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인생을 노래하는 요즘 학업, 스마트폰, 컴퓨터, 가사 노동 등으로 현대인의 척추 수명은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척추 디스크나 협착증 환자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1부터 2015년까지 디스크 진단 환자는 170만 명에서 189만 명으로 증가했으며, 협착증 환자는 107만 명에서 146만 명으로 무려 39만 명이나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수술을 하게 되는 경우도 늘어나야 하는데, 특이하게도 척추 수술 건수는 `11년 16만 8천 건에서 `14년 15만 5천건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불필요한 수술에 대한 인식이 증가했기 때문인데, 여기에는 과거 수술을 지나치게 권유했던 일부 의사와 척추 수술에 대해 지나치게 높은 환자의 기대감 모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80~90년대 국내 병원에 MRI가 보급되면서 척추 진단이 쉽고 정확해 졌으며, 이로 인해 척추 수술이 보편화되고 많은 척추 병원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09년부터 `13년까지 이루어진 98만 건의 척추 수술 중 약 12만 9천 건의 척추 수술이 조정을 받았다. 이를 수술 조정률이라고 하는데, 건보공단이 본인부담금을 뺀 수술비를 청구한 병원에 적절한 수술이었는지를 검사해 적절치 않다고 판단된 부분에 대해 지급을 거부한 비율이다. 척추 수술의 경우 약 13.2%의 조정률을 보였는데, 이는 100건 중 약 13건 정도가 건강보험 기준에 맞지 않은 수술을 했다는 소리다.
2014년 대한통증의학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술 환자의 3/4 정도가 수술에 보통이거나 불만족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척추 수술은 꼭 필요한 수술이며 분명히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다. 꼭 수술을 해야 하는 환자들이 소문이나 부정확한 정보를 듣고 수술 시기를 놓치거나 잘못된 수술 방법을 택할 때 의사로서 가장 안타깝다.
척추 치료는 크게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마비 증상 없이 통증 위주로 증상이 나타날 경우 대부분 수술없이 치료가 가능하다. 이때는 약물 및 물리 치료, 신경 주사 치료와 같은 방법을 적절히 사용해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를 6~8주 이상 지속적으로 시행했음에도 효과가 없는 경우, 대소변 장애가 있는 경우, 10분만 걸어도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수술적 방법을 통한 치료를 고려해봐야 한다.
모든 척추 질환은 손상 정도가 크면 클수록 수술적 치료 밖에 없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 버티다가 치료가 어려워지기 전에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서울부민병원 척추센터 차유현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