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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유통 앙숙’ 롯데·신세계…야구 전쟁까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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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수찬기자 |  2021.04.09 09:40:32

‘영토 전쟁’ 벌이던 양사, 야구로 진검승부
경기 승패 갈려도 마케팅 효과 둘다 ‘대박’
인수합병·신사업·온라인…갈수록 경쟁 치열

 

유통업계 ‘양대 산맥’ 롯데와 신세계의 경쟁 구도가 프로야구로까지 번졌다. 사진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모습. (사진=각 사)
 

영원한 ‘유통 라이벌’ 롯데와 신세계의 신경전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진두지휘 하에 인수합병(M&A), 신사업 확장, 온라인 채널 강화 등 다양한 수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심지어 야구 더비를 통한 마케팅 전쟁까지 펼치며 아옹다옹하고 있다. CNB가 양사의 전략을 엿봤다. (CNB=김수찬 기자)



유통업계 ‘양대 산맥’ 롯데와 신세계의 경쟁 구도가 프로야구로까지 번졌다. 롯데자이언츠와 새로 출범한 신세계의 SSG랜더스가 최근 개막전에서 맞붙으며 양사 간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진 것.

먼저 도발한 업체는 롯데다. 롯데는 ‘야구도 유통도 한 판 붙자’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며 신세계 이마트를 자극했다.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은 할인 이벤트 행사에 ‘원정 가서 쓰윽 이기고 ON’이라는 문구를 넣으며, 도발의 수위를 한 층 높였다.

이에 신세계는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나서 거센 반격을 시작했다. 정 부회장은 음성 기반 SNS ‘클럽하우스’에서 “롯데는 야구단과 본업의 가치를 서로 연결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며 “걔네(롯데)는 울며 겨자 먹기로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다. 경기에서는 질 수 있지만, 마케팅에서는 반드시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인천 SSG 랜더스와 부산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5-3으로 승리한 SSG 랜더스 선수들이 서로 격려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 부회장의 발언은 야구를 통해 유통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각오로 풀이된다. 롯데는 야구단 마케팅을 통해 유통과의 시너지를 이뤄내지 못했지만, 신세계는 성공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신세계의 도발이 통한 덕분일까? 개막전에서 SSG랜더스는 롯데자이언츠를 상대로 5대3 승리를 거뒀다.

 


양사 모두 모처럼 웃었다



‘장외 경기’인 마케팅 전에서는 두 회사 모두 큰 이득을 봤다. 양사는 각자 야구단 창단과 개막전을 기념해 대규모 할인행사를 펼치며 괄목할만한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신세계 이마트는 SSG랜더스 창단을 기념해 지난 4일까지 상반기 최대 규모의 할인 행사인 ‘랜더스데이’를 개최했다.

그 결과 그로서리(식료품)를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 1~4일 이마트 축산 전체 매출은 133.3%로, 전년 동기 대비 41.6%가량 증가했다. 한우 40% 할인 행사를 하며 축산 전체 매출을 견인한 것. 또한 채소는 41%, 와인은 144.4%, 과자는 22%, TV는 68.8%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신선식품인 계란과 씨없는포도, 성주참외 등도 가파른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롯데와 신세계는 각자 야구단 창단과 개막전을 기념해 대규모 할인행사를 펼치며 괄목할만한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사진은 각사 이벤트 행사 포스터. (사진=각 사)
 

롯데 역시 야구 마케팅을 활용한 마케팅 경쟁에 불을 지폈다.

롯데마트는 프로야구 개막과 창립 23주년을 맞아 4월 한 달 동안 총 4차례에 걸쳐 행사를 진행 중이다. 신선식품부터 와인장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상품까지 총 1000억원 규모의 2000여 품목을 준비했다. 또한, 롯데 자이언츠를 연상시킨 ‘자이언트’ 크기·용량의 상품을 사전 기획해 시세 대비 50%가량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모바일 TV를 통해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입장권을 25% 할인가에 판매하기도 했다. 또한, 구단 청백전을 생중계하며 누적 접속자 12만명을 모아,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야구를 활용한 마케팅에 힘입어 롯데마트의 지난 2~4일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9% 증가했다. 특히 수산 품목은 매출이 33% 오르며 가장 큰 성장세를 보였다. 축산과 과일 매출도 각각 22.1%, 14.4% 올랐다. 주류 매출 역시 29.7% 상승했다. 롯데아울렛 교외형 6개 점포의 동기간 매출도 전년 대비 49% 신장했다.

마케팅 업계 관계자는 CNB에 “두 회사 모두 스포츠 마케팅을 적절히 활용해 매출 신장 효과를 봤다”며 “야구단의 승패가 사업과 직결되지는 않겠지만, ‘유통 더비’라는 타이틀로 마케팅을 강화한다면 이용자들의 관심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이는 곧 수익성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사업 투자 확대…이커머스 시장 승자는?



두 그룹의 대결 구도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양사 모두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온라인 쇼핑 ‘이커머스’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도 나란히 적격후보자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경쟁의식은 더욱 커지고 있다.

롯데는 이베이 인수를 통해 온라인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그간 부진했던 롯데온을 회생시키겠다는 계획을 짜고 있다. 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뼈있는 한마디에서 시작됐다. 신 회장은 최근 사장단 회의에서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음에도 부진한 사업군이 있다”고 언급하며 롯데온의 초락한 성적표를 지적했다.

롯데쇼핑은 절치부심의 각오로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롯데온의 새 수장 자리에 앉혔다. 이베이 인수전에 더욱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롯데쇼핑은 지난달 300억원을 투자해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 지분 95%를 인수하기로 했다.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해 구체적인 사업 방향을 밝히진 않았지만, 향후 중고거래 유통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롯데와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도 나란히 적격후보자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온라인 쇼핑 ‘이커머스’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사진=연합뉴스)
 

신세계도 지분 교환 및 인수 합병 등의 방법으로, 발 빠르게 덩치를 불려 나가고 있다.

이마트는 네이버와 2500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진행하고, 이커머스 시장에서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네이버 장보기몰에 이마트가 입점하고 네이버 검색 시 이마트가 상위에 노출되면서 이마트몰의 트래픽 제고 효과를 노려볼 수 있다.

업계는 양사 결합을 통해 45만명에 달하는 판매자 수, 즉시/당일/새벽배송이 가능한 전국 물류망, 7300여 개의 오프라인 거점 등이 확보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또한, 이마트 자회사인 SSG닷컴은 지난 1일 온라인 패션 플랫폼 ‘W컨셉’을 사들였다. W컨셉은 회원 수 500만명에 육박하며, 여성 패션 편집숍 부문에서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업체다. SSG닷컴은 W컨셉의 지분 80%를 보유한 사모펀드 ‘IMM 프라이빗에쿼티’와 지분 20%의 ‘ISE 커머스’로부터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 본계약을 맺었다. 인수금액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2000억원대 후반으로 추정된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두 그룹은 시장 지배력을 확고히 늘려나갈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CNB에 “네이버와 쿠팡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롯데와 신세계와 같은 기존의 유통 대기업은 신사업 확장 및 인수·합병에 집중하고 있다”며 “온라인 시장 확장을 위해 새로운 콘텐츠 및 서비스 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CNB=김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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