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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신한카드 아트페어의 B컷, 원화의 주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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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1.07.15 09:23:53

신한카드의 아트페어인 ‘The Preview 한남’에서 전시됐던 작품들. (사진=손정호 기자)

최근에 신한카드의 사내벤처인 아트플러스가 블루스퀘어 네모홀에서 아트페어인 ‘The Preview 한남 with ShinhanCard’를 열었다. 파트 1, 2로 나뉘어 20~30대의 젊은 화가들의 작품을 전시했다.

나는 파트 1 시기에 방문했는데 주로 1990년대에서 1980년대 후반에 태어난 젊은 화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알리고 판매하기 위해, 상기된 얼굴로 각자의 공간에서 사람들을 맞이했다. 이를 기사로도 썼는데 화가와 작품보다는 기업의 미술 사업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다 보니 사진도 전체적인 행사의 느낌을 전달하는 것을 골랐는데, 그날 본 젊은 작가들의 좋은 작품들, 소중한 꿈이 담긴 그림을 제대로 소개하지 못한 것이 조금 미안했다.

요즘 금융권에서는 ‘아트 투자’ 바람이 일고 있다. 코로나19로 영화관을 찾거나 게임 오프라인 행사를 하기 어렵고, 여행을 가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 보니 그림, 원화나 공식적인 리미티드 에디션을 소유하는 일에 대한 소망이 있는 것 같다. 신한은행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인 ‘쏠’에서, 하나금융지주는 계열사인 생활금융 플랫폼 앱인 ‘핀크’에서 유명 작가의 작품을 공동구매하는 아트 투자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이런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증권업계에서도 미술과의 콜라보레이션 투자 사업 등을 하고 있다. 이런 일은 대부분 유명한 작가들의 공간이다.

하지만 신한카드의 이번 아트페어는 새내기 작가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신선했다. 이 아트페어를 기획한 큐레이터는 미술 작품이 쉽게 머니를 벌 수 있는 방법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젊은 작가들은 열심히 그린 자신의 그림을 전시하거나 판매하는 유통 경로를 찾는 게 굉장히 어렵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지난 아트페어에서 자신의 그림 앞에 서 있는 젊은 작가들의 표정에는 정해진 짧은 시간 안에 한 사람이라도 더 붙잡고 싶다는 열망이 보였다. 그것은 가능성의 꿈이기도 하지만, 좌절을 예고하는 어려운 일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과정들을 모두 슬기롭게 거쳐야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그런 유명한 작가, 작품이 탄생하는 것이리라.

나는 종종 소설과 시를 쓰기 때문에 이런 마음을 조금 이해하기도 한다. 한때는 홍익대 예술학과에 진학해서 큐레이터가 되고자 하는 꿈도 잠시 가져봤지만, 캔버스 앞에 앉아서 석고상 데생을 그리는 게 너무 어려워서 포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림을 나도 그리기는 하지만, 잘 그리기는 쉽지 않다. 물론 글도 누구나 쓰지만 잘 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런 예술은 열려 있으면서도 슬프고 외로운 일이 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이번 아트페어를 겪으면서 내 방에 갖고 있는 3점의 원화가 생각났다. 3개의 작품 모두 4만원 미만의 저렴한 가격대의 그림이다. 한 장은 젊은 여성 수채화 화가가 별이 쏟아지는 호수를 그린 것이고, 하나는 집 앞 그림 트럭에서 구입한 꽃이 한가득 꽂힌 파란색 화병 유화이다. 다른 하나는 몇 년 전 홍대 인근에서 열린 윤대녕 소설가의 강연회에 참여하기 위해 밤길에 나섰을 때, 지하철역 앞에서 산 유리병 속에서 아늑한 자세로 쉬고 있는 작은 생명체를 그린 그림이다.

이 그림을 사려고 했을 때 나는 “원화인가요?”라고 물었다. 그때 그림가게 주인은 나를 살펴보더니 “그건 아니에요”라고 답했다. 그림은 1만원 정도였다. 나중에 집에서 살펴보니 프린트 같지 않았다. 그래서 미대를 졸업한 쥬얼리 디자이너인 여동생에게 물어봤는데 원화가 맞는다고 했다. 그날 그 그림가게 주인은 원화가 1만원이라고 하면 내가 사지 않고 갈까, 그러면 너무 쓸쓸하고 슬플까 우려해서 ‘그건 아니다’는 작은 거짓말을 했던 것이지 않을까. 그런 마음. 그렇게 해서라도 그림이 주인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 자신의 노력이 빛을 발하길 바라는 마음이, 계속 기억에 남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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