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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CEO] 김도진 기업은행장의 ‘기록’은 어디까지일까

文정부 코드와 무난…대출규제 ‘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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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19.05.09 10:30:24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1월 2일 오전 서울 중구로 본점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 IBK기업은행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에 특화된 정책금융기관인 IBK기업은행이 김도진 행장 취임 후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우리‧하나 등 3‧4위권 금융지주사들과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금융정책에 충실하면서도 실적 상승까지 견인한 김도진 행장의 임기 3년차를 맞아 금융계에서는 기업은행 사상 최초로 연임 은행장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내외적인 경기침체로 금융시장의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점은 그에게 큰 난제다. 김 행장은 막판까지 기록을 유지할 수 있을까. (CNB=정의식 기자)

박근혜 정부서 임명된 김 행장
‘코드’우려 딛고 사상 최대실적
금융시장 악화로 다시 시험대
초유의 연임 가능할지 관심사


지난 2월 공개된 2018년 IBK기업은행(은행장 김도진)의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역대 최대치인 1조7643억원으로, 2017년의 1조5085억원보다 17%나 늘어났다. 자회사를 제외한 기업은행 개별기준 당기순이익만 1조5110억원에 달했는데, 역시 2017년의 1조3141억원보다 15% 증가한 수치였다.

2017년의 성장세는 더 가팔랐다. 이때 IBK기업은행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역대 최대인 1조5085억원이었으며, 2016년의 1조1646억원보다 무려 29.5%나 늘어난 성과였다. 기업은행 개별기준 당기순이익 역시 1조3141억원으로 2016년의 1조267억원보다 28.0% 증가했다.

 

IBK기업은행의 최근 분기별 당기순이익 변동 추이. 사진 = IBK기업은행

2년 연속 역대최고 실적은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4월 25일 공개된 1분기 경영실적 발표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55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129억원)보다 8.6% 증가했다. 자회사를 제외한 기업은행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3.9% 증가한 4832억원으로 견조하다.

이는 전체 금융그룹 중에서도 4위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올 1분기 금융그룹 실적을 살펴보면, 1위는 순이익 9184억원을 기록한 신한금융지주이며, 2위는 8457억원의 KB금융지주다. 빅2를 제외한 3위부터 5위까지는 경쟁이 치열하다. 5686억원을 기록한 우리금융지주가 3위이며, 5570억원의 IBK기업은행은 4위, 5560억원의 하나금융지주는 5위다.

IBK기업은행이 하나금융지주를 제치고 4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하나금융이 퇴직비용, 원화약세로 인한 손실 등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실적이 전년 대비 줄어드는 동안 성장세를 이어간 덕분이지만,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우리금융, 하나금융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빅 플레이어’로 부상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강한 은행 만들자” 약속 지켜

이런 흐름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 김 행장이다. 지난 2016년 12월 28일 25대 은행장으로 취임한 이래 그는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이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면서도 혁신금융과 해외진출 등 기업은행의 체질 개선을 주도했다.

1959년생인 김 행장은 23대 조준희 전 행장, 24대 권선주 전 행장에 이어 3차례 연속으로 임명된 기업은행 내부 출신 은행장이다. 정부 지분이 50%가 넘는 국책은행의 특성 상 외부 인물이 ‘낙하산’으로 임명되는 관행이 오랫동안 이어져왔으나, 2010년대부터 내부승계 원칙이 자리를 잡은 결과다.

김 행장은 1985년 기업은행에 입사한 이후 전략기획부장, 카드마케팅부장, 기업금융센터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고 2014년부터 경영전략그룹장을 맡아, 은행 내에서 ‘전략통’으로 통했다. 그는 취임식에서 “현재의 금융환경은 풍전등화”라며 “이를 극복하고 생존과 발전을 담보하는 길은 ‘변화’와 ‘혁신’ 밖에 없다.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당시 그는 “삼류는 위기에 무너지고 이류는 위기를 극복하고 일류는 위기로 발전한다”며 “다시 위기가 온 만큼, 왜 우리 IBK가 일류인지, IBK가 위기 앞에서 얼마나 강한지 보여줄 때가 왔다"고 임직원이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2016년 12월 28일 제25대 은행장 취임식에서 발언 중인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사진 = IBK기업은행

기업은행이 강하고 탄탄한 은행이 돼야 한다는 그의 지론에 따라 추진된 경영계획은 ▲외환, 투자은행(IB), 신탁 등 비이자수익 확대 ▲스마트뱅킹, 핀테크 분야 개척 ▲적극적 해외진출로 해외이익 비중 20% ▲은행과 자회사의 시너지 강화를 통한 비은행부문 비중 20% 등이었다.

