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대선 후보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장동 의혹을 털어내고 더불어민주당 호남지역 대선 경선에서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다 대장동 개발 의혹이 국민의힘 쪽으로 넘어가면서 이 지사는 향후 남은 지역 경선에서도 대세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CNB=도기천· 심원섭 기자)
이재명, 대세론 '3대 호재' 동시 작용
첫째, '민주당 심장' 호남 경선서 압승
둘째, 대장동은 국민의힘으로 넘어가
셋째, 개혁파 김두관, 이재명 지지 선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민주당의 심장이자 정치적 뿌리로 불리는 호남의 선택은 이재명 경기지사였다.
이 지사는 26일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전북 순회경선에서 54.55%로 압승하며 호남출신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제치고 승리를 거둬 누적 득표율 53.01%로 ‘과반 대세론’이 현실화 됐다.
반면, 25일 전남·광주 경선에서 47.12%로 1위를 차지하며 희망을 가졌던 이낙연 전 대표는 불과 하루 만에 38.48%로 하락해 역전 가능성이 멀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지사는 추석 연휴 전부터 불거진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인해 호남 지역 경선에서 별다른 파급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등 ‘이재명 대세론’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이번 호남경선에서 승리함으로써 사실상 대세론을 굳히는 분위기다.
특히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26일 탈당)의 아들이 대장동 개발업체인 화천대유에 6년간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최근 50억원의 퇴직금(성과금 포함)을 수령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제 공은 국민의힘 쪽으로 넘어간 모양새다. 한마디로 공수가 전환된 모습이다.
이 지사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50억원은 박근혜 정부와 국민의힘이 성남시 공공개발 저지해 준 대가성 뇌물의 일부로 의심된다"며 "저보고 감옥 운운하는 인사들 많던데, 제가 보기엔 곽상도 의원님 운도 다 끝나 가는 것 같다"고 일갈했다.
또 이 지사는 전북경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가짜뉴스와 견강부회, 적반하장으로 세상의 민심을 바꿀 수는 없다”면서 “이 사건은 국민의힘과 토건비리 세력의 커넥션”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 지사는 호남 경선 결과에 대해 “전체적으로 기대 이상으로 많이 승리한 것 같다”며 “개혁 민주세력 본향이라 할 수 있는 호남 지역의 높은 지지율은 아마도 내부 균열을 최소화하고 본선에서 승리할 경쟁력을 높여주기 위해 집단지성이 발휘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민주당 대권주자인 김두관 의원이 26일 경선 후보직에서 사퇴하고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한 점도 이 지사 측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김 의원은 전북 경선 결과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원팀으로 단결해서 4기 민주 정부를 세워야 한다. 오로지 그것 하나 때문에 사퇴한다”면서 “대한민국에 산적한 개혁과제가 많이 남아 있는데 그 개혁과제를 그래도 가장 수행할 적임자는 이재명 후보로서 제가 꿈꾸었던 자치분권과 균형발전도 이 후보에 넘긴다. 이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와관련, 이 지사는 남은 경선 과정에서 본선을 대비한 ‘원팀 구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고비마다 갈등을 빚어 온 이 전 대표 측과의 마찰을 줄이고, 이 전 대표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캠프 핵심관계자는 27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장동 의혹은 이제 완전히 국민의힘 게이트로 밝혀졌고, 이 지사가 연루돼 있지 않다는 것을 표심으로 확인해 줬다”면서 “앞으로도 무난하게 과반 압승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호남 경선을 앞두고 의원직을 사퇴하는 등 배수진을 쳤던 이 전 대표로서는 남은 경선 지역인 부울경과 수도권 등에서도 힘든 싸움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대장동 의혹을 경쟁자인 이 지사의 아킬레스건으로 삼을 심산이었지만, 의혹의 중심이 국민의힘쪽으로 이동하면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전 대표는 전북 경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호남경선에서 저를 지지해주신 당원동지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변함없이 희망을 지니고 더욱 노력하겠다”면서 “현재까지 해왔던 것처럼 제가 가진 진정한 마음을 더욱 잘 알려드리고 호소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27일 CNB와의 통화에서 “선거에서는 흐름이라는 게 중요한데, 이낙연 전 대표가 남은 지역 경선에서 그 흐름을 뒤집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CNB=도기천· 심원섭 기자)