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이재만, 안봉근(자료사진=연합뉴스)

헌법재판소는 5일 오후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첫 증인신문이 증인들이 출석하지 않음에 따라 사실상 공전할 기로에 섰다.

헌재는 이날 오후 2시 증인인 청와대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에게 현재까지 ‘증인출석 요구서’를 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으며, 요구서를 수령한 오후 3시 증인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은 이날 오전 불출석 사유서를 헌재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구체적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요구서를 받은 뒤 불출석 의사를 밝힌 이 행정관과 같은 시간 소환된 윤전추 행정관만 남게 돼 결국 오후 2시·3시에 예정했던 4명의 증인 중 1명의 출석만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사실상 첫 증인 신문이 파행으로 끝날 위기에 처한 셈이다.

헌재는 2일 우편을 통해 이들 4명의 주소지로 요구서를 발송했으나 이재만·안봉근 전 비서관에게는 닿지 않았다. 이후 인편 전달 시도 역시 실패로 끝났다.

요구서를 받지 않으면 증인출석 의무 자체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구인영장을 발부해 강제 구인하거나 출석요구 불응에 따른 처벌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재만·안봉근 전 비서관의 경우 출석 요구서를 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 외에는 아무 조치를 할 수 없는 ‘법적 뇌사’ 상태인 셈이다.

▲청와대 이영선 행정관. (자료사진=연합뉴스)]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의 일원인 이재만·안봉근 전 비서관은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청와대 출입·비밀문서 취득 등을 돕거나 묵인한 의혹을 받고 있으며, 이영선·윤전추 행정관은 청와대 소속 공무원이면서도 사인에 불과한 최씨의 개인 비서 역할을 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헌재는 이들의 행동에 박 대통령의 권한 남용·국민주권주의 위배 등을 따지기 위해 증인으로 소환해 박 대통령의 지시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었지만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의 신년 기자 간담회 전후를 기점으로 박 대통령 측 관련자들이 조직적 불응 움직임을 보인다고 해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