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예진 씨(왼쪽), 오원탁 씨. (사진제공=부경대)
최근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한 '함덕해수욕장 영웅'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부경대학교 IT융합응용공학과 4학년 이예진(24)씨와 그의 남자친구 오원탁(27‧남)씨가 구조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달 23일 휴가 차 방문한 함덕해수욕장에서 카약을 타던 중 50미터 뒤쪽 바다에 빠져 비명을 지르던 여섯 살 난 여자아이를 발견했다. 튜브를 타고 물놀이 하던 여자아이가 강풍에 휩쓸려 먼 바다 쪽으로 떠밀려 튜브가 뒤집어지며 물에 빠진 것이다. 그 아이를 구한 뒤 홀연히 사라져 이들은 SNS 등에서 '천사커플', '현실판 다크나이트' 등으로 불리며 큰 화제가 됐다.
부경대 캠퍼스에서 만난 이 씨는 "그때 아이를 배 위로 건져 올리고 남자친구가 아이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동안 저는 펑펑 울면서 해변으로 가기 위해 미친 듯이 노를 저었어요"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씨는 "구조 당시 아이 입술이 검푸르게 변해있어 혹시 잘못되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너무 무서웠어요. 우리도 기진맥진 탈진된 상태였지요. 그래서 호흡이 돌아온 아이를 부모 품에 안겨준 뒤 자리를 떠났어요"라고 말했다.
당시 구조 소식이 전해지자 언론과 네티즌들은 이 '얼굴 없는 영웅'들을 찾기 시작했고, 아이의 상태가 궁금했던 이 씨가 한 언론에 연락하면서 이들의 정체가 드러나게 됐다.
이들을 수소문해 왔던 아이의 부모와도 연락이 닿았다. 일본에서 여행 왔던 아이의 가족은 경황이 없어 감사인사를 제대로 전하지 못했다며 국제전화를 걸어와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 씨는 "그 자리에 있었으면 누구나 그랬을 텐데 뜨거운 관심을 받아서 어리둥절해요. 이 소식을 들은 부모님께서 기뻐하셨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취업을 준비하는 평범한 대학생이지만, 앞으로도 누군가 어려움에 처하면 도울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어요"라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