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7.03.02 13:42:09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서대문독립공원 독립문 앞에서 열린 3·1 독립만세운동 행진에 시민들과 함께 참가해 태극기를 든 채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헌법재판소의 탄핵선고를 앞두고 지역 방문과 정책발표 등 공개 행보를 최소화하며 탄핵정국에 집중했던 문 전 대표는 지난달 22일 안보자문단을 공개한 이후 8일 만인 2일 오후 구로구 G-벨리컨벤션 센터를 방문해 ICT(정보통신기술) 현장 리더들과 간담회를 할 예정이다.
문 전 대표는 탄핵선고일이 코앞에 닥치고 특검 연장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부일정을 가급적 자제했지만,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헌재의 최종 변론 기일이 지나고 특검 연장이 무산되면서 정책 행보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의 한 핵심인사는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물론 탄핵 정국에 집중하기 위해 외부 정책행보를 최소화한 것은 맞지만, 탄핵 이후도 대비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정책행보를 재개하는 것”이라면서 “오늘 행사도 갑자기 잡힌 게 아니라 주최 측 초청에 그동안 날짜를 잡지 못하다가 이제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동안 독보적인 선두를 유지하면서도 30% 초반의 ‘박스권’에 갇혔다는 평가를 받았던 문 전 대표가 오늘 발표된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 조사에서 35%선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한 단계 도약할 모멘텀을 마련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그동안 공공부문 일자리에 방점을 찍어왔던 일자리 정책을 민간 일자리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ICT 리더들과 대화에서 “ICT 분야를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모델로 정착시키겠다”며 중소벤처기업 붐을 다시 일으키겠다는 민간 일자리에 대한 중요성을 역설함으로써 공공분야 일자리에만 치중한다는 일각의 비판을 불식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특히 문 전 대표는 사이트나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위한 일종의 추가기능으로 이용자들이 액티브엑스 등 플러그인으로 불편을 겪어왔던 점을 감안해 “정부가 관리하는 모든 사이트에서 액티브엑스를 없애겠다”며 노플러그인(No-plugin) 정책을 천명하면서 공인인증서 제거 추진, 컴퓨터 보안환경 대폭 개선도 약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자신이 공언한 ‘전국에서 고른 지지를 받는 통합형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야권 민심의 풍향계인 호남의 마음을 얻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상황인식에 따라 캠프 요직 대부분을 호남 인사로 채우며 ‘텃밭 민심’을 끌어안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사진=문재인 캠프 제공)
‘탄핵 우선’이라는 기조 아래 공식적인 발표나 발대식을 열지는 않았지만, 문 전대표의 ‘호남 구애’(求愛)는 요직에 앉은 인사들의 4분의 3 이상이 ‘호남 비문(비문재인)’ 인사나 국민의정부에서 일했던 ‘DJ 뿌리’를 가진 인사라는 면면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우선 발표된 5명의 공동선대위원단장 중 목포 출신인 전윤철 전 감사원장과 광주 출신인 김상곤 전 민주당 혁신위원장이 포진했으며, 앞으로 호남 중진 인사가 2~3명 더 추가될 것으로 보이며, 최근 설치된 2실(비서실·종합상황실)과 총무본부·방송토론본부·미디어본부·전략본부·정책본부·홍보본부·SNS본부·여성본부 인사 등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2실을 이끄는 전남 장흥의 임종석 비서실장과 전남 고흥이 고향인 강기정 상황실장도 모두 호남 ‘86그룹(1960년대생·80년대 학번)’ 출신 전직 의원 들이며. 각 본부를 총괄하는 송영길 총괄본부장도 전남 고흥 출신의 ‘비문·86그룹’ 인사이며, 총무본부장인 김영록 전 의원은 전남 완도 출신이다.
전략기획본부는 전병헌 전 원내대표가 본부장을, 이훈 의원이 부본부장을 맡아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두 사람이 나란히 자리한 셈이며, 여기에 전주 출신의 진성준 전 의원이 부본부장으로서 전략에 참여하고 미디어본부장을 맡은 박광온 의원도 전남 해남 출신이다.
그리고 전북 익산 출신의 한병도 전 의원도 조직부본부장으로 역할을 하며 전남 함평 출신의 이용섭 전 건설교통부 장관은 비상경제대책단장으로 일하며, 전남 순천 출신의 김태년 의원이 특보단장을 맡아 캠프 안팎에서는 모든 캠프 인사가 호남인사로 귀결된다는 뜻으로 ‘기승전(起承轉) 호남’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문 전 대표와 함께하거나 ‘친문 직계’로 분류되는 참모들은 아예 캠프 구성에서 빠지거나 각 조직의 장들을 측면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도 관심을 끌고 있다.
최측근 중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비서실 부실장을 맡았고, 정태호 전 청와대 대변인 역시 정책본부의 정책상황실장을 맡아 캠프와 싱크탱크인 ‘국민성장’의 가교 구실을 하며 문 전 대표의 보좌관으로 지근거리에서 함께 했던 윤건영 전 특보 역시 상황실 부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와 관련 문 전 대표는 지난 1월31일 여의도의 한 커피숍에서 기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캠프 구성을 보면 친노·친문이란 얘기를 듣던 분들은 소수이고, 새로운 면면으로 구성됐다는 점, 패권주의라는 말과 다르게 확장과 통합을 위한 노력을 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