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공동취재단=심원섭기자 |
2018.09.20 14:48:35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지난 18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방북 마지막날인 20일일 오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와 함께 백두산 천지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공군 1호기 대신 물품 수송을 위해 북한에 들어가 있는 공군 2호기를 타고 오전 7시 27분 평양 순안국제공항을 출발해 오전 8시 20분께 삼지연공항에 내려 공항에서 대기 중이던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와 만나 군악대와 의장대, 시민들의 간단한 환영식을 한 뒤 남북 정상 부부는 자동차를 타고 공항을 떠나 정상인 장군봉으로 향했다
문 대통령 내외와 김 위원장 내외가 같은 차에 탔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장군봉에 도한 남북 정상은 백두산행 열차가 오가는 간이역인 향도역에 잠시 들렀다가 오전 10시 10분 케이블카를 타고 10시 20분께 마침내 천지에 발을 디뎠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0일 오전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와 백두산 천지를 산책하던 중 천지 물을 물병에 담고 있다.(백두산=공동취재단)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한반도 평화의 여정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남북 정상 내외가 민족의 영산으로 평가받는 백두산 천지를 동반 산책한 것은 4·27 회담 때 도보다리 대화와 마찬가지로 큰 상징성을 띤 역사의 명장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오전 6시 39분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을 떠나 공항으로 가는 길에는 이른 아침인데도 북한 주민들이 연도에 늘어서 꽃술과 한반도기, 인공기를 흔들고 “조국통일”을 외치며 환송하자 이에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공항으로 이동하는 내내 창문 밖으로 손을 흔들며 평양 시민들에게 인사를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20일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란 남측 공식수행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백두산=공동취재단)
문 대통령은 백두산 등반 이후 오찬을 마친 뒤 공식수행원과 삼지연 공항에서 공군 2호기를 타고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며, 특별수행원 및 일반수행원은 평양으로 이동해 순안공항에서 공군 1호기로 귀환한다.
한편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백두산을 함께 오르고, 김 위원장이 서울 답방도 약속하자 남북 정상의 한라산 방문이 성사될지 관심이 쏠린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0일 오전 프레스센터 브리핑 자리에서 ‘김 위원장 방한 때 남북 정상이 함께 한라산을 가는 것은 어떠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매우 좋은 아이디어다. 참고하겠다”고 답했으며,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도 전날 성명을 통해 “김 위원장이 약속한 서울 방문 시 평화의 섬 제주의 한라산 방문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겨레가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미래를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도민과 함께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20일 오전 백두산 장군봉을 방문한 뒤 케이블카를 타고 천지로 향하고 있다. (백두산=공동취재단)
뿐만 아니라 김 위원장 남매의 생모인 고용희의 아버지인 고경택이 제주 출신으로 알려져 있으며, 2014년에는 김 위원장 남매의 외가 가족묘지가 제주에 있다는 사실이 세간에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하는 등 김 위원장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남매는 제주와 인연이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