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해보건대학교 간호학과 2학년으로 편입을 한 김민지 씨가 이색적인 사례로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크루즈 승무원으로 재직하던 중 심폐소생술을 한 경험과 삶의 가치관을 계기로 춘해보건대 간호학과로 편입했다.
김 씨는 외국어에 관심이 많아 부산외국어대학교 커뮤니케이션 일본어학부에 진학, 전공인 일본어뿐만 아니라,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를 독학으로 공부해 실력을 쌓았다. 졸업 후에는 외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세계 3대 크루즈사 중 하나인 로얄 캐러비안(Royal Caribbean Cruises Ltd)에서 VIP 의전과 민원 해결을 담당하는 크루즈 승무원이 됐다.
그는 직업 특성상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응급상황을 대비해 심폐소생술 등 정기적인 교육을 받았으나, 크루즈선 안에는 상주하는 의사와 간호사가 있기에 의료 응급상황에 대한 부담은 크게 없었다.
어느 날 그는 업무를 마친 후 방으로 돌아가던 중에 계단에 쓰러져 있는 승객을 발견했다. “순간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에 당황스러웠고, 5년간 매주 심폐소생술을 연습했지만 그 순간 머리가 하얗게 백지가 됐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이어 “그 와중에 몸에 체득된 심폐소생술은 배운 대로 했지만, 실제 사람을 상대로 시행한 적이 없어 모든 것에 확신이 없었다. 지금 느껴지는 맥박이 승객의 것인지 내 것인지, 혹시 기도에 이물질이 있는데 보지 못한 건 아닌지, 내가 지금 제대로 심폐소생술을 실행하고 있는지 두려웠다. 도움을 청하려 소리를 치면서 심폐소생술을 계속 시행했고, 다행히 빠른 대처로 승객의 의식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더 나은 대처를 위해 의학 관련 도서를 찾아보았고, 그 과정에서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절실하게 느끼게 됐다. 사춘기 시절부터 고민하고 추구해 온 삶의 가치관이었던 ‘타인에게 도움이 되고, 보람된 일’에 대한 해답으로 간호사의 길을 선택했다.
김 씨는 “졸업 후 간호사가 되면, 임상 간호사에 국한하지 않고 크루즈선 상주 간호사, 외국인 환자를 담당하는 국제의료센터 간호사, VIP의전 경험을 살려 CS담당 간호사를 하고 싶다”며 “미국간호사(NCLEX) 시험도 준비할 계획이다. 6년간 근무한 직장 경험과 외국어 실력은 더 나은 간호사가 되기에 꼭 필요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 자신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