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7.01.02 12:02:13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사가 아직 진행 중이지만 올해 조기대선 가능성은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 속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차기 대통령 후보 선호도조사에서 유일하게 20%대의 지지율을 보이며 1위를 달리는 것은 물론, 특히 현 시점에서 범여권 후보로 인식되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의 가상 양자 대결, 반 전 총장·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의 가상 3자 대결에서 모두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연합뉴스와 KBS가 지난달 28~29일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남녀 유권자 2천22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2.2%p)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가장 많은 21.6%가 가장 선호하는 대통령 후보로 문 전 대표를 꼽았다고 2일 발표했다.
다음으로 반 전 총장은 17.2%로 2위, 민주당 소속인 이재명 성남시장이 11.4%로 3위에 올랐고,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 안희정 충남지사가 나란히 4.6%로 공동 4위를 차지했으며, 최근 새누리당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3.4%, 박원순 서울시장 3.1%,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2.1%, 개혁보수신당 소속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 1.8%과 유승민 의원 1.7%로 뒤를 따랐다.
문 전 대표는 약 11개월 전인 지난해 2월 14일 연합뉴스-KBS 공동조사 때보다 3.7%p 상승한 반면, 당시 압도적 1위였던 반 총장의 선호도는 11.1%p나 급락했고, 안 전 대표 역시 3.2%p 떨어졌다.
문 전 대표는 지역별로는 광주·전라 28.0%와 서울 26.1%에서, 연령별로는 30대 30.6%와 40대 30.0%, 20대 이하 28.3%에서, 이념 성향으로는 진보층 37.1%에서 비교적 높은 지지도를 보였으며, 반 전 총장은 대구·경북 25.1%과 대전·충청 23.2%, 60대 이상 36.0%, 보수층 36.1%로 지지도가 높았다.
반 전 총장이 범보수 후보로 출마한다고 가정할 경우, 이른바 ‘진보 대 보수 양자 대결’에서는
문 전 대표 42.9%, 반 전 총장 30.7%을 12.2%p나 앞섰고, 이 시장은 40.3%로 반 전 총장 30.2%를 10.1%p나 따돌렸으며, 안 전 대표는 31.6%로 반 전 총장 30.4%을 오차 범위에서 근소하게 앞서는 등 야권의 3강 주자들이 반 총장을 모두 이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리고 진보 진영이 분열하고 반 전 총장이 범보수 후보로 출마하는 3자 가상 대결에서도 문 전 대표-반 전 총장-안 전 대표 간 대결에서는 문 전 대표가 39.4%로 반 총장 27.5%와 안 전 대표 12.1%를 압도했으며, 이 시장-반 전 총장-안 전 대표 간 대결에서도 이 시장이 33.7%로 반 총장 27.3%, 안 전 대표 14.7%를 압도하는 등 민주당 유력 주자들이 모두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6년 만에 재현된 4당 체제 정당지지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36.3%의 지지율로 2위인 새누리당 12.4%를 3배 가까이 앞서며 멀치감치 따돌렸으며, 국민의당이 9.7%로 3위를 차지했고, 가칭 개혁보수신당이 5.9%로 4개 교섭단체 가운데 마지막에 자리했고 정의당은 3.6%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해 2월 연합뉴스-KBS 조사 때의 지지율 23.1%와 비교하면 약 11개월 만에 13.2%p 뛰어오른 반면 국민의당은 창당 초기인 지난 2월의 10.6%와 비교해 오차 범위에서 소폭 떨어진 성적표를 받았으며 새누리당 지지율은 당시 40.9%와 비교해 3배 이상 폭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여파에다 비박계의 집단 탈당으로 여권이 분열되면서 급락세를 보여 새누리당과 신당의 지지율을 합쳐도 18.3%로 지난해 2월 지지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무엇보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표를 던졌던 유권자 중 29.1%만 새누리당을 지지하고, 민주당으로 이동한 유권자가 14.0%에 달한 점이 눈에 띈다.
지역별로는 민주당이 정치적텃밭인 광주·전라에서 46.5%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고, 대전·충청에서 40.6%, 서울에서 38.4%, 인천·경기에서 37.5%를 기록했으며, 특히 전략 지역으로 공략 중인 부산·울산·경남에서도 34.2%를 기록한 반면 지난 4·13 총선에서 호남을 석권했던 국민의당은 이곳에서 22.7%로 민주당의 절반 수준으로 밀렸고 서울에서도 10.6%로 간신히 두 자릿수를 보였다.
새누리당은 지역 기반인 대구·경북에서 22.8%로 가장 높았고, 서울에서 11.0%로 두 자릿수를 넘겼지만, 나머지 지역에서 한 자릿수 지지율에 그쳤으며, 개혁보수신당은 여권이 강세인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에서 나란히 8.4%의 지지율을 나타냈으나, 서울에서 4.4%로 부진한 거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