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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K-MMORPG’의 한계…새로운 BM 고민할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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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수찬기자 |  2021.09.16 10:00:07

국내 MMORPG 리니지 시리즈.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게임사의 매출을 책임졌던 국산형 ‘K-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가 흔들리고 있다. 독창적인 게임성은 보이지 않고, 비즈니스 모델(BM) 구조 역시 한계를 드러내며 침체기에 빠진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2(블소2)’이다. 최근 엔씨는 야심 차게 블소2를 출시했지만, 기존 게임(리니지)과 과금 정책이 유사하다는 비판에 시달리며 흥행에 실패했다. 이용자들이 가장 크게 지적하는 부분인 ‘과도한 과금 구조’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엔씨는 출시 전부터 리니지의 주 수익원 중 하나인 유료 콘텐츠 ‘아인하사드’, ‘변신’, ‘펫’ 등의 시스템이 없다고 밝혀왔지만, 블소2에는 이름만 바꾼 유사 시스템이 버젓이 존재했다.

논란이 점점 커지면서 기업의 이미지는 악화됐고,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엔씨는 시스템 개선안을 내놓으며 게이머들의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용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리니지 왕국’을 세우면서 ‘MMORPG의 명가’ 소리까지 듣던 엔씨가 게이머들에게 철저히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게이머와 업계 전문가들은 블소2 사태를 두고 한국형 MMORPG의 핵심 BM ‘페이투윈(Pay to Win, P2W)’ 시대가 끝나가고 있는 것이라 분석한다. 페이투윈은 ‘결제한 만큼 이긴다(강해진다)’는 의미로, 게임 플레이에 현금을 쏟아부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압도적으로 유리해지는 시스템이다.

“결제는 이용자의 자유니까 돈 들인 만큼 강해지는 게 당연하지 않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확률형 아이템’ 구조가 결합되면서 돈을 쏟아부은 만큼의 효과를 보지 못하는 현상이 비일비재하다. 극악의 확률을 믿고,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셈.

유료 아이템이 없으면 강해지지 못하거나 게임상 매우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되며, 파티에도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용자들은 이런 상황을 피하고 싶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유료 아이템을 결제한다.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면 게임의 밸런스는 무너지고, ‘자금력=실력’이라는 공식이 만들어진다. 치밀하게 설계한 게임사의 현질 유도가 비판받는 지점이다.

과금 구조 자체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게임사는 영리기업이기에 적법한 테두리 안에서 행하는 영리기업 활동을 가지고 비난할 수는 없다. 게이머들은 ‘과도한 과금 유도’와 허위 홍보를 하는 등의 ‘유저 기만행위’를 지적하는 것이다.

경쟁의식에 불타던 이른바 ‘린저씨’들의 이탈이 시작되면서 게이머들의 소비 성향도 서서히 달라지고 있다. 소비자가 달라졌으니 이제는 게임사도 바뀌어야 할 때다. 사실 게임사가 먼저 달라졌어야 한다. 수익의 안정성만 추구할 때가 아니다. 유저 친화적인 수익 모델과 색다른 게임성을 고민해야 할 시기다.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건 게이머들도 안다. 변화의 의지를 보여주는 지점, 그 첫 걸음이 중요하다.

 

(CNB=김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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