 보내고 끝낼 건 끝낼 마지막 기회”라며 청와대·검찰·재벌개혁과 한국형 기본소득의 도입을 강조했다.
신년사에서 “국민 공분을 새 대한민국을 만드는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며 개혁을 강조한 안희정 충남지사는 1일 충남 보훈공원 현충탑에서 참배한 뒤 예산 수덕사 요양원 방문 후 새해 타종식에 참석할 예정이며 이달 호남을 방문한 데 이어 내달 7∼8일 목포와 광주 등을 다시 찾아 세몰이에 나서며 앞서 6일엔 강원지역도 방문한다.
신년사에서 “정치와 경제 등 모든 영역에서 분권이 필요하고 개헌을 통해 분권화로 가야 한다”고 개헌 필요성을 재차 강조한 김부겸 의원은 31일과 1일 지역구인 대구에서 주민들을 만나고 다음달 3∼4일엔 제주를 찾아 4·3 평화공원 방문, 지역 언론 인터뷰와 주요 인사 면담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다음 달 중순께 ‘국민주권 개혁회의’ 발대식을 개최하는 등 창당 작업에도 속도를 내면서 독자세력화를 선언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새해 첫날 새벽에 지지자들과 함께 북한산에 올라 새해 해맞이 행사를 한 뒤 신년사를 통해 개헌을 통한 제7공화국 건설과 정치권의 새판짜기를 강조할 예정이며 반 총장 귀국 후 연대 여부 등에도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