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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CEO] 허인 KB국민은행장, ‘디지털 혁신’ 비결은 ‘소통’

‘젊은 행장’ ‘젊은 직원’, 2개의 윈윈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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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19.05.03 10:31:28

허인 KB국민은행장. 사진 = KB국민은행

시중 은행권 최초의 60년대생 은행장으로 주목받은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젊은 직원들과의 소통을 중심으로, 디지털 혁신을 이끌어가고 있다. 취임 당시만 해도 ‘젊은 행장’이 보수적인 은행권의 업무 스타일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임기 절반이 지난 현재 이를 의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방탄소년단(BTS) CF모델 기용으로 대표되는 2030 친화적 마케팅 전략은 물론, 보안과 편의성 등 디지털 뱅킹의 여러 측면에서 한 발 앞서간다는 평을 얻고 있다. 앞으로는 어떤 혁신을 선보일까. (CNB=정의식 기자)

‘소통→혁신’ 디지털 선도
“젊은 직원 멍석 깔아줘야”
11월 연임 무난하다는 평


지난 3월 29일 금융감독원은 여의도 본원에서 ‘보이스피싱·대출사기문자 방지 프로그램’ 공개 행사를 열었다.

이날 윤석헌 금감원장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핀테크 혁신기술을 활용해 시스템이 전화와 문자의 사기 여부를 판단하고 이용자에게 위험을 즉시 알릴 수 있게 됐다”면서 “이러한 기술활용 방식이 향후 금융범죄 집단과 싸움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날 소개된 대출사기문자 방지 AI 알고리즘은 지난 2018년 3월 금감원과 KB국민은행, 아마존이 협업팀을 구성해 그해 11월 개발을 완료한 것이다. 윤 원장과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이 알고리즘을 후후앤컴퍼니, 소만사, 지란지교시큐리티 등 IT보안기업 3곳에 전달했으며, 추후 다른 IT기업들에게도 무상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허인 KB국민은행장(왼쪽)과 신중호 네이버 서치&클로바 겸 라인 공동대표가 4월 11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KB 금융 스피커' 등 인공지능(AI) 관련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외에도 KB금융그룹은 지난달 11일 네이버와 손잡고 음성을 사용한 금융거래가 가능한 금융 전용 AI 분석엔진을 개발하기로 합의하는 등 금융권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에 앞장서고 있다.

이 모든 흐름을 주도하는 ‘키 플레이어’는 허인 KB국민은행장이다. 지난 2017년 11월 2년 임기의 국민은행장으로 임명돼 이제 임기 후반을 맞은 허 행장이 은행권 디지털화를 선도하는 비결은 뭘까?

3년 공백 메운 50대 리더

허 행장은 1961년생으로 아직 50대이며, 1988년 장기신용은행에 입사해 은행권 경력을 쌓았다. 이후 1999년 장기신용은행이 국민은행으로 합병되면서 소속을 옮겨 기관영업에 주력, 2016년 1월 국민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으로 임명됐다. 그러다 2014년 ‘KB사태’의 여파로 약 3년 간 공석이었던 KB국민은행장 후보로 내정돼 2017년 11월 21일 정식 취임했다.

원래 KB국민은행은 타 금융지주사와 마찬가지로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별도로 존재했으나, 지난 2014년 5월 전산시스템 교체와 관련해 당시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의 대립이 불거져 결국 그해 9월경 두 사람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대거 퇴임하는 형태로 마무리됐다.

 

2017년 11월 21일 허인 신임 KB국민은행장이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후 2014년 11월 KB금융지주 수장으로 취임한 윤종규 회장은 약 3년 간 KB국민은행장도 겸임했으나, 2017년 9월 자신의 3년 연임이 확정되자 행장 직을 분리시키면서 물러났고, 당시 국민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이었던 허인이 2017년 11월 2년 임기의 국민은행장으로 취임하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당시 윤 회장은 허 행장을 “변화와 혁신의 리더”라며 “리딩뱅크 자리를 지키고 조직을 더 젊게 탈바꿈하는 데 적임자”라고 소개했는데, 이후 허 행장은 그같은 기대를 정확히 이행했다는 평을 받는다.

뛰어난 영업능력으로 국민은행의 이익을 안정적으로 늘렸고, 디지털화에 집중, 고객편의성을 크게 업그레이드했으며, 해외사업을 과감하게 추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했다. 조직문화를 수평적으로 바꿔나가는 작업도 순항 중이다.

모든 전략은 ‘소통’에서

이 모든 행보를 들여다보면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통한 과감한 드라이브가 눈에 띈다.

먼저 그는 취임 직후 젊은 1980년대생 과장급 직원들을 중심으로 ‘에이스(ACE)’로 불리는 애자일 스쿼드 조직을 만들어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데 집중했다. 에이스란 명칭은 영어단어 애자일(Agile‧민첩한)과 센트릭(Centric‧중추적인), 이피션트(Efficient‧효율적인)의 앞머리에서 따왔다.

1980년대생 과장과 행대리급 5~10여명으로 구성된 에이스 조직은 금방 성과를 만들어냈다. 모바일 앱 '스타뱅킹'에 탑재된 계좌뷰 서비스, 가입자 400만명을 돌파한 간편뱅킹 앱 ‘리브(Liiv)’, 대화형 뱅킹 플랫폼 ‘리브똑똑’ 등이 에이스의 대표적 성과물이다.

 

2018년 6월 21일 KB국민은행이 방탄소년단을 모델로 한 'KB X BTS 적금'과 'KB국민 BTS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사진 = 연합뉴스

광고와 마케팅 분야에서도 젊은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빛을 발했다. 세계적 스타로 급부상 중이던 케이팝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을 광고 모델로 영입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단순히 광고 모델로만 활용한 것이 아니라 팬들을 대화하며 상품과 서비스 개발 아이디어를 수집했고, 그 결과 모든 연령층의 팬을 흡수할 수 있는 체크카드 상품을 출시할 수 있었다.

지난 1월 불거졌던 19년 만의 파업 사태를 미연에 막지는 못했지만, 실질적 파업 기간이 1일에 그쳐 비교적 짧은 기간에 갈등을 슬기롭게 봉합했다는 평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노조위원장 출신 은행장이라는 흔치않은 이력이 재차 주목받았다.

이외에 임원실과 부장실을 축소하고 직원 중심으로 공간을 전면 재배치한 것, ‘전 직원에게 커피 쏘기’ 등의 이벤트를 연간 2~3회 진행하는 것 등도 수평적 소통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진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CNB에 “평소에도 격 없이 직원들을 대해온 허 행장의 스타일이 조직의 유연성과 민첩성을 끌어올려 실적으로 연결되고 있다”며 “별다른 이변이 없다면 오는 11월 연임은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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