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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배민’이 지핀 불씨…유통업계 새 전쟁터 ‘퀵커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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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수찬기자 |  2021.08.16 09:47:03

2년전 배민이 시작한 퀵배달
지금은 유통공룡들 사활 걸어
신선식품 빠르게 받아 좋지만
배달 노동자 안전문제 걱정돼

 

배달 앱 업체가 퀵커머스 서비스를 내놓은 이후 유통 공룡들까지 뛰어들면서 새로운 전쟁터가 열렸다. 사진은 배달의민족 라이더가 물품을 배달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퀵커머스’ 시장이 유통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올랐다. 배달 앱 업체가 해당 서비스를 내놓은 이후 유통 공룡들과 IT 기업까지 뛰어들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상황. 다들 대규모 투자와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며 진출한 만큼 시장의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 (CNB=김수찬 기자)


 

 


퀵커머스 서비스는 식료품과 생필품 등을 단시간 내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코로나19 확산세로 비대면 소비가 활발해지면서 시장은 급속도로 커졌다. 이제 익일배송과 당일배송은 옛말이 되어 버렸고, 현재 배송에 걸리는 시간은 약 15분에서 2시간 내외에 불과하다.

 

우아한형제들의 배달 앱 배달의민족(배민)은 2019년 ‘B마트’ 서비스를 론칭했다. 선별된 신선식품과 생필품 등을 자체 물류창고에서 보관하다 주문 발생 시 소비자 집 앞으로 즉시 배달하는 방식이다.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배달 플랫폼이 꽃피운 시장



퀵커머스 시장을 키운 건 배달 플랫폼 업체다.

우아한형제들의 배달 앱 배달의민족(배민)은 2019년 ‘B마트’ 서비스를 론칭했다. 선별된 신선식품과 생필품 등을 자체 물류창고에서 보관하다 주문 발생 시 소비자 집 앞으로 즉시 배달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서울·경기·인천 지역에 32개 도심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며, 취급 품목은 약 7000여개에 달한다.

B마트의 성장세는 매우 가파르다.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개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B마트 매출은 2019년 124억원에서 지난해 2187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배민 전체 매출에서 B마트가 차지하는 비중도 4%에서 19.9%로 확대됐다.

배민은 B마트 서비스 지역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배민 관계자는 CNB에 “곧 대전에서 B마트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중심 이용 고객인 1인 가구 비율과 교통량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지역 선정에 신중히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쿠팡도 퀵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쿠팡은 지난달 서울 송파구에서 ‘쿠팡이츠 마트’를 시범 운영하며 참전을 알렸다. 직매입으로 마트 상품을 구성해 앱을 통해 판매하고 즉시 배송해주는 시스템이다.

쿠팡이츠 마트는 최소주문 금액이 따로 없으며, 15분 안에 배송을 완료하는 ‘빠른 속도’를 무기로 내세웠다. 서비스 지역이 한정적이며, 직고용한 배달기사를 상주시켜 가능한 전략이다. 다만, 배달료는 주문 금액에 관계없이 2000원을 받는다.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DH) 역시 지난해 ‘요마트’를 론칭한 이후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 또한, 신선식품 전문 이커머스 플랫폼 오아시스마켓은 배달대행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와 손잡고 퀵커머스 전문 합작법인 ‘브이’를 출범할 계획이다.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속속들이 퀵커머스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사진은 G마켓 당일 배송 서비스 모습. (사진=이베이코리아 제공)
 

오프라인 유통 공룡들 ‘맞불’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 공룡도 맞불 작전을 펼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해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은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춘 전기트럭을 활용해 프리미엄 신선식품을 주문 후 30분 내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이동형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를 통해 상품을 보관하며, 직접 배송도 가능한 게 특징이다.