2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되짚어보면 당시 그가 약속했던 공약들은 대부분 이뤄졌다. 꾸준히 중소기업 대출을 늘린 결과 2016년말 133조였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2018년에는 국내 은행 최초로 150조원을 넘어섰다. 중소기업 대출시장 점유율 22.7%로 1위이며, 대손충당금 비율, 고정이하여신비율 등은 꾸준히 하락해 건전성 지표율도 개선됐다.

블록체인, 보안 관련 핀테크 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등 혁신금융 분야에서도 선두를 놓치지 않고 있으며, 캄보디아 프놈펜 지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사무소 개설, 인도네시아 아그리스은행‧미트라니아가은행 인수 등 ‘IBK아시아벨트’ 구축 작업도 비교적 무난하다는 평을 얻고 있다.

비은행 부문도 꾸준히 강화해 지난 1분기 비은행 부문 순이익이 전체의 20.4%인 1138억원에 달했다. 취임 당시 약속한 20%를 달성한 것.

文정부에 부응하며 실적도 ‘Up’

IBK기업은행장의 임기는 3년이다. 2016년 12월 말에 임기를 시작한 김도진 행장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다. 당연히 연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시중은행에서 이 정도 성과를 거뒀다면 ‘연임’을 의심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IBK기업은행은 국책특수은행으로 지난 1961년 설립된 이래 연임에 성공한 은행장이 한 명도 없다. 김 행장 역시 연임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이유다. 그럼에도 연임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건 김 행장의 성과가 크고, 특히 그 성과가 문재인 정부의 금융정책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는 데 기인한다.

사실 김 행장은 2016년 12월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회의 탄핵소추로 권한이 정지되고,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이 인사권을 행사하고 있던 시기에 임명된 인물이다. 따라서 2017년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와는 ‘코드’가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비쳐졌다.

하지만 김 행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핵심 금융정책인 중소기업 대출 활성화 등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면서 이 시장에서 점유율을 꾸준히 높이는가 하면, 부동산이 아닌 담보 이를테면 동산이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대출을 크게 늘려 혁신 창업기업과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문 정부의 금융정책에 부응했다.

 

3월 21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을지로 IBK 기업은행 본점 영업부를 방문, 기업 대출·여신 심사 담당 직원들과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실제로 지난 3월 21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혁신금융 비전선포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누적 관객 1600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흥행 2위를 기록한 영화 ‘극한직업’에 다른 금융사들이 투자하지 않을 때 기업은행이 적극적으로 투자해 성공을 이끌었다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보고를 듣고 “돈 좀 벌었겠다”고 덕담을 건넸으며, 기업은행이 혁신 창업기업에 대해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는 보고를 듣고는 “은행이 이런 역할까지 할 줄 몰랐다. 금감원장이 이런 일에 대해서는 평가 때 가점을 줘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행장의 앞길이 탄탄대로인 것만은 아니다.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로 금융권의 예대 마진(예금-대출 간 금리 차이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작년 보다 낮아지고 있으며, 금융당국의 은행 예대율(예금잔액 대비 대출금잔액 비율) 관리도 엄격해지고 있다. 정부 시책에 충실해야하는 국책은행 입장에서는 더 보수적인 스탠스를 취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김 행장 입장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서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힘든 과제 앞에 놓인 셈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IBK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인데, 이미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문 대통령 모두 김 행장의 성과를 높이 평가한 상황”이라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중소기업인과의 동반 성장을 강조해온 김 행장의 행보가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 부합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일(연임)이 일어날 가능성이 결코 낮지 않다”고 분석했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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