‘신선식품 즉시배송 서비스’는 현대식품관 투홈에서 구매한 과일·야채·정육 등 60여 프리미엄 신선식품을 고객이 주문하면 10~30분 안에 집으로 배송해준다. 오는 10월까지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반경 3km 내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운영한 뒤, 향후 다른 점포에도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대형마트는 SSM(기업형 슈퍼마켓)을 물류 센터로 삼아 퀵커머스 전쟁에 뛰어들었다.

이마트는 자회사 이마트에브리데이를 통해 시장 진출을 알렸다. 지난달 18일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온라인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퀵커머스 전용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에브리데이 앱에 온라인 구매 기능을 추가하고 식료품과 생필품을 즉시 배송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배송은 배달대행업체 ‘바로고’가 담당할 예정이며, 전국 240여개 점포를 배송 거점으로 삼아 빠른 배송 전략을 펼친다는 구상이다.

롯데마트는 자체 매장과 롯데슈퍼를 기반으로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롯데마트 2시간 바로배송 가능 매장은 현재 12개에서 연내 30여개로 늘어날 계획이며, 롯데슈퍼 1시간 배송도 최근 서울에 이어 인천·경기권으로 확대됐다.

 

홈플러스의 슈퍼마켓 브랜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도 퀵커머스 서비스인 ‘온라인 1시간 즉시배송’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의 슈퍼마켓 브랜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도 퀵커머스 서비스인 ‘온라인 1시간 즉시배송’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매장 반경 2~2.5km 내 거주하는 고객이 모바일 앱 또는 온라인 사이트 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즉시배송’ 코너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피킹 후 라이더가 픽업해 배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평균 배송 시간은 약 1시간 이내에 불과하다.

홈플러스 측은 “온라인 1시간 즉시배송 7월 매출이 전월 대비 약 53% 급증했다.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지난 3월 매출과 비교하면 무려 275% 신장했다”고 밝혔다.

GS리테일은 GS슈퍼마켓과 편의점 GS25를 연계한 플랫폼 ‘우딜(우리동네 딜리버리) 주문하기’를 지난달 론칭해 1시간 내 배송을 제공하고 있다. 출시 10일 만에 누적 주문 10만 건을 돌파했을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오프라인 점포 1만5000여개가 물류 거점이 되는 만큼 재고 폐기에 대한 부담도 적다.

IT업계는 차별화된 기술을 활용해 퀵커머스 시장 공략에 나섰다. 네이버는 온라인 풀필먼트 데이터 플랫폼인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NFA)’를 열고 택배와 프리미엄 배송, 도심 근거리 물류창고 등을 통해 배송 인프라를 확충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hy(한국야쿠르트)와 손잡고 통합 물류체계 구축을 위한 IT 플랫폼을 지원하고 있다.

 


‘신선식품 물류창고’ 확보가 승부 관건



퀵커머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물류 인프라 확보’가 승부를 가를 핵심 요소가 됐다. 퀵커머스 상품의 대부분이 신선식품이어서 보관이 용이한 콜드체인 등 물류 인프라가 갖춰진 곳이 살아남을 것이란 분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CNB에 “콜드체인 설비와 물류 센터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이 최종 승자가 될 확률이 높다. 시장의 경쟁이 가속화될수록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출혈 경쟁이 불가피할 텐데 막대한 자본력이 필수”라고 말했다.

 

퀵커머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물류 인프라 확보’가 승부를 가를 핵심 요소가 됐다. 사진은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물류센터의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배달 라이더 업체와의 협력도 중요하다. 배달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라이더 부족과 안전사고 문제를 동반할 것이란 시각에서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퀵커머스 시장에서 단건배달(한번에 한집만 신속배달)이 급증하면서 배달 노동자들은 빠르게 배송한 뒤 다음 배달을 해야하는 부담감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안전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에 유통사와 배달업체가 잘 협력해 안전한 시스템을 마련해야 서비스가 유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나친 경쟁이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프라인 장보기 대신 퀵커머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한 시민은 CNB에 “기업들 간 경쟁이 심해져 투자와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면 이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CNB=김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